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사람은 명찰 달아라”…육군 7군단 ‘가혹 훈련’ 논란

입력 2019.08.09 (07:29) 수정 2019.08.09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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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군 장병들에게 무리한 훈련을 시켜 인권이 심각하게 침해되고 있다는 제보가 잇따르면서 군 인권단체가 해당 군 지휘관의 문책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육군 7군단 얘기인데요.

심지어 아픈 병사들 목에 병명이 적힌 명찰을 달도록 해 논란이 더 커지고 있습니다.

오승목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2월 육군 7군단이 예하 부대에 보낸 훈련 지침입니다.

뜀걸음, 즉 구보 등 체력 훈련에서 열외자를 한 명도 만들지 않겠다며, 아픈 병사 목엔 병명까지 적은 명찰을 걸도록 했습니다.

시민단체 군인권센터는 이같은 지시를 7군단장이 직접 내려 장병들의 건강권을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아픈 병사에게 수치심을 준데다, 질병 정보를 공개하게 한 것은 위법성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임태훈/군인권센터 소장 : "사실상 조리돌림이고, 이것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자 사생활 침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것은 저희가 봤을 때는 형사처벌도 가능하지 않을까..."]

센터는 심지어 아파서 열외한 병사는 일정 수 이하로 맞춰 보고해야 했다는 제보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이밖에 특급전사가 되지 못하면 부대 외박이 제한되는 등 벌칙이 가혹하다는 성토가 여기저기서 잇따랐습니다.

[7군단 예하부대 지난달 전역자/음성변조 : "(목표 점수를) 맞추지 못하면, 외출·외박 이 저희 병의 기본권인데 그렇게 잘라버리는 거죠. 아예 못 나가게..."]

육군 당국은 '환자 명찰 붙이기'는 한 달도 안 돼 자체 폐지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훈련 강도는 전장 상황에 요구되는 전투 능력을 갖추기 위한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육군 관계자/음성변조 : "실전적인 교육훈련 과정에서 장병 기본권 및 훈련여건 보장과 관련하여 개선사항이 있으면 보완해 나가겠습니다."]

군인권센터는 최근 한 달 동안 확보한 100건에 달하는 제보를 분석해 추가 피해를 계속 조사하고 있다며, 7군단장의 보직 해임을 요구했습니다.

KBS 뉴스 오승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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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픈 사람은 명찰 달아라”…육군 7군단 ‘가혹 훈련’ 논란
    • 입력 2019-08-09 07:32:02
    • 수정2019-08-09 07:3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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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군 장병들에게 무리한 훈련을 시켜 인권이 심각하게 침해되고 있다는 제보가 잇따르면서 군 인권단체가 해당 군 지휘관의 문책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육군 7군단 얘기인데요.

심지어 아픈 병사들 목에 병명이 적힌 명찰을 달도록 해 논란이 더 커지고 있습니다.

오승목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2월 육군 7군단이 예하 부대에 보낸 훈련 지침입니다.

뜀걸음, 즉 구보 등 체력 훈련에서 열외자를 한 명도 만들지 않겠다며, 아픈 병사 목엔 병명까지 적은 명찰을 걸도록 했습니다.

시민단체 군인권센터는 이같은 지시를 7군단장이 직접 내려 장병들의 건강권을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아픈 병사에게 수치심을 준데다, 질병 정보를 공개하게 한 것은 위법성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임태훈/군인권센터 소장 : "사실상 조리돌림이고, 이것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자 사생활 침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것은 저희가 봤을 때는 형사처벌도 가능하지 않을까..."]

센터는 심지어 아파서 열외한 병사는 일정 수 이하로 맞춰 보고해야 했다는 제보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이밖에 특급전사가 되지 못하면 부대 외박이 제한되는 등 벌칙이 가혹하다는 성토가 여기저기서 잇따랐습니다.

[7군단 예하부대 지난달 전역자/음성변조 : "(목표 점수를) 맞추지 못하면, 외출·외박 이 저희 병의 기본권인데 그렇게 잘라버리는 거죠. 아예 못 나가게..."]

육군 당국은 '환자 명찰 붙이기'는 한 달도 안 돼 자체 폐지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훈련 강도는 전장 상황에 요구되는 전투 능력을 갖추기 위한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육군 관계자/음성변조 : "실전적인 교육훈련 과정에서 장병 기본권 및 훈련여건 보장과 관련하여 개선사항이 있으면 보완해 나가겠습니다."]

군인권센터는 최근 한 달 동안 확보한 100건에 달하는 제보를 분석해 추가 피해를 계속 조사하고 있다며, 7군단장의 보직 해임을 요구했습니다.

KBS 뉴스 오승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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