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청소년 수련원 여전히 위험!

입력 2004.06.29 (22:07)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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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린이 19명의 목숨을 앗아간 5년 전의 씨랜드 화재참사 기억하실 겁니다.
이른바 샌드위치 패널로 만든 숙소에 소화시설마저 갖추지 않아 일어난 대참변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의 청소년 수련원은 어떻게 달라졌을까요?
한마디로 5년 전이나 지금이나 안전불감증은 그대로였습니다.
현장추적 이석재 기자입니다.
⊙기자: 스티로폼에 양철판을 붙인 일명 샌드위치 패널 숙소에서 일어난 불은 잠자던 19명의 어린 목숨을 앗아갔습니다.
산 중턱에 자리잡은 청소년 수련시설입니다.
300여 명이 잘 수 있는 숙소 세 동이 모두 샌드위치 패널로 지어졌습니다.
⊙수련원 운영자: 보통 잠자는 데는 다 이런 식입니다.
허가를 받았다는 건 애들을 재워도 괜찮다는 얘기 아닙니까?
⊙기자: 화재 경보기는 고장나 있고 소화기들도 하나같이 비어있습니다.
⊙기자: 점검은 언제 받으셨어요?
⊙수련원 운영자: 점검은 수시로 한 번씩은 합니다.
⊙기자: 벽돌 건물처럼 보이는 이 수련원 숙소 샌드위치 패널로 지어졌습니다.
소화시설은 엉망이면서도 점검일지에는 모두 정상입니다.
⊙수련원 운영자: 점검에 참여를 안 하니까 잘 모르겠는데 자기들이 다 알아서 하겠지요, 뭐.
⊙기자: 폐교를 개조한 이 수련원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가평군청 관계자: 숙소를 경량 철골조 (샌드위치 패널)로 허가해 주지 말라는 법적 조항은 아마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기자: 이런 패널이 화재에 얼마나 취약한지 실험해 봤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불길이 스티로폼을 싸고 맹렬하게 타오릅니다.
실제로 화재가 난다면 이 스티로폼이 불쏘시개 역할을 하면서 건물 전체로 번질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또 철판 안쪽을 따라 불길이 이동하기 때문에 끄기도 어렵습니다.
⊙이용재(경민대학 소방과학과 교수): 다른 재료에 비해서 어떤 화재의 확산 속도가 굉장히 빠릅니다, 이것이...
그래서 더 위험할 수 있는 거고요.
⊙기자: 그러나 유독 담당 공무원만은 패널의 안전성을 믿고 있습니다.
⊙배광호(문화관광부 청소년수련과 사무관): 철판에서 공기라든가 불꽃이 그쪽으로 안 튀어 들어가도록만 해 주면 화재 날 염려는 없다고 봅니다.
⊙기자: 정부의 안전불감증은 여기에 그치지 않습니다.
문화관광부가 최근 안전점검을 했다는 한 수련시설입니다.
소방점검까지 받은 곳인데도 비상 손전등이나 소화기, 심지어는 방화문도 제대로 된 게 없습니다.
어린이 19명의 목숨과 맞바꾼 뼈아픈 교훈이 정부와 일부 수련원의 안전불감증으로 또다시 잊혀지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이석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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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추적]청소년 수련원 여전히 위험!
    • 입력 2004-06-29 21:24:41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어린이 19명의 목숨을 앗아간 5년 전의 씨랜드 화재참사 기억하실 겁니다. 이른바 샌드위치 패널로 만든 숙소에 소화시설마저 갖추지 않아 일어난 대참변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의 청소년 수련원은 어떻게 달라졌을까요? 한마디로 5년 전이나 지금이나 안전불감증은 그대로였습니다. 현장추적 이석재 기자입니다. ⊙기자: 스티로폼에 양철판을 붙인 일명 샌드위치 패널 숙소에서 일어난 불은 잠자던 19명의 어린 목숨을 앗아갔습니다. 산 중턱에 자리잡은 청소년 수련시설입니다. 300여 명이 잘 수 있는 숙소 세 동이 모두 샌드위치 패널로 지어졌습니다. ⊙수련원 운영자: 보통 잠자는 데는 다 이런 식입니다. 허가를 받았다는 건 애들을 재워도 괜찮다는 얘기 아닙니까? ⊙기자: 화재 경보기는 고장나 있고 소화기들도 하나같이 비어있습니다. ⊙기자: 점검은 언제 받으셨어요? ⊙수련원 운영자: 점검은 수시로 한 번씩은 합니다. ⊙기자: 벽돌 건물처럼 보이는 이 수련원 숙소 샌드위치 패널로 지어졌습니다. 소화시설은 엉망이면서도 점검일지에는 모두 정상입니다. ⊙수련원 운영자: 점검에 참여를 안 하니까 잘 모르겠는데 자기들이 다 알아서 하겠지요, 뭐. ⊙기자: 폐교를 개조한 이 수련원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가평군청 관계자: 숙소를 경량 철골조 (샌드위치 패널)로 허가해 주지 말라는 법적 조항은 아마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기자: 이런 패널이 화재에 얼마나 취약한지 실험해 봤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불길이 스티로폼을 싸고 맹렬하게 타오릅니다. 실제로 화재가 난다면 이 스티로폼이 불쏘시개 역할을 하면서 건물 전체로 번질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또 철판 안쪽을 따라 불길이 이동하기 때문에 끄기도 어렵습니다. ⊙이용재(경민대학 소방과학과 교수): 다른 재료에 비해서 어떤 화재의 확산 속도가 굉장히 빠릅니다, 이것이... 그래서 더 위험할 수 있는 거고요. ⊙기자: 그러나 유독 담당 공무원만은 패널의 안전성을 믿고 있습니다. ⊙배광호(문화관광부 청소년수련과 사무관): 철판에서 공기라든가 불꽃이 그쪽으로 안 튀어 들어가도록만 해 주면 화재 날 염려는 없다고 봅니다. ⊙기자: 정부의 안전불감증은 여기에 그치지 않습니다. 문화관광부가 최근 안전점검을 했다는 한 수련시설입니다. 소방점검까지 받은 곳인데도 비상 손전등이나 소화기, 심지어는 방화문도 제대로 된 게 없습니다. 어린이 19명의 목숨과 맞바꾼 뼈아픈 교훈이 정부와 일부 수련원의 안전불감증으로 또다시 잊혀지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이석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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