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원본 아니었어요?…한용운 글씨 복제본 전시하고도 ‘깜깜’

입력 2019.11.04 (19:29) 수정 2019.11.04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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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립현대미술관이 개관 5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회에서 시인이자 독립운동가인 만해 한용운의 글씨를 진품이 아닌 복제본으로 건 사실이 K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처음부터 복제본이란 사실을 까맣게 몰랐던 겁니다.

유동엽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개관 50주년을 맞아 우리 근대사를 돌아보는 특별 전시회를 열고 있습니다.

전시장에 걸린 한문 서예 작품.

시인이자 독립운동가 만해 한용운 선생이 회갑잔치에서 쓴 즉흥시입니다.

하지만 진품이 아닙니다.

7년 전 경매에 나왔을 당시 사진을 보면, 반으로 접어 보관하는 서첩에 실렸다는 점과 시구 사이에도 접힌 흔적이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전시작엔 이런 흔적이 전혀 없습니다.

진품을 복사한 겁니다.

하지만 작품 설명엔 '종이에 수묵'이라고 돼 있을 뿐 '복제본'이란 설명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전시 해설사/음성변조 : "독립선언서를 발표했던 기념으로 오세창 선생이 쓴 건데요."]

전시장에 걸린 또 다른 글씨.

독립운동가이자 서예가인 위창 오세창 선생의 작품입니다.

하지만 진품으로 보기엔 낙관이나 필획의 농도가 너무 균일해 역시 복제본이란 의혹을 사고 있습니다.

두 작품 모두 한 사립박물관의 소장품.

소장자는 취재진에게 한용운의 글씨는 진품이 아니라고 실토했습니다.

[사립박물관 관계자/음성변조 : '정의인도'(오세창 작품)는 원본이고 '수연시'(한용운 작품)는 복제본이에요. 그걸 안 밝혔다고... 안 밝혀도 그걸 원본이라고 주장하지는 않았잖아요?"]

미술관 측은 처음부터 소장자의 말만 믿고 진품인지 아닌지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국립현대미술관 관계자/음성변조 : "저희가 조금 더 확인해 볼게요. 저희 입장에서는 대여를 해 놓고, 이 분은 원본이라고 알고 있는 것을 복제본으로 둔갑시켜도 안 되는 일이잖아요."]

취재가 시작되자 미술관 측은 전시 개막 2주가 지나서야 한용운 작품 설명문에 '복제본' 스티커를 붙였습니다.

KBS 뉴스 유동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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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원본 아니었어요?…한용운 글씨 복제본 전시하고도 ‘깜깜’
    • 입력 2019-11-04 19:32:02
    • 수정2019-11-04 19:5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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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립현대미술관이 개관 5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회에서 시인이자 독립운동가인 만해 한용운의 글씨를 진품이 아닌 복제본으로 건 사실이 K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처음부터 복제본이란 사실을 까맣게 몰랐던 겁니다.

유동엽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개관 50주년을 맞아 우리 근대사를 돌아보는 특별 전시회를 열고 있습니다.

전시장에 걸린 한문 서예 작품.

시인이자 독립운동가 만해 한용운 선생이 회갑잔치에서 쓴 즉흥시입니다.

하지만 진품이 아닙니다.

7년 전 경매에 나왔을 당시 사진을 보면, 반으로 접어 보관하는 서첩에 실렸다는 점과 시구 사이에도 접힌 흔적이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전시작엔 이런 흔적이 전혀 없습니다.

진품을 복사한 겁니다.

하지만 작품 설명엔 '종이에 수묵'이라고 돼 있을 뿐 '복제본'이란 설명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전시 해설사/음성변조 : "독립선언서를 발표했던 기념으로 오세창 선생이 쓴 건데요."]

전시장에 걸린 또 다른 글씨.

독립운동가이자 서예가인 위창 오세창 선생의 작품입니다.

하지만 진품으로 보기엔 낙관이나 필획의 농도가 너무 균일해 역시 복제본이란 의혹을 사고 있습니다.

두 작품 모두 한 사립박물관의 소장품.

소장자는 취재진에게 한용운의 글씨는 진품이 아니라고 실토했습니다.

[사립박물관 관계자/음성변조 : '정의인도'(오세창 작품)는 원본이고 '수연시'(한용운 작품)는 복제본이에요. 그걸 안 밝혔다고... 안 밝혀도 그걸 원본이라고 주장하지는 않았잖아요?"]

미술관 측은 처음부터 소장자의 말만 믿고 진품인지 아닌지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국립현대미술관 관계자/음성변조 : "저희가 조금 더 확인해 볼게요. 저희 입장에서는 대여를 해 놓고, 이 분은 원본이라고 알고 있는 것을 복제본으로 둔갑시켜도 안 되는 일이잖아요."]

취재가 시작되자 미술관 측은 전시 개막 2주가 지나서야 한용운 작품 설명문에 '복제본' 스티커를 붙였습니다.

KBS 뉴스 유동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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