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초1에게 ‘속옷 빨고 인증샷’ 숙제?…알고보니 유명 교사

입력 2020.04.30 (08:26) 수정 2020.04.30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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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울산의 한 초등학교 1학년 담임교사가 반 학생들에게 낸 숙제가 논란이 되고 있죠.

속옷을 세탁하고 인증사진을 찍으라는 건데, 숙제 자체도 특이했지만 더 큰 문제는 댓글이었습니다.

불과 8살 밖에 안된 아이들 사진에 성적 표현이 담긴 부적절한 댓글을 달았는데요.

사건이 알려지고 이 교사의 과거 행적까지 드러나면서 파문은 일파만파 커지고 있습니다.

해당 교사의 파면을 요구하는 국민 청원까지 등장하며 공분을 사고 있는 이 사건, 뉴스따라잡기에서 따라가봤습니다.

[리포트]

이른바 ‘속옷 빨래’ 숙제 사건이 알려진 울산의 이 초등학교,

학부모들은 그야말로 충격에 빠졌습니다.

[학부모/음성변조 : "속옷 자체를 빤다는 것도 웃기지만 그 장면을 동영상이나 사진 찍어서 올려서 댓글에다가 그렇게 색깔이 분홍색이네 그거는 진짜 아니라고 봐요. 진짜. 솔직히 거의 성희롱이잖아요. 요즘 어떤 시대인데 애들한테 속옷을 빨라고."]

이번 사건이 알려진 건 지난 2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학부모가 쓴 글이 올라오면서였습니다.

해당 글에 따르면, 초등학교 1학년 담임교사 A씨는 온라인 개학 후 첫 주말 숙제에서, 속옷을 빨고 인증샷을 올리라는 숙제를 내줬다는 겁니다.

양말이나 손수건도 아닌 속옷을 빨라는 것도 이상했지만, 학생들 사진에 선생님이 단 댓글은 이해하기 힘든 수준이었는데요.

[학부모/음성변조 : "아이들과 함께 학부모와 같이 소통하는 공간에서 ‘섹시 팬티다’ 이런 단어를 쓴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잘못됐죠. 그런데 중요한 건 그분이 그걸 잘못했다고 인지하지 않았으니까."]

논란이 일자 해당 학교는 발칵 뒤집혔습니다.

[A초등학교 관계자음성변조 : "지금 이걸 위해서 회의도 많이 하고 계시고……."]

관할 교육청도, 성희롱 의심 상황이라고 보고 A씨를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울산교육청 관계자/음성변조 : "(경찰) 신고를 했고 즉시 해당교사는 담임 업무, 모든 업무에서 배제시켰고 교육청에서 학교에 특별 조사단이 파견돼서 특별 조사를 했고."]

하지만 더욱 놀라운 건 A씨의 이런 행동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건데요.

불과 한달 전, 자기소개를 위해 학생들이 학급 커뮤니티에 올린 사진에 외모를 평가하는 듯한 부적절한 댓글을 달아 학부모들의 민원이 이미 한차례 있었던 겁니다.

[학부모/음성변조 : "우리 반에는 미녀들이 많네. 남자애들은 좋겠다 이런 식으로. 그건 말이 아닌 것 같아요. 진짜로."]

당시 교육청은 “코로나19로 입학식도 못한 학생들의 기를 살려주려고 그랬다” 는 A씨의 해명을 감안해 주의만 줬습니다.

하지만, 한 달도 채 안돼 또다시 이런 일이 벌어지자 당시 처벌이 미흡했던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학부모/음성변조 : "교육청에서 받아들이기는 그게 그렇게 큰 문제가 안 됐다. 우리 그냥 일반인이 봤을 때 큰 문제인데. 그러니까 교육청에서도 왜 그런 거를 그렇게 알았음에도 처벌도 처벌이 아닌 걸로 넘어갔는지도 궁금하고요 ."]

교사 경력 21년차인 A씨. 사실 그동안 책도 내고 강연도 하던 지역사회에선 나름 유명 교사였습니다.

[학부모/음성변조 : "강의 들었을 때는 ‘꿈 트레이너’라 해서 들었기 때문에 애들 꿈이나 이런 쪽으로 되게 잘해줄 거 같고 애들 고민 상담 같은 것 잘 해주실 것 같고 그랬었거든요. 인생의 멘토 같은 느낌? 그래서 담임 선생님 되셨으면 했는데……."]

하지만 과거 부적절한 언행들에 대한 증언들은 계속 쏟아지고 있는 상황.

[학부모/음성변조 : "아이돌 가수들 노래 틀어놓고 춤추고 있었거든요. 연습한다고 아이들이 운동장 안에서. 그러니까 그걸 보면서 (A씨가) 마이크 들고 크게 얘기했어요. 너희들이 좋아하는 남자친구들이 보고 있으니까 더 섹시하게 해 봐 막 이런 식의."]

[남학생/음성변조 : "아는 형한테 들은 건데 아침에 인사할 때 포옹을 해야 한대요."]

[여학생/음성변조 : "애 안으면서 엉덩이 때리고 엄청 이상해요. 그런데 여자애들한테 조금 많이 했어요."]

성적인 소재의 사진들과 농담들을 담은 개인 블로그 내용까지 공개되면서 파문은 일파만파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엔 속옷빨기 숙제를 했던 학생들 사진을 학부모 동의없이 자신의 유튜브에 올리기도 했는데요.

[학부모/음성변조 : "인성교육이라고 하셨고 그 볼 수 있는 사람이 저희 부모님들하고 선생님 밖에 없는 사진들이거든요. 그런 영상이 희한한 제목으로 있더라고요. 저희는 정말 놀랬어요. 너무 놀랐고."]

파문이 커지자 A씨, 두 차례 걸쳐 입장문을 냈습니다.

그는 지난 27일 입장문에서 “학부모와 소통이 덜 된 상태에서 과제를 내 준 게 실수였다”고 했는데요.

이어 어제 오후 다시 입장문을 내고 자신이 마녀사냥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고 호소했습니다.

그러면서 “더 이상 교육이 맘카페나 익명의 네티즌들로 휘둘려서는 안된다”며, 인터넷 실명제를 위한 서명운동을 벌이겠단 뜻까지 밝혔는데요.

하지만 반성없는 A씨의 이런 입장문에 국민적 공분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학부모/음성변조 : "입장문 보고 제일 중요한 게 빠졌다고 생각을 했었거든요. 그걸로 해서 기분이 나빴을 어머님이나 이런 분들한테 먼저 죄송하다고 말씀부터 드려야 되는 게 맞잖아요. 그런데 그런 말 한마디도 없으세요."]

그의 파면을 요구하는 국민청원은 게시 이틀 만에 동의 12만 명을 넘긴 상황.

전문가들의 우려도 높습니다.

[노정민/한국대학성평등상담소 협의회 대표 : "성 평등교육이 우리 교사들에게 특히 중요하다고 강조되는 배경에는 학생들을 지도하시는 일선에 계시는 분들로서 특히 저학년들이 교사를 대하는 입장은 상당히 훨씬 더 많은 영향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인 것인데 성희롱 여부를 넘어서 어떻게 보면 교육받아야 하는 학생의 입장에서 잘못된 콘텐츠로 교육을 받았다고 볼 수도 있는 만큼 상당히 치명적이고 위험한 일이라고 생각이 들고요."]

전교조는 어제 성명을 통해 "제자를 대상으로 수년간 성적 유희를 저지른 이번 사건은 그루밍 성범죄"라면서 당국의 엄정한 대처를 주문했습니다.

앞으로 경찰 수사와 교육청 조사가 마무리되면 교육청은 A씨에 대한 징계 여부를 결정하게 되는데요.

하지만 학부모 동의 없이 올린 학생들의 속옷빨래 사진이 제3자에 의해 음란물사이트 등으로 퍼진 정황까지 추가로 발견되면서 논란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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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초1에게 ‘속옷 빨고 인증샷’ 숙제?…알고보니 유명 교사
    • 입력 2020-04-30 08:26:31
    • 수정2020-04-30 08:5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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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울산의 한 초등학교 1학년 담임교사가 반 학생들에게 낸 숙제가 논란이 되고 있죠.

속옷을 세탁하고 인증사진을 찍으라는 건데, 숙제 자체도 특이했지만 더 큰 문제는 댓글이었습니다.

불과 8살 밖에 안된 아이들 사진에 성적 표현이 담긴 부적절한 댓글을 달았는데요.

사건이 알려지고 이 교사의 과거 행적까지 드러나면서 파문은 일파만파 커지고 있습니다.

해당 교사의 파면을 요구하는 국민 청원까지 등장하며 공분을 사고 있는 이 사건, 뉴스따라잡기에서 따라가봤습니다.

[리포트]

이른바 ‘속옷 빨래’ 숙제 사건이 알려진 울산의 이 초등학교,

학부모들은 그야말로 충격에 빠졌습니다.

[학부모/음성변조 : "속옷 자체를 빤다는 것도 웃기지만 그 장면을 동영상이나 사진 찍어서 올려서 댓글에다가 그렇게 색깔이 분홍색이네 그거는 진짜 아니라고 봐요. 진짜. 솔직히 거의 성희롱이잖아요. 요즘 어떤 시대인데 애들한테 속옷을 빨라고."]

이번 사건이 알려진 건 지난 2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학부모가 쓴 글이 올라오면서였습니다.

해당 글에 따르면, 초등학교 1학년 담임교사 A씨는 온라인 개학 후 첫 주말 숙제에서, 속옷을 빨고 인증샷을 올리라는 숙제를 내줬다는 겁니다.

양말이나 손수건도 아닌 속옷을 빨라는 것도 이상했지만, 학생들 사진에 선생님이 단 댓글은 이해하기 힘든 수준이었는데요.

[학부모/음성변조 : "아이들과 함께 학부모와 같이 소통하는 공간에서 ‘섹시 팬티다’ 이런 단어를 쓴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잘못됐죠. 그런데 중요한 건 그분이 그걸 잘못했다고 인지하지 않았으니까."]

논란이 일자 해당 학교는 발칵 뒤집혔습니다.

[A초등학교 관계자음성변조 : "지금 이걸 위해서 회의도 많이 하고 계시고……."]

관할 교육청도, 성희롱 의심 상황이라고 보고 A씨를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울산교육청 관계자/음성변조 : "(경찰) 신고를 했고 즉시 해당교사는 담임 업무, 모든 업무에서 배제시켰고 교육청에서 학교에 특별 조사단이 파견돼서 특별 조사를 했고."]

하지만 더욱 놀라운 건 A씨의 이런 행동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건데요.

불과 한달 전, 자기소개를 위해 학생들이 학급 커뮤니티에 올린 사진에 외모를 평가하는 듯한 부적절한 댓글을 달아 학부모들의 민원이 이미 한차례 있었던 겁니다.

[학부모/음성변조 : "우리 반에는 미녀들이 많네. 남자애들은 좋겠다 이런 식으로. 그건 말이 아닌 것 같아요. 진짜로."]

당시 교육청은 “코로나19로 입학식도 못한 학생들의 기를 살려주려고 그랬다” 는 A씨의 해명을 감안해 주의만 줬습니다.

하지만, 한 달도 채 안돼 또다시 이런 일이 벌어지자 당시 처벌이 미흡했던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학부모/음성변조 : "교육청에서 받아들이기는 그게 그렇게 큰 문제가 안 됐다. 우리 그냥 일반인이 봤을 때 큰 문제인데. 그러니까 교육청에서도 왜 그런 거를 그렇게 알았음에도 처벌도 처벌이 아닌 걸로 넘어갔는지도 궁금하고요 ."]

교사 경력 21년차인 A씨. 사실 그동안 책도 내고 강연도 하던 지역사회에선 나름 유명 교사였습니다.

[학부모/음성변조 : "강의 들었을 때는 ‘꿈 트레이너’라 해서 들었기 때문에 애들 꿈이나 이런 쪽으로 되게 잘해줄 거 같고 애들 고민 상담 같은 것 잘 해주실 것 같고 그랬었거든요. 인생의 멘토 같은 느낌? 그래서 담임 선생님 되셨으면 했는데……."]

하지만 과거 부적절한 언행들에 대한 증언들은 계속 쏟아지고 있는 상황.

[학부모/음성변조 : "아이돌 가수들 노래 틀어놓고 춤추고 있었거든요. 연습한다고 아이들이 운동장 안에서. 그러니까 그걸 보면서 (A씨가) 마이크 들고 크게 얘기했어요. 너희들이 좋아하는 남자친구들이 보고 있으니까 더 섹시하게 해 봐 막 이런 식의."]

[남학생/음성변조 : "아는 형한테 들은 건데 아침에 인사할 때 포옹을 해야 한대요."]

[여학생/음성변조 : "애 안으면서 엉덩이 때리고 엄청 이상해요. 그런데 여자애들한테 조금 많이 했어요."]

성적인 소재의 사진들과 농담들을 담은 개인 블로그 내용까지 공개되면서 파문은 일파만파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엔 속옷빨기 숙제를 했던 학생들 사진을 학부모 동의없이 자신의 유튜브에 올리기도 했는데요.

[학부모/음성변조 : "인성교육이라고 하셨고 그 볼 수 있는 사람이 저희 부모님들하고 선생님 밖에 없는 사진들이거든요. 그런 영상이 희한한 제목으로 있더라고요. 저희는 정말 놀랬어요. 너무 놀랐고."]

파문이 커지자 A씨, 두 차례 걸쳐 입장문을 냈습니다.

그는 지난 27일 입장문에서 “학부모와 소통이 덜 된 상태에서 과제를 내 준 게 실수였다”고 했는데요.

이어 어제 오후 다시 입장문을 내고 자신이 마녀사냥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고 호소했습니다.

그러면서 “더 이상 교육이 맘카페나 익명의 네티즌들로 휘둘려서는 안된다”며, 인터넷 실명제를 위한 서명운동을 벌이겠단 뜻까지 밝혔는데요.

하지만 반성없는 A씨의 이런 입장문에 국민적 공분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학부모/음성변조 : "입장문 보고 제일 중요한 게 빠졌다고 생각을 했었거든요. 그걸로 해서 기분이 나빴을 어머님이나 이런 분들한테 먼저 죄송하다고 말씀부터 드려야 되는 게 맞잖아요. 그런데 그런 말 한마디도 없으세요."]

그의 파면을 요구하는 국민청원은 게시 이틀 만에 동의 12만 명을 넘긴 상황.

전문가들의 우려도 높습니다.

[노정민/한국대학성평등상담소 협의회 대표 : "성 평등교육이 우리 교사들에게 특히 중요하다고 강조되는 배경에는 학생들을 지도하시는 일선에 계시는 분들로서 특히 저학년들이 교사를 대하는 입장은 상당히 훨씬 더 많은 영향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인 것인데 성희롱 여부를 넘어서 어떻게 보면 교육받아야 하는 학생의 입장에서 잘못된 콘텐츠로 교육을 받았다고 볼 수도 있는 만큼 상당히 치명적이고 위험한 일이라고 생각이 들고요."]

전교조는 어제 성명을 통해 "제자를 대상으로 수년간 성적 유희를 저지른 이번 사건은 그루밍 성범죄"라면서 당국의 엄정한 대처를 주문했습니다.

앞으로 경찰 수사와 교육청 조사가 마무리되면 교육청은 A씨에 대한 징계 여부를 결정하게 되는데요.

하지만 학부모 동의 없이 올린 학생들의 속옷빨래 사진이 제3자에 의해 음란물사이트 등으로 퍼진 정황까지 추가로 발견되면서 논란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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