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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의 눈] 일하다 죽지 않게…공사장 추락만 막아도 260명 살린다
입력 2020.07.16 (21:27) 수정 2020.07.23 (13:16) 뉴스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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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의 눈] 일하다 죽지 않게…공사장 추락만 막아도 260명 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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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하다 죽지 않게...

지난 일주일 동안 일하다 숨져 간 노동자 현황 살펴봅니다.

노동건강연대와 KBS가 집계한 사망 노동자 13명입니다.

바로 어제도 경력 25년의 50대 노동자가 집으로 퇴근하지 못했습니다.

매일 하던 작업이었습니다.

철판을 찍어 누르는 장비, 이물질을 치우려고 했을 뿐인데, 사람을 덮칠 줄은 몰랐습니다.

안전장치도 확인했는데...

추정 원인은 기계 오작동, 25년 베테랑 노동자에겐 너무도 억울한 죽음입니다.

7월 12일 경기도 광주 50대 이주노동자 사망.

깔림.

7월 12일 경기도 파주, 50대 사망.

장비에 부딪힘.

7월 13일 경기도 시흥 40대 사망.

폭발.

지난 일주일, 하루 평균 2명이 이렇게 숨져갔습니다.

2019년 일터에서 사고로 숨진 노동자 855 명, 이 중 절반인 428명이 건설현장에서 난 사고 때문이었습니다.

아주 간단한 안전장치만 제대로 했어도 막을 수 있는 억울한 죽음이었습니다.

실제 건설현장 노동자들이 어떤 위험에 노출돼 있는지, 허효진 기자가 산업안전보건공단과 함께 현장을 점검해봤습니다.

[리포트]

경기도의 한 단독주택 건설현장.

3층짜리 건물 지붕 위에서 작업 중인 노동자들이 보입니다.

그런데, 안전줄은 커녕, 안전모도 쓰지 않았습니다.

보는 사람이 더 아찔할 정돕니다.

안전보건공단 직원들이 갑자기 들이닥치니,

["안전보건공단에서 나왔는데요 (소장님 지금 나가서 안 계세요.)."]

그제야 안전모를 챙깁니다.

노동자들이 일하던 3층으로 올라가 봤습니다.

쇠를 자르는 '절삭기' 앞에 쌓여 있는 철근 더미.

절단 작업을 하면 불꽃이 튀는데도, 바로 옆엔 불에 취약한 우레탄폼이 불꽃방지용 천도 없이 그대로 방치돼 있습니다.

실제 불이 난 적도 있다고 합니다.

[건설현장 노동자/음성변조 : "(소화기도 한 대 여기 갖다 놓으셔야 해요.) 저희도 하다 보니까 불이 난 적이 몇 번 있었거든요. 소화기보다 물이 더 빠르더라고요."]

용접 작업하는 곳 천장에도, 바닥에도, 우레탄 폼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습니다.

38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천 냉동창고 화재도 용접 불꽃이 우레탄폼에 옮겨붙으면서 시작됐습니다.

이번엔 건물 외벽, 사람이 오갈 수 있게 임시가설물이 설치돼 있지만, 벽체와 가설물 사이가 비어 있어 자칫하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좁니다.

[채희윤/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 "근로자가 작업을 한다면 이 발판 위로 올라가야 하잖아요. 떨어질 위험이 있기 때문에 발판을 여기까지 설치를 해놓고 완전한 통로를 확보한 다음에 (작업을 해야 합니다)."]

창문이 만들어질 공간도 휑하니 비어 있는데, 추락을 막기 위한 난간도 설치가 안 돼 있고 노동자들이 하루 수십 번은 오르내리는 계단에도 역시 안전장치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또 다른 주택 건설 현장.

쌓여있는 자재들 사이로 한 명이 겨우 지날 정도지만 여기도 추락방지망은 없습니다.

건물과 가설물 사이에 아슬아슬하게 걸쳐놓은 임시 통로도 추락 위험 요솝니다.

["이것도 치워주시고, 밑에처럼 출입금지를 아예 달아주세요. 근로자분들이 임의대로 쓸 수 있으니깐."]

안전장치 소홀한 핑계도 가지가지.

[현장소장/음성변조 : "지붕 올린 지 이틀 됐어요. 자재 빠지고 나면 (안전장치) 설치한다고 지금 해놓고는 제가 자재 발주 넣어놓는다고 나갔다가..."]

하루 동안 점검한 중소 규모 건설현장 3곳에서 적발된 것만 17가지입니다.

지난 한해 일터에서 목숨을 잃은 사고의 절반가량이(428명) 건설 현장에서 일어났습니다.

특히 260명이 떨어져 숨졌습니다.

추락 방지만 제대로 했어도 이 소중한 260명의 목숨을 살릴 수 있었단 얘깁니다.

KBS 뉴스 허효진입니다.

촬영기자:민창호 김민준/영상편집:박주연/그래픽:최창준 김지훈
  • [앵커의 눈] 일하다 죽지 않게…공사장 추락만 막아도 260명 살린다
    • 입력 2020.07.16 (21:27)
    • 수정 2020.07.23 (13:16)
    뉴스 9
[앵커의 눈] 일하다 죽지 않게…공사장 추락만 막아도 260명 살린다
[앵커]

일하다 죽지 않게...

지난 일주일 동안 일하다 숨져 간 노동자 현황 살펴봅니다.

노동건강연대와 KBS가 집계한 사망 노동자 13명입니다.

바로 어제도 경력 25년의 50대 노동자가 집으로 퇴근하지 못했습니다.

매일 하던 작업이었습니다.

철판을 찍어 누르는 장비, 이물질을 치우려고 했을 뿐인데, 사람을 덮칠 줄은 몰랐습니다.

안전장치도 확인했는데...

추정 원인은 기계 오작동, 25년 베테랑 노동자에겐 너무도 억울한 죽음입니다.

7월 12일 경기도 광주 50대 이주노동자 사망.

깔림.

7월 12일 경기도 파주, 50대 사망.

장비에 부딪힘.

7월 13일 경기도 시흥 40대 사망.

폭발.

지난 일주일, 하루 평균 2명이 이렇게 숨져갔습니다.

2019년 일터에서 사고로 숨진 노동자 855 명, 이 중 절반인 428명이 건설현장에서 난 사고 때문이었습니다.

아주 간단한 안전장치만 제대로 했어도 막을 수 있는 억울한 죽음이었습니다.

실제 건설현장 노동자들이 어떤 위험에 노출돼 있는지, 허효진 기자가 산업안전보건공단과 함께 현장을 점검해봤습니다.

[리포트]

경기도의 한 단독주택 건설현장.

3층짜리 건물 지붕 위에서 작업 중인 노동자들이 보입니다.

그런데, 안전줄은 커녕, 안전모도 쓰지 않았습니다.

보는 사람이 더 아찔할 정돕니다.

안전보건공단 직원들이 갑자기 들이닥치니,

["안전보건공단에서 나왔는데요 (소장님 지금 나가서 안 계세요.)."]

그제야 안전모를 챙깁니다.

노동자들이 일하던 3층으로 올라가 봤습니다.

쇠를 자르는 '절삭기' 앞에 쌓여 있는 철근 더미.

절단 작업을 하면 불꽃이 튀는데도, 바로 옆엔 불에 취약한 우레탄폼이 불꽃방지용 천도 없이 그대로 방치돼 있습니다.

실제 불이 난 적도 있다고 합니다.

[건설현장 노동자/음성변조 : "(소화기도 한 대 여기 갖다 놓으셔야 해요.) 저희도 하다 보니까 불이 난 적이 몇 번 있었거든요. 소화기보다 물이 더 빠르더라고요."]

용접 작업하는 곳 천장에도, 바닥에도, 우레탄 폼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습니다.

38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천 냉동창고 화재도 용접 불꽃이 우레탄폼에 옮겨붙으면서 시작됐습니다.

이번엔 건물 외벽, 사람이 오갈 수 있게 임시가설물이 설치돼 있지만, 벽체와 가설물 사이가 비어 있어 자칫하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좁니다.

[채희윤/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 "근로자가 작업을 한다면 이 발판 위로 올라가야 하잖아요. 떨어질 위험이 있기 때문에 발판을 여기까지 설치를 해놓고 완전한 통로를 확보한 다음에 (작업을 해야 합니다)."]

창문이 만들어질 공간도 휑하니 비어 있는데, 추락을 막기 위한 난간도 설치가 안 돼 있고 노동자들이 하루 수십 번은 오르내리는 계단에도 역시 안전장치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또 다른 주택 건설 현장.

쌓여있는 자재들 사이로 한 명이 겨우 지날 정도지만 여기도 추락방지망은 없습니다.

건물과 가설물 사이에 아슬아슬하게 걸쳐놓은 임시 통로도 추락 위험 요솝니다.

["이것도 치워주시고, 밑에처럼 출입금지를 아예 달아주세요. 근로자분들이 임의대로 쓸 수 있으니깐."]

안전장치 소홀한 핑계도 가지가지.

[현장소장/음성변조 : "지붕 올린 지 이틀 됐어요. 자재 빠지고 나면 (안전장치) 설치한다고 지금 해놓고는 제가 자재 발주 넣어놓는다고 나갔다가..."]

하루 동안 점검한 중소 규모 건설현장 3곳에서 적발된 것만 17가지입니다.

지난 한해 일터에서 목숨을 잃은 사고의 절반가량이(428명) 건설 현장에서 일어났습니다.

특히 260명이 떨어져 숨졌습니다.

추락 방지만 제대로 했어도 이 소중한 260명의 목숨을 살릴 수 있었단 얘깁니다.

KBS 뉴스 허효진입니다.

촬영기자:민창호 김민준/영상편집:박주연/그래픽:최창준 김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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