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노동자 또 ‘과로사 추정’ 사망…올해만 16번째

입력 2020.12.23 (21:47) 수정 2020.12.23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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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택배기사 또 한 명이 오늘(23일) 숨졌습니다.

택배노조는 명백한 과로사라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과로사로 추정되는 택배기사가 올해만 16명이나 되지만, 아직 노동 환경은 별 달라진 게 없습니다.

양예빈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7월에 롯데택배에 입사한 34살 박 모 씨.

오늘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입사한 지 불과 여섯달 만입니다.

고된 일 때문에 최근 많이 힘들어했다는 게 가족들의 증언입니다.

[유가족/음성변조 : "살이 되게 많이 빠졌어요. 20kg 넘게 빠지고. 코피 쏟은 날도 있고. 감기를 달고 살고."]

노조 측은 박 씨가 매일 새벽 6시에 출근해 오후 2시까지 분류 작업을 했고, 늦은 밤까지 3백 개가 넘는 물량을 배송해야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박 씨가 동료와 나눈 문자메시지를 공개하며 과도한 노동으로 인한 명백한 과로사라고 강조했습니다.

["고인은 매일 새벽 출근하여 손수 장시간 분류작업을 하고 그 이후에 자신의 물량을 배송하는 등 매일같이 장시간 고강도 노동에 노출돼 있었던 것입니다."]

또 박 씨는 취업을 하면 해야하는 입직신고조차도 돼있지 않았습니다.

[진경호/전국택배연대노조 수석부위원장 : "말 그대로 이 분은 롯데택배에서 근무했지만 정부기관 통계에 잡히지 않는 이른바 유령 택배기사로 돼 있습니다."]

지난 10월 롯데택배는 택배기사 과로사 방지를 위해 분류지원 인력 1000명을 투입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박 씨가 일했던 집배센터엔 분류 인력이 한 명도 투입되지 않았습니다.

롯데택배 측은 이 같은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고인의 평균 배송물량은 250개 정도였고 심야배송은 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앞서 지난 14일엔 한진택배 기사가 배송중 뇌출혈로 쓰러졌고, 어제는 로젠택배에서 50대 기사가 분류 작업을 하다 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고를 당했습니다.

택배기사의 잇단 과로사와 사고에 각 기업들이 앞다퉈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도 택배노동 현장은 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KBS 뉴스 양예빈입니다.

촬영기자:김태현/영상편집:성동혁/보도그래픽:이희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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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택배 노동자 또 ‘과로사 추정’ 사망…올해만 16번째
    • 입력 2020-12-23 21:47:20
    • 수정2020-12-23 22:08:27
    뉴스 9
[앵커]

택배기사 또 한 명이 오늘(23일) 숨졌습니다.

택배노조는 명백한 과로사라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과로사로 추정되는 택배기사가 올해만 16명이나 되지만, 아직 노동 환경은 별 달라진 게 없습니다.

양예빈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7월에 롯데택배에 입사한 34살 박 모 씨.

오늘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입사한 지 불과 여섯달 만입니다.

고된 일 때문에 최근 많이 힘들어했다는 게 가족들의 증언입니다.

[유가족/음성변조 : "살이 되게 많이 빠졌어요. 20kg 넘게 빠지고. 코피 쏟은 날도 있고. 감기를 달고 살고."]

노조 측은 박 씨가 매일 새벽 6시에 출근해 오후 2시까지 분류 작업을 했고, 늦은 밤까지 3백 개가 넘는 물량을 배송해야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박 씨가 동료와 나눈 문자메시지를 공개하며 과도한 노동으로 인한 명백한 과로사라고 강조했습니다.

["고인은 매일 새벽 출근하여 손수 장시간 분류작업을 하고 그 이후에 자신의 물량을 배송하는 등 매일같이 장시간 고강도 노동에 노출돼 있었던 것입니다."]

또 박 씨는 취업을 하면 해야하는 입직신고조차도 돼있지 않았습니다.

[진경호/전국택배연대노조 수석부위원장 : "말 그대로 이 분은 롯데택배에서 근무했지만 정부기관 통계에 잡히지 않는 이른바 유령 택배기사로 돼 있습니다."]

지난 10월 롯데택배는 택배기사 과로사 방지를 위해 분류지원 인력 1000명을 투입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박 씨가 일했던 집배센터엔 분류 인력이 한 명도 투입되지 않았습니다.

롯데택배 측은 이 같은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고인의 평균 배송물량은 250개 정도였고 심야배송은 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앞서 지난 14일엔 한진택배 기사가 배송중 뇌출혈로 쓰러졌고, 어제는 로젠택배에서 50대 기사가 분류 작업을 하다 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고를 당했습니다.

택배기사의 잇단 과로사와 사고에 각 기업들이 앞다퉈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도 택배노동 현장은 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KBS 뉴스 양예빈입니다.

촬영기자:김태현/영상편집:성동혁/보도그래픽:이희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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