제2의 프로포폴 ‘에토미데이트’…병원장이 불법 유통

[앵커]

제2의 프로포폴이라고 불리며 은밀히 확산되고 있는 에토미데이트를 불법 유통, 판매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성형외과 병원장도 범행에 가담했는데 이들은 병원에 정상 납품한 것처럼 속여 물건을 빼돌렸습니다.

보도에 김지숙 기자입니다.

[리포트]

자동차 트렁크 바닥을 열자, 숨겨둔 약품들이 나옵니다.

제2의 프로포폴로 불리는 전신마취제 에토미데이트입니다.

의약품 도매업자가 병원에 정상 납품한 것처럼 속여 빼돌린 물건들입니다.

경찰은 에토미데이트를 불법 판매하고 유통한 의약품 도매업자 등 일당 5명을 붙잡아 2명을 구속, 3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이들이 빼돌린 약품은 지난해 7월부터 9개월 동안 천 7백여 박스, 4억 천만 원어치에 이릅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강남의 한 성형외과 등에 정상적으로 약품을 납품한 것처럼 속이고 제약사 직원과 중간책 등을 통해 빼돌려 실제보다 높은 가격으로 판매해 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또 성형외과 병원장인 김 모 씨는 병원에 납품한 것처럼 해주는 대신 그 대가로 허위 전자세금계산서를 발급받았습니다.

빼돌린 약품은 주로 유흥업계종사자 등에게 은밀히 판매했는데, 중간판매책은 이들에게 직접 주사를 놔주기도 했습니다.

프로포폴이 마약류로 지정된 것과 달리 에토미데이트는 전문의약품으로 지정돼 있어 엄격히 관리되지 않은 점을 노린 겁니다.

경찰은 지난 1월 서울 강남의 한 모텔에서 20대 여성이 에토미데이트를 투약한 뒤 숨진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경찰은 에토미데이트가 단속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만큼 오남용에 대한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는 한편, 불법 판매, 유통업자 등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단속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김지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