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임위 바꾸겠다더니…한 달 반째 이해충돌?

입력 2020.11.17 (06:42) 수정 2020.11.17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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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KBS가 21대 국회의원의 주식 백지신탁 심사 결과를 조사했더니, 심사 대상 42건 가운데 27명이 주식과 상임위 직무가 관련성 있다는 판단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해충돌 가능성이 있다는 건데, 의원 2명은 주식을 팔지도 않고 상임위를 바꾸지도 않은 채 한 달 반 넘게 그대로 활동했습니다.

정성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서울 구로구의 정보 보안업체,

국민의힘 이영 의원이 20년간 운영해온 곳인데, 정부기관과 금융업체가 납품처입니다.

3년 전에는 이 벤처캐피탈 회사를 직접 설립하기도 했습니다.

[회사 관계자/음성변조 : "투자자랑 벤처 업체들 연계를 해서 투자를 해주고, 벤처를 발전시켜주는 그런…."]

이영 의원은 두 업체의 최대주주로, 20억 원 넘는 주식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금융 관련 법과 감독기관을 관할하는 국회 정무위에 배정됐습니다.

주식 백지신탁심사위원회는 이 의원이 보유한 두 업체 주식이 정무위 활동과 직무 관련성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심사결과를 받은 건 9월 2일, 한 달 안에 주식을 팔거나 백지신탁 해야 하지만 이 의원은 그러지 않았습니다.

대신 상임위 교체를 신청해놓고 정무위 국정감사와 예산심의 활동을 한 달 반 넘게 계속했습니다.

벤처캐피탈 활성화 법안 여러 건도 대표 발의했습니다.

[이영/국민의힘/10/8 : "VC(벤처캐피탈)가 망하고 다시 새롭게 생겨납니다. 이러다 보니까 VC도 지금 스타트업입니다. 장기적인 투자가 거의 불가능하고요."]

경북 경산시에 위치한 위성기술 벤처회사.

국민의힘 조명희 의원이 지분 98%를 보유한 업체입니다.

과기부 출연금 16억여 원을 받아 아리랑 위성 관련 용역도 주관했습니다.

[회사 관계자 : "(국가연구사업을 진행하는 게 꽤 많더라고요?) 네. 그렇습니다. 특별히(매출로) 잡고 그렇진 않아요."]

위성정보 전문가인 조 의원은 이 회사를 포함해 위성기술업체 2곳 주식을 47억 원어치 보유 중입니다.

그런데 과기부와 항공우주연구원 등을 관할하는 국회 과방위에 배정됐습니다.

주식 심사 결과는 '직무 관련성 있음'.

조 의원 역시 주식을 팔지 않고 상임위 교체를 신청했지만, 그 뒤로도 한 달 반 넘게 과방위 활동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조명희/국민의힘 : "현업에 쓸 수 있도록 조치를 하셔야지 위성 활용도 안 되시면서 계속 쥐고 있으면 국가적인 정말 큰 재앙입니다."]

두 의원 모두 직무 관련성이 있다는 결정에도 법정 기한을 넘겨 주식을 팔지도, 상임위를 그만두지도 않아 공직자윤리법 위반 소지가 있습니다.

이영 의원은 공직자가 의정 활동을 사익에 이용하는 일은 사라져야 한다고 믿는다며 이해충돌에 해당할 활동을 한 적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조명희 의원은 심사 결과를 받고 과방위 사보임 신청을 했지만 당 사정으로 교체되지 않아 원내지도부에 거듭 촉구했다고 밝혔습니다.

[주호영/국민의힘 원내대표 : "오려고 하는 사람이 없어서 강제로 누구를 빼내야 해요. 머지않아 딴 데로 배치할 거예요."]

KBS 취재가 시작되자 국민의힘은 어제 조명희 의원 상임위를 주호영 원내대표와 바꿔 복지위로 교체하고 이영 의원 상임위는 행안위로 교체했습니다.

KBS 뉴스 정성호입니다.

촬영기자:박상욱 김재현/그래픽:이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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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임위 바꾸겠다더니…한 달 반째 이해충돌?
    • 입력 2020-11-17 06:42:41
    • 수정2020-11-17 08:0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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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KBS가 21대 국회의원의 주식 백지신탁 심사 결과를 조사했더니, 심사 대상 42건 가운데 27명이 주식과 상임위 직무가 관련성 있다는 판단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해충돌 가능성이 있다는 건데, 의원 2명은 주식을 팔지도 않고 상임위를 바꾸지도 않은 채 한 달 반 넘게 그대로 활동했습니다.

정성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서울 구로구의 정보 보안업체,

국민의힘 이영 의원이 20년간 운영해온 곳인데, 정부기관과 금융업체가 납품처입니다.

3년 전에는 이 벤처캐피탈 회사를 직접 설립하기도 했습니다.

[회사 관계자/음성변조 : "투자자랑 벤처 업체들 연계를 해서 투자를 해주고, 벤처를 발전시켜주는 그런…."]

이영 의원은 두 업체의 최대주주로, 20억 원 넘는 주식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금융 관련 법과 감독기관을 관할하는 국회 정무위에 배정됐습니다.

주식 백지신탁심사위원회는 이 의원이 보유한 두 업체 주식이 정무위 활동과 직무 관련성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심사결과를 받은 건 9월 2일, 한 달 안에 주식을 팔거나 백지신탁 해야 하지만 이 의원은 그러지 않았습니다.

대신 상임위 교체를 신청해놓고 정무위 국정감사와 예산심의 활동을 한 달 반 넘게 계속했습니다.

벤처캐피탈 활성화 법안 여러 건도 대표 발의했습니다.

[이영/국민의힘/10/8 : "VC(벤처캐피탈)가 망하고 다시 새롭게 생겨납니다. 이러다 보니까 VC도 지금 스타트업입니다. 장기적인 투자가 거의 불가능하고요."]

경북 경산시에 위치한 위성기술 벤처회사.

국민의힘 조명희 의원이 지분 98%를 보유한 업체입니다.

과기부 출연금 16억여 원을 받아 아리랑 위성 관련 용역도 주관했습니다.

[회사 관계자 : "(국가연구사업을 진행하는 게 꽤 많더라고요?) 네. 그렇습니다. 특별히(매출로) 잡고 그렇진 않아요."]

위성정보 전문가인 조 의원은 이 회사를 포함해 위성기술업체 2곳 주식을 47억 원어치 보유 중입니다.

그런데 과기부와 항공우주연구원 등을 관할하는 국회 과방위에 배정됐습니다.

주식 심사 결과는 '직무 관련성 있음'.

조 의원 역시 주식을 팔지 않고 상임위 교체를 신청했지만, 그 뒤로도 한 달 반 넘게 과방위 활동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조명희/국민의힘 : "현업에 쓸 수 있도록 조치를 하셔야지 위성 활용도 안 되시면서 계속 쥐고 있으면 국가적인 정말 큰 재앙입니다."]

두 의원 모두 직무 관련성이 있다는 결정에도 법정 기한을 넘겨 주식을 팔지도, 상임위를 그만두지도 않아 공직자윤리법 위반 소지가 있습니다.

이영 의원은 공직자가 의정 활동을 사익에 이용하는 일은 사라져야 한다고 믿는다며 이해충돌에 해당할 활동을 한 적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조명희 의원은 심사 결과를 받고 과방위 사보임 신청을 했지만 당 사정으로 교체되지 않아 원내지도부에 거듭 촉구했다고 밝혔습니다.

[주호영/국민의힘 원내대표 : "오려고 하는 사람이 없어서 강제로 누구를 빼내야 해요. 머지않아 딴 데로 배치할 거예요."]

KBS 취재가 시작되자 국민의힘은 어제 조명희 의원 상임위를 주호영 원내대표와 바꿔 복지위로 교체하고 이영 의원 상임위는 행안위로 교체했습니다.

KBS 뉴스 정성호입니다.

촬영기자:박상욱 김재현/그래픽:이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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