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첫 보도’ 日 기자 “재판 뛰어넘는 양심의 싸움 계속”

입력 2020.02.06 (21:46) 수정 2020.02.06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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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존재를 세상에 처음으로 알린 사람은 우에무라 다카시 전 아사히신문 기자입니다.

그는 30년 가까이 일본 극우세력의 집요한 협박과 음해에 맞서 법정 투쟁을 벌여왔는데요.

오늘(6일), 그 결과가 나왔습니다.

일본 홋카이도에서 황현택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1991년, 위안부 문제를 세상에 처음 알린 일본 아사히신문 기사입니다.

감춰져 있던 진실은 한일 외교에 큰 파장을 불렀고 결국 위안부 강제성을 인정한 이른바 '고노 담화'로 이어졌습니다.

[고노 요헤이/1993년 당시 관방장관 : "(위안부) 모집과 이송, 관리 등도 감언과 강압에 의한 것이었습니다."]

모두가 눈 감았던 일본의 부끄러움을 들춰낸 대가는 혹독했습니다.

'날조 기사를 썼다'는 음해, 살해 협박도 수시로 날아들었습니다.

[우에무라 다카시/전 아사히신문 기자 : "(17살이던) 딸을 죽이겠다는 협박문을 받았을 때는 정말 충격이었어요. 지금까지 범인도 잡히지 않았어요."]

견디다 못한 그는 명예훼손 소송을 냈지만, 지난해 1심에 이어 오늘(6일), 2심 법원도 이를 기각했습니다.

"일본 내부에 다른 의견들도 있는 만큼 '날조'란 주장 역시 논평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다"고 판시한 겁니다.

["부당 판결을 철회하라! 철회하라!"]

항소심 재판에는 한국인 원로 언론인들이 세 번째로 찾아와 우에무라 전 기자에게 힘을 실어줬습니다.

[이부영/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 : "우리 문제를 가지고 일본 안에서 차별당하고 소외당하는 일본인들이 참 많아요. '부채를 지고 있구나!' 이런 생각을 하게 됐고..."]

대법원 상고와 함께 글을 통해 양심과 진실의 여정을 계속하겠다는 우에무라 전 기자.

싸움을 멈추지 않는 이유를 물었습니다.

[우에무라 다카시/전 아사히신문 기자 : "날조한 적이 없기 때문에 싸울 수밖에 없습니다. '날조 기자'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삿포로에서 KBS 뉴스 황현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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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안부 첫 보도’ 日 기자 “재판 뛰어넘는 양심의 싸움 계속”
    • 입력 2020-02-06 21:47:07
    • 수정2020-02-06 22:3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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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존재를 세상에 처음으로 알린 사람은 우에무라 다카시 전 아사히신문 기자입니다.

그는 30년 가까이 일본 극우세력의 집요한 협박과 음해에 맞서 법정 투쟁을 벌여왔는데요.

오늘(6일), 그 결과가 나왔습니다.

일본 홋카이도에서 황현택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1991년, 위안부 문제를 세상에 처음 알린 일본 아사히신문 기사입니다.

감춰져 있던 진실은 한일 외교에 큰 파장을 불렀고 결국 위안부 강제성을 인정한 이른바 '고노 담화'로 이어졌습니다.

[고노 요헤이/1993년 당시 관방장관 : "(위안부) 모집과 이송, 관리 등도 감언과 강압에 의한 것이었습니다."]

모두가 눈 감았던 일본의 부끄러움을 들춰낸 대가는 혹독했습니다.

'날조 기사를 썼다'는 음해, 살해 협박도 수시로 날아들었습니다.

[우에무라 다카시/전 아사히신문 기자 : "(17살이던) 딸을 죽이겠다는 협박문을 받았을 때는 정말 충격이었어요. 지금까지 범인도 잡히지 않았어요."]

견디다 못한 그는 명예훼손 소송을 냈지만, 지난해 1심에 이어 오늘(6일), 2심 법원도 이를 기각했습니다.

"일본 내부에 다른 의견들도 있는 만큼 '날조'란 주장 역시 논평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다"고 판시한 겁니다.

["부당 판결을 철회하라! 철회하라!"]

항소심 재판에는 한국인 원로 언론인들이 세 번째로 찾아와 우에무라 전 기자에게 힘을 실어줬습니다.

[이부영/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 : "우리 문제를 가지고 일본 안에서 차별당하고 소외당하는 일본인들이 참 많아요. '부채를 지고 있구나!' 이런 생각을 하게 됐고..."]

대법원 상고와 함께 글을 통해 양심과 진실의 여정을 계속하겠다는 우에무라 전 기자.

싸움을 멈추지 않는 이유를 물었습니다.

[우에무라 다카시/전 아사히신문 기자 : "날조한 적이 없기 때문에 싸울 수밖에 없습니다. '날조 기자'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삿포로에서 KBS 뉴스 황현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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