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생선회 판매부터 책 대여까지…드라이브 스루의 진화

입력 2020.03.24 (08:24) 수정 2020.03.24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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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내 코로나19 검진 방식으로 차에서 내리지 않고 바로 검사받는 '드라이브 스루'가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죠?

그런데 이 드라이브 스루가 생활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침체된 수산물 판매의 활로가 되어주기도 하고 장난감이나 책을 빌리는 통로도 되고 있는데요.

사회적 거리두기로 대면 접촉이 부담스러운 요즘, 코로나가 바꾼 일상을 따라가봤습니다.

[리포트]

지난 주말 경북 포항시의 한 해수욕장 인근 도로, 100여 대 넘는 차량이 줄 지어 서 있습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차량 행렬, 다름 아닌 생선회 때문인데요.

[포항 시청 관계자 : "강도다리 회 드릴까요? 2개 드릴까요? 여기 놔드릴게요. 맛있게 드세요."]

주문부터 계산까지 길어야 30초, 차에서 내리지 않고 바로 살 수 있습니다.

차에 탄 채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는 드라이브 스루방식을 생선회 판매에 적용한 겁니다.

[강승민/경북 포항시 : "처음에는 별걸 다 드라이브 스루로 파네. 이랬었는데 지금 상황에서는 되게 적절한 아이디어인 것 같아요. 기다릴 때도 혼자만의 밀폐된 공간에서 있는 게 지금 상황에서는 제일 좋은 것 같아요."]

평소 같으면 봄철 도다리를 찾는 관광객들로 붐빌 포항이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양식장 매출은 지난해 대비 무려 90%나 줄은 상황.

어민들이 자구책으로 직접 나선 건데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이날 하루 준비한 도다리 천여 마리가 2시간 반 만에 동이 났습니다.

[김현찬/포항어류양식협회장 : "코로나 진단 검사 이런 거나 드라이브 스루로 하나 했지. 반신반의했죠. 과연 될 것인가 안 될 것인가. 그래도 시도해 보니까 호응이 좋아서 앞으로 매주 주말마다 할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가하면 경남 창원에선 아이들을 위한 서비스가 진행 중입니다.

[장난감 도서관 관계자 : "어머니 이거 맞지요."]

[인근주민 : "네 맞아요. 감사합니다."]

[장난감 도서관 관계자 : "아이하고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

코로나19 여파로 한 달 전부터 휴관했던 장난감 도서관,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 다시 대여서비스를 시작한 건데요.

[조혜진/경남 창원시 : "아이가 아직 어리니까 아무래도 사람들하고 접촉하는 걸 조금 줄이니까 안심도 되고…."]

사회적 거리 두기로 외출이 어려운 아이들은 물론, 또 집안에서 육아 전쟁을 치루는 부모들에게 반가운 소식입니다.

[조혜진/경남 창원시 : "요즘에 코로나 때문에 책도 많이 사고 장난감도 좀 샀는데 그래도 오래가지 않더라고요. 갖고 놀던 장난감 이런 건 익숙해지니까 아무래도 새로운 게 자꾸 필요한 것 같아요."]

[천영주/경남 창원시 : "많이 울고 보채고 집 밖을 아예 못 나가니까요. 장난감 대여해 주고 이래야지 좀 덜 갑갑해 하는데 이렇게라도 해서 빌릴 수 있으니까 좋은 것 같아요."]

인터넷으로 대여 신청을 하면 소독 후 포장된 장난감을 빌릴 수 있는데 당분간 반납은 받지 않는다고 합니다.

[변정순/창원시 육아종합지원센터장 : "외부에서 어떤 바이러스가 또 잠복하여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반납은 코로나 상황이 해제될 때까지 받지 않고 있습니다."]

도서관들도 다시 대출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서울의 한 구립 도서관, 차량들이 하나둘 줄지어 들어옵니다.

[도서관 사서 : "이자현 님."]

[도서관 이용객 : "고맙습니다."]

전화로 필요한 책을 미리 신청하고 도서관을 찾으면 주차장 입구에서 본인 확인만 하면 되는데요.

차에서 내릴 필요도 없이 10초면 원하는 책을 받습니다.

[인근 주민 : "(불필요하게 많은) 사람을 안 만나고 이렇게 빌릴 수 있으니까. 저도 마음 편하고 빌려주시는 분도 마음 편하고 서로 좋은 것 같아요."]

그동안 도서관 책이 아쉬웠던 주민들, 이런 서비스가 마냥 고맙기만 한데요.

[정문식/서울 성동구 : "집에 일단 애들이 있고요. 기본적으로 책이 좀 많이 필요한 상황이고요. 코로나 때문에 민감한 부분이 있는데 빌리는 입장에서는 편한 게 있어요."]

[인근 주민 : "사회적 거리를 두는 건 좋은데 장기간 되다 보니까 답답함을 많이 느끼는데 이런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게 문을 열어주셔서 감사하고 있습니다."]

주민들의 뜨거운 호응에 오늘부터는 걸어서 오는 주민들에게도 책을 대여해주는 ‘워킹스루’방식도 시작한다고 합니다.

[문선이/성동구립도서관 사서 :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 대여하는 경우에는 차가 있으신 분에 한해서라는 제약 조건이 생기기 때문에 워킹 스루 방식도 진행을 하려고 합니다. 대신 오시는 분들이 마스크를 꼭 해주시고 사회적 거리를 두신 상태에서 저희가 최대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그런 분위기를 조성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개학이 세 차례 연기된 학교에서도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 고민을 해결하고 있습니다.

[포항제철중학교 교사 : "학생도 같이 오셨나요? 반가워요. 학교 오고 싶지?"]

[포항제철중학교 교사 : "어머니 제가 담임입니다."]

학생과 처음 만나는 담임선생님, 교과서 담긴 가방을 직접 전달하는데요.

[포항제철중학교 교사 : "잘 지내고 공부 너무 부담 갖지 마. 그냥 책 쭉 보고 편안하게 있다 와. 나중에 개학해서 보자. 잘 지내고."]

입학식도 하지 못한 신입생들을 위해 교사들이 직접 나선 겁니다.

[방순길/포항제철중학교 교감 : "교과서를 받지 못한 학생들이 자율적인 공부나 주도적인 공부를 하는데 상당히 어려움을 겪을 거라고 예상을 해서 교과서를 나눠줘야 한다고 생각하게 된 거죠. 사회적 거리 두기라는 이런 부분도 있고, 드라이브스루라는 그런 이슈도 교육 현장에서 한번 적용해보자…."]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일상이 답답해진 요즘.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유지하며 일상을 놓치지 않기 위한 노력들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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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3-24 08:25:54
    • 수정2020-03-24 08:5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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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내 코로나19 검진 방식으로 차에서 내리지 않고 바로 검사받는 '드라이브 스루'가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죠?

그런데 이 드라이브 스루가 생활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침체된 수산물 판매의 활로가 되어주기도 하고 장난감이나 책을 빌리는 통로도 되고 있는데요.

사회적 거리두기로 대면 접촉이 부담스러운 요즘, 코로나가 바꾼 일상을 따라가봤습니다.

[리포트]

지난 주말 경북 포항시의 한 해수욕장 인근 도로, 100여 대 넘는 차량이 줄 지어 서 있습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차량 행렬, 다름 아닌 생선회 때문인데요.

[포항 시청 관계자 : "강도다리 회 드릴까요? 2개 드릴까요? 여기 놔드릴게요. 맛있게 드세요."]

주문부터 계산까지 길어야 30초, 차에서 내리지 않고 바로 살 수 있습니다.

차에 탄 채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는 드라이브 스루방식을 생선회 판매에 적용한 겁니다.

[강승민/경북 포항시 : "처음에는 별걸 다 드라이브 스루로 파네. 이랬었는데 지금 상황에서는 되게 적절한 아이디어인 것 같아요. 기다릴 때도 혼자만의 밀폐된 공간에서 있는 게 지금 상황에서는 제일 좋은 것 같아요."]

평소 같으면 봄철 도다리를 찾는 관광객들로 붐빌 포항이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양식장 매출은 지난해 대비 무려 90%나 줄은 상황.

어민들이 자구책으로 직접 나선 건데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이날 하루 준비한 도다리 천여 마리가 2시간 반 만에 동이 났습니다.

[김현찬/포항어류양식협회장 : "코로나 진단 검사 이런 거나 드라이브 스루로 하나 했지. 반신반의했죠. 과연 될 것인가 안 될 것인가. 그래도 시도해 보니까 호응이 좋아서 앞으로 매주 주말마다 할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가하면 경남 창원에선 아이들을 위한 서비스가 진행 중입니다.

[장난감 도서관 관계자 : "어머니 이거 맞지요."]

[인근주민 : "네 맞아요. 감사합니다."]

[장난감 도서관 관계자 : "아이하고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

코로나19 여파로 한 달 전부터 휴관했던 장난감 도서관,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 다시 대여서비스를 시작한 건데요.

[조혜진/경남 창원시 : "아이가 아직 어리니까 아무래도 사람들하고 접촉하는 걸 조금 줄이니까 안심도 되고…."]

사회적 거리 두기로 외출이 어려운 아이들은 물론, 또 집안에서 육아 전쟁을 치루는 부모들에게 반가운 소식입니다.

[조혜진/경남 창원시 : "요즘에 코로나 때문에 책도 많이 사고 장난감도 좀 샀는데 그래도 오래가지 않더라고요. 갖고 놀던 장난감 이런 건 익숙해지니까 아무래도 새로운 게 자꾸 필요한 것 같아요."]

[천영주/경남 창원시 : "많이 울고 보채고 집 밖을 아예 못 나가니까요. 장난감 대여해 주고 이래야지 좀 덜 갑갑해 하는데 이렇게라도 해서 빌릴 수 있으니까 좋은 것 같아요."]

인터넷으로 대여 신청을 하면 소독 후 포장된 장난감을 빌릴 수 있는데 당분간 반납은 받지 않는다고 합니다.

[변정순/창원시 육아종합지원센터장 : "외부에서 어떤 바이러스가 또 잠복하여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반납은 코로나 상황이 해제될 때까지 받지 않고 있습니다."]

도서관들도 다시 대출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서울의 한 구립 도서관, 차량들이 하나둘 줄지어 들어옵니다.

[도서관 사서 : "이자현 님."]

[도서관 이용객 : "고맙습니다."]

전화로 필요한 책을 미리 신청하고 도서관을 찾으면 주차장 입구에서 본인 확인만 하면 되는데요.

차에서 내릴 필요도 없이 10초면 원하는 책을 받습니다.

[인근 주민 : "(불필요하게 많은) 사람을 안 만나고 이렇게 빌릴 수 있으니까. 저도 마음 편하고 빌려주시는 분도 마음 편하고 서로 좋은 것 같아요."]

그동안 도서관 책이 아쉬웠던 주민들, 이런 서비스가 마냥 고맙기만 한데요.

[정문식/서울 성동구 : "집에 일단 애들이 있고요. 기본적으로 책이 좀 많이 필요한 상황이고요. 코로나 때문에 민감한 부분이 있는데 빌리는 입장에서는 편한 게 있어요."]

[인근 주민 : "사회적 거리를 두는 건 좋은데 장기간 되다 보니까 답답함을 많이 느끼는데 이런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게 문을 열어주셔서 감사하고 있습니다."]

주민들의 뜨거운 호응에 오늘부터는 걸어서 오는 주민들에게도 책을 대여해주는 ‘워킹스루’방식도 시작한다고 합니다.

[문선이/성동구립도서관 사서 :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 대여하는 경우에는 차가 있으신 분에 한해서라는 제약 조건이 생기기 때문에 워킹 스루 방식도 진행을 하려고 합니다. 대신 오시는 분들이 마스크를 꼭 해주시고 사회적 거리를 두신 상태에서 저희가 최대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그런 분위기를 조성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개학이 세 차례 연기된 학교에서도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 고민을 해결하고 있습니다.

[포항제철중학교 교사 : "학생도 같이 오셨나요? 반가워요. 학교 오고 싶지?"]

[포항제철중학교 교사 : "어머니 제가 담임입니다."]

학생과 처음 만나는 담임선생님, 교과서 담긴 가방을 직접 전달하는데요.

[포항제철중학교 교사 : "잘 지내고 공부 너무 부담 갖지 마. 그냥 책 쭉 보고 편안하게 있다 와. 나중에 개학해서 보자. 잘 지내고."]

입학식도 하지 못한 신입생들을 위해 교사들이 직접 나선 겁니다.

[방순길/포항제철중학교 교감 : "교과서를 받지 못한 학생들이 자율적인 공부나 주도적인 공부를 하는데 상당히 어려움을 겪을 거라고 예상을 해서 교과서를 나눠줘야 한다고 생각하게 된 거죠. 사회적 거리 두기라는 이런 부분도 있고, 드라이브스루라는 그런 이슈도 교육 현장에서 한번 적용해보자…."]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일상이 답답해진 요즘.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유지하며 일상을 놓치지 않기 위한 노력들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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