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신년여론조사①] 행복은 ‘소득순’…남성은 ‘공정’, 여성은 ‘안전’ 원해

입력 2020.01.01 (10:05) 수정 2020.01.13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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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소득 올라갈수록 삶의 만족도 오른다…계층 대비 ‘뚜렷’
2020년 핵심 가치…남성은 ‘공정’, 여성은 ‘안전’

"자신의 삶에 대해 얼마나 만족하고 있습니까?"…10명 중 5명은 만족

2020년, 여러분은 지금 자신의 삶에 얼마나 만족하고 계십니까? KBS가 2020년을 맞아 신년 여론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성인 남녀 1,000명에게 전화를 걸어 2019년을 마무리하고, 2020년을 시작하면서 생각해볼 만한 질문을 던졌습니다.

첫 번째 질문은 '행복'이었습니다. '현재 자신의 삶에 대해 얼마나 만족하고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만족한다는 답변이 46.6%, 보통이라는 답변이 37.7%, 만족하지 않는다는 답변은 15.6%였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십니까? 10명 중 5명에 가까운 분들이 '현재의 삶에 만족한다'는 답변을 내놨습니다. 만족하지 않는다는 답변은 10명 중 1-2명 정도에 그쳤습니다. 긍정적이라고 보는 분들도 있겠지만, 좀 더 들여다보면 밝은 숫자보다는 어두운 숫자가 많았습니다.


돈을 더 벌수록 행복할까요?…"예, 적어도 지금 한국 사회에선"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 한국 사회에서는 통용될 문장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월 소득 200만 원 미만부터 월 소득 700만 원 이상까지 계층별 삶의 만족도를 분석했더니, '단계적'으로 삶의 만족도가 올라가는 그래프가 나타났습니다. 누군가는 이상할 것도 없는 결과라 하겠지만, 지금 한국 사회는 '행복은 소득순'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사회라는 게 확인됐습니다.

주관적 소득계층으로 보면 더욱 극명해집니다. 자신을 소득 상위층인 80% 이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현재 삶 만족도는 무려 82.4%였습니다. 자신을 소득 하위 20% 이하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19.5%만 자신의 현재 삶에 만족한다고 응답했습니다. 소득 계층별로 삶에 대한 만족도가 뚜렷하게 갈린 겁니다.

"10년 뒤에는 살기 좋아질까?"

그럼 우리 국민들은 10년 뒤에는 우리 사회가 얼마나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할까요?

팽팽했습니다. '살기 좋아질 것 같다'고 응답한 사람들이 32.9%, '차이가 없을 것 같다'고 응답한 사람들은 32.4%, '살기 좋아지지 않을 것 같다'고 본 사람들은 32.8%였습니다. 지금보다 10살을 더 먹게 될 2030년에 대해 희망과 불안이 교차하는 모습입니다.

미래에 대한 전망도 소득 계층별로 갈렸을까요? 이번엔 소득이 높든, 낮든 우울한 미래 전망을 내놨습니다. 월 소득 200만 원 미만 가구는 39%가 '살기 좋아지지 않을 것 같다'고 응답했습니다. 월 소득 700만 원 이상 가구 역시 34.8%가 '살기 좋아지지 않을 것 같다'고 응답해 비슷했습니다.

직업으로 보면 농·임·어업 직군에 속한 사람들이 10년 뒤를 가장 우울하게 전망했습니다. 이 직군의 49.9%가 '살기 좋아지지 않을 것 같다'고 했습니다. 앞으로 살펴야 할 대목입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무엇? 1위 공정, 2위 안전

이런 상황에서 '2020년 우리 사회에 필요한 가장 핵심적인 가치가 무엇이냐'고 물었습니다. 결과는 2019년을 장식한 사회적 이슈와 맞닿아 있었습니다.

1위는 '공정'이었습니다. 20.2%의 사람들이 우리 사회에서 가장 필요한 핵심가치가 '공정'이라고 응답했습니다. 2019년 이른바 '조국 사태'를 겪으면서 국민들이 느꼈을 상대적 박탈감 탓인 것으로 보입니다.

2위는 '안전'이었습니다. 14.7%의 사람들이 답했습니다. 이는 지난 5월 CCTV 영상 하나로 온라인을 달궜던 '신림동 강간미수 사건', 4월에 발생한 '강원 산불'과 5월 '헝가리 유람선 참사' 등 안전 사회에 대한 열망을 드러낸 사건들 탓이었을 겁니다.

3위는 '평등'이었습니다. 11.5%의 사람들이 답했습니다. '평화'와 '정의'가 각각 11.5%와 11.4%를 기록해 비슷한 비중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남녀 선택 갈렸다…20대·여성·빈곤층 '불안'

특이한 점은 남녀가 바라보는 핵심가치가 달랐다는 점입니다.

남성들은 2020년 필요한 핵심가치로 '공정'을 뽑았습니다. 남성 중 23.7%가 그렇게 응답했습니다. 이어서 '정의'라고 11.8%가 응답했고, '평등·평화'라고 각각 11.4%씩 이어서 답했습니다.

여성들은 '안전'(19.9%)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뽑았습니다. 이어 '공정(16.8%), '평화(14.0%)' 순이었습니다.

또한 20대(17.6%), 200만 원 미만 소득(23.7%)에 속한 사람들에서도 '안전'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높았습니다. '안전 사회'를 바라는 계층이 어떤 사람들인지 짐작하게 하는 대목입니다.

이념도 선택 갈랐다…보수 '자유', 중도 '안전', 진보 '평등'

핵심 가치는 이념성향을 가리지 않기도 했고, 이념성향을 그대로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진보와 중도, 보수 모두 '공정'을 1위 핵심가치로 뽑았습니다. 자신을 진보적 성향이라고 생각한 사람들은 24.3%가, 중도는 21.2%가, 보수는 16.6%가 '공정 사회'를 열망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2위로 뽑은 가치는 이념 성향별로 갈렸습니다.

보수적 성향을 가진 사람들은 '자유'(15.6%)를, 중도는 '안전'(16.8%)을, 진보는 '평등'(14.1%)을 공정에 이어 핵심 가치로 꼽았습니다.

2020년 첫날, '새로운 10년'이 눈앞에 있습니다. 국민이 느끼는 '행복'과 '핵심가치'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수면 위로 올랐습니다. 올 한해는 우리 사회가 이 목소리들에 응답할 수 있는 대책이 마련되길 기대해봅니다.

이번 여론조사는 K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천 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3, 24, 26일 사흘간 유무선 결합 임의전화걸기(RDD) 방식으로 전화 면접을 실시했고, 응답률은 12.2%(7,224명과 통화해 1,000명이 응답 완료)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입니다.

[연관기사] [KBS 신년여론조사②] 진보는 ‘청와대’, 보수는 ‘검찰’을 가장 신뢰

※이번 조사는 정당지지도 등의 조사가 없어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등록 의무 및 자체 공표 의무가 없는 여론조사입니다. 다만 정확한 정보제공과 알 권리 보장을 위해 질문지와 결과표를 첨부 파일로 함께 제공합니다.

☞ [KBS-한국리서치] 2020 신년기획 여론조사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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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S 신년여론조사①] 행복은 ‘소득순’…남성은 ‘공정’, 여성은 ‘안전’ 원해
    • 입력 2020-01-01 10:05:01
    • 수정2020-01-13 14:13:28
    취재K
소득 올라갈수록 삶의 만족도 오른다…계층 대비 ‘뚜렷’<br />2020년 핵심 가치…남성은 ‘공정’, 여성은 ‘안전’
"자신의 삶에 대해 얼마나 만족하고 있습니까?"…10명 중 5명은 만족 2020년, 여러분은 지금 자신의 삶에 얼마나 만족하고 계십니까? KBS가 2020년을 맞아 신년 여론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성인 남녀 1,000명에게 전화를 걸어 2019년을 마무리하고, 2020년을 시작하면서 생각해볼 만한 질문을 던졌습니다. 첫 번째 질문은 '행복'이었습니다. '현재 자신의 삶에 대해 얼마나 만족하고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만족한다는 답변이 46.6%, 보통이라는 답변이 37.7%, 만족하지 않는다는 답변은 15.6%였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십니까? 10명 중 5명에 가까운 분들이 '현재의 삶에 만족한다'는 답변을 내놨습니다. 만족하지 않는다는 답변은 10명 중 1-2명 정도에 그쳤습니다. 긍정적이라고 보는 분들도 있겠지만, 좀 더 들여다보면 밝은 숫자보다는 어두운 숫자가 많았습니다. 돈을 더 벌수록 행복할까요?…"예, 적어도 지금 한국 사회에선"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 한국 사회에서는 통용될 문장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월 소득 200만 원 미만부터 월 소득 700만 원 이상까지 계층별 삶의 만족도를 분석했더니, '단계적'으로 삶의 만족도가 올라가는 그래프가 나타났습니다. 누군가는 이상할 것도 없는 결과라 하겠지만, 지금 한국 사회는 '행복은 소득순'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사회라는 게 확인됐습니다. 주관적 소득계층으로 보면 더욱 극명해집니다. 자신을 소득 상위층인 80% 이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현재 삶 만족도는 무려 82.4%였습니다. 자신을 소득 하위 20% 이하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19.5%만 자신의 현재 삶에 만족한다고 응답했습니다. 소득 계층별로 삶에 대한 만족도가 뚜렷하게 갈린 겁니다. "10년 뒤에는 살기 좋아질까?" 그럼 우리 국민들은 10년 뒤에는 우리 사회가 얼마나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할까요? 팽팽했습니다. '살기 좋아질 것 같다'고 응답한 사람들이 32.9%, '차이가 없을 것 같다'고 응답한 사람들은 32.4%, '살기 좋아지지 않을 것 같다'고 본 사람들은 32.8%였습니다. 지금보다 10살을 더 먹게 될 2030년에 대해 희망과 불안이 교차하는 모습입니다. 미래에 대한 전망도 소득 계층별로 갈렸을까요? 이번엔 소득이 높든, 낮든 우울한 미래 전망을 내놨습니다. 월 소득 200만 원 미만 가구는 39%가 '살기 좋아지지 않을 것 같다'고 응답했습니다. 월 소득 700만 원 이상 가구 역시 34.8%가 '살기 좋아지지 않을 것 같다'고 응답해 비슷했습니다. 직업으로 보면 농·임·어업 직군에 속한 사람들이 10년 뒤를 가장 우울하게 전망했습니다. 이 직군의 49.9%가 '살기 좋아지지 않을 것 같다'고 했습니다. 앞으로 살펴야 할 대목입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무엇? 1위 공정, 2위 안전 이런 상황에서 '2020년 우리 사회에 필요한 가장 핵심적인 가치가 무엇이냐'고 물었습니다. 결과는 2019년을 장식한 사회적 이슈와 맞닿아 있었습니다. 1위는 '공정'이었습니다. 20.2%의 사람들이 우리 사회에서 가장 필요한 핵심가치가 '공정'이라고 응답했습니다. 2019년 이른바 '조국 사태'를 겪으면서 국민들이 느꼈을 상대적 박탈감 탓인 것으로 보입니다. 2위는 '안전'이었습니다. 14.7%의 사람들이 답했습니다. 이는 지난 5월 CCTV 영상 하나로 온라인을 달궜던 '신림동 강간미수 사건', 4월에 발생한 '강원 산불'과 5월 '헝가리 유람선 참사' 등 안전 사회에 대한 열망을 드러낸 사건들 탓이었을 겁니다. 3위는 '평등'이었습니다. 11.5%의 사람들이 답했습니다. '평화'와 '정의'가 각각 11.5%와 11.4%를 기록해 비슷한 비중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남녀 선택 갈렸다…20대·여성·빈곤층 '불안' 특이한 점은 남녀가 바라보는 핵심가치가 달랐다는 점입니다. 남성들은 2020년 필요한 핵심가치로 '공정'을 뽑았습니다. 남성 중 23.7%가 그렇게 응답했습니다. 이어서 '정의'라고 11.8%가 응답했고, '평등·평화'라고 각각 11.4%씩 이어서 답했습니다. 여성들은 '안전'(19.9%)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뽑았습니다. 이어 '공정(16.8%), '평화(14.0%)' 순이었습니다. 또한 20대(17.6%), 200만 원 미만 소득(23.7%)에 속한 사람들에서도 '안전'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높았습니다. '안전 사회'를 바라는 계층이 어떤 사람들인지 짐작하게 하는 대목입니다. 이념도 선택 갈랐다…보수 '자유', 중도 '안전', 진보 '평등' 핵심 가치는 이념성향을 가리지 않기도 했고, 이념성향을 그대로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진보와 중도, 보수 모두 '공정'을 1위 핵심가치로 뽑았습니다. 자신을 진보적 성향이라고 생각한 사람들은 24.3%가, 중도는 21.2%가, 보수는 16.6%가 '공정 사회'를 열망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2위로 뽑은 가치는 이념 성향별로 갈렸습니다. 보수적 성향을 가진 사람들은 '자유'(15.6%)를, 중도는 '안전'(16.8%)을, 진보는 '평등'(14.1%)을 공정에 이어 핵심 가치로 꼽았습니다. 2020년 첫날, '새로운 10년'이 눈앞에 있습니다. 국민이 느끼는 '행복'과 '핵심가치'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수면 위로 올랐습니다. 올 한해는 우리 사회가 이 목소리들에 응답할 수 있는 대책이 마련되길 기대해봅니다. 이번 여론조사는 K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천 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3, 24, 26일 사흘간 유무선 결합 임의전화걸기(RDD) 방식으로 전화 면접을 실시했고, 응답률은 12.2%(7,224명과 통화해 1,000명이 응답 완료)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입니다. [연관기사] [KBS 신년여론조사②] 진보는 ‘청와대’, 보수는 ‘검찰’을 가장 신뢰 ※이번 조사는 정당지지도 등의 조사가 없어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등록 의무 및 자체 공표 의무가 없는 여론조사입니다. 다만 정확한 정보제공과 알 권리 보장을 위해 질문지와 결과표를 첨부 파일로 함께 제공합니다. ☞ [KBS-한국리서치] 2020 신년기획 여론조사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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