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뿐인 ‘택배 분류’ 인력 충원…기준 시급

입력 2020.10.12 (21:28) 수정 2020.10.12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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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와 배송업계는 추석 성수기 만이라도 분류 인력을 충원하겠다고 했지만, 업장마다 사정은 제각각이었습니다.

분류 작업의 책임과 비용 문제를 명확히 하지 않으면, 같은 문제가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입니다.

계속해서 천효정 기자입니다.

[리포트]

고 김원종 씨가 근무했던 택배 대리점에 추석 성수기 인력 충원은 없었습니다.

대리점 인력은 모두 15명, 2명이 분류를 전담하는 아르바이트생인데 몇 달 전부터 이미 일하고 있었습니다.

나머지 13명은 모두 택배기사로 이 가운데 10명은 배달만 했습니다.

김 씨를 포함한 3명이 아침 일찍부터 나와 분류부터 배송작업까지 도맡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기존 인력 그대로 늘어난 추석 택배 물량을 소화한 것입니다.

[진경호/택배노동자 과로사 : "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 "(택배기사가) 1인당 40만 원씩을 분담했다는 거예요. 그런데 '나는 40만 원도 너무 아까워'라고 하면 택배기사 세 분이 이 분류인력에 투입된 거고…."]

택배 분류 작업에 대한 책임과 비용 문제가 명확하지 않아 기사가 분류작업을 안 하려면 대체 인력 고용 비용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택배노조는 대가도 없이 하는 분류작업이 장시간 노동과 과로사의 주된 원인이라는 입장인 반면, 회사 측은 배송 수수료에 분류 작업 비용까지 포함돼 있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도 적극적인 개입을 못 하고 있습니다.

특수고용직인 택배기사와 대리점 사이 계약에 개입할 근거 법령이 없다 보니 적극적으로 조사하거나 시정명령을 내릴 권한이 없다는 입장만 반복하고 있습니다.

성수기 추가 인력이 투입된다 해도 현장 상황에 따라 택배 기사들의 과도한 노동은 반복될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는 올해 안에 분류 작업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는 택배 표준 계약서를 도입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얼마나 구속력이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KBS 뉴스 천효정입니다.

촬영기자:김제원/영상편집:김대범/그래픽:이희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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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말뿐인 ‘택배 분류’ 인력 충원…기준 시급
    • 입력 2020-10-12 21:28:07
    • 수정2020-10-12 22: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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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와 배송업계는 추석 성수기 만이라도 분류 인력을 충원하겠다고 했지만, 업장마다 사정은 제각각이었습니다.

분류 작업의 책임과 비용 문제를 명확히 하지 않으면, 같은 문제가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입니다.

계속해서 천효정 기자입니다.

[리포트]

고 김원종 씨가 근무했던 택배 대리점에 추석 성수기 인력 충원은 없었습니다.

대리점 인력은 모두 15명, 2명이 분류를 전담하는 아르바이트생인데 몇 달 전부터 이미 일하고 있었습니다.

나머지 13명은 모두 택배기사로 이 가운데 10명은 배달만 했습니다.

김 씨를 포함한 3명이 아침 일찍부터 나와 분류부터 배송작업까지 도맡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기존 인력 그대로 늘어난 추석 택배 물량을 소화한 것입니다.

[진경호/택배노동자 과로사 : "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 "(택배기사가) 1인당 40만 원씩을 분담했다는 거예요. 그런데 '나는 40만 원도 너무 아까워'라고 하면 택배기사 세 분이 이 분류인력에 투입된 거고…."]

택배 분류 작업에 대한 책임과 비용 문제가 명확하지 않아 기사가 분류작업을 안 하려면 대체 인력 고용 비용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택배노조는 대가도 없이 하는 분류작업이 장시간 노동과 과로사의 주된 원인이라는 입장인 반면, 회사 측은 배송 수수료에 분류 작업 비용까지 포함돼 있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도 적극적인 개입을 못 하고 있습니다.

특수고용직인 택배기사와 대리점 사이 계약에 개입할 근거 법령이 없다 보니 적극적으로 조사하거나 시정명령을 내릴 권한이 없다는 입장만 반복하고 있습니다.

성수기 추가 인력이 투입된다 해도 현장 상황에 따라 택배 기사들의 과도한 노동은 반복될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는 올해 안에 분류 작업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는 택배 표준 계약서를 도입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얼마나 구속력이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KBS 뉴스 천효정입니다.

촬영기자:김제원/영상편집:김대범/그래픽:이희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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