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취재진 전면 철수…상봉 정상 진행

입력 2006.03.23 (22:31) 수정 2018.08.29 (15:0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금강산에서 오늘부터 이산가족 2진 상봉이 시작됐습니다만 납북 표현을 계속 문제 삼은 북측에 대한 항의로 남측 언론사들은 모두 취재를 중단하고 오늘 저녁 귀환길에 올랐습니다.

사태의 전말과 북측의 의도를 김정환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제13차 상봉 첫날인 지난 20일 69년 고기잡이 중 납북된 천문석씨는 37년 만에 아내와 아들을 만났습니다.

이 사연을 보도하는 남측 방송 기자들이 납북 나포 등의 단어를 썼다며 북측은 뉴스 테이프를 빼앗고 서울로의 송출을 막았습니다.

다음날 북측은 개별 상봉을 지연시켜 가며 방송사 기자들의 취재를 제한했고, 급기야 어제 남측 상봉단의 귀환을 막아가며 일부 방송 기자의 철수를 요구하기에 이릅니다.

철수하지 않으면 북측 법에 따라 처리하겠다는 신변 위협까지 잇따르자 결국 해당 방송사는 귀환을 결정했습니다.

그러나 남아 있던 공동 취재단은, 더이상의 취재가 불가능하다며 자유로운 취재를 보장하라는 대북 항의 성명을 발표한 뒤 오늘밤 8시 10분쯤 금강산을 떠나 귀환길에 올랐습니다.

이종석 통일부 장관은 북측에 유감을 전하고 시정을 촉구했다고 밝혔지만, 사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북측의 이런 무리하고 일방적인 태도는 무엇보다 납북자체를 인정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그간 의거 월북은 있으나 납북은 없다, 국군포로도 없다는 공식 입장을 견지해 왔습니다.

여기에 우리 정부가 올해 들어 납북자와 국군 포로 문제의 해결을 강조하고 나온 것에 대한 대응 차원이란 분석도 제기됩니다.

<인터뷰>이우영(북한대학원 대학교 교수) : "지난달 적십자 회담 등 납북자 문제를 의제로 내놓는데 대해,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간접적으로 보여준 것입니다."

또한 지난 12차 상봉때도 비슷한 상황이 있었는데 이번에 이처럼 강하게 나온 배경으로는 장관급 회담을 미룬 이유로 든 한.미 연합전시증원, RSOI 연습 등에 대한 경고의 의미도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북한은 외무성 대변인은 오늘 25일 시작될 RSOI를 비난하면서 "강력한 자위적 행동조치로 대응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북한이 남북 관계의 큰 판까지 흔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납북자와 국군 포로 문제가 가닥을 잡기 전까지는, 같은 문제가 되풀이될 가능성이 큽니다.

KBS 뉴스 김정환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심층취재]취재진 전면 철수…상봉 정상 진행
    • 입력 2006-03-23 21:09:16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멘트> 금강산에서 오늘부터 이산가족 2진 상봉이 시작됐습니다만 납북 표현을 계속 문제 삼은 북측에 대한 항의로 남측 언론사들은 모두 취재를 중단하고 오늘 저녁 귀환길에 올랐습니다. 사태의 전말과 북측의 의도를 김정환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제13차 상봉 첫날인 지난 20일 69년 고기잡이 중 납북된 천문석씨는 37년 만에 아내와 아들을 만났습니다. 이 사연을 보도하는 남측 방송 기자들이 납북 나포 등의 단어를 썼다며 북측은 뉴스 테이프를 빼앗고 서울로의 송출을 막았습니다. 다음날 북측은 개별 상봉을 지연시켜 가며 방송사 기자들의 취재를 제한했고, 급기야 어제 남측 상봉단의 귀환을 막아가며 일부 방송 기자의 철수를 요구하기에 이릅니다. 철수하지 않으면 북측 법에 따라 처리하겠다는 신변 위협까지 잇따르자 결국 해당 방송사는 귀환을 결정했습니다. 그러나 남아 있던 공동 취재단은, 더이상의 취재가 불가능하다며 자유로운 취재를 보장하라는 대북 항의 성명을 발표한 뒤 오늘밤 8시 10분쯤 금강산을 떠나 귀환길에 올랐습니다. 이종석 통일부 장관은 북측에 유감을 전하고 시정을 촉구했다고 밝혔지만, 사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북측의 이런 무리하고 일방적인 태도는 무엇보다 납북자체를 인정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그간 의거 월북은 있으나 납북은 없다, 국군포로도 없다는 공식 입장을 견지해 왔습니다. 여기에 우리 정부가 올해 들어 납북자와 국군 포로 문제의 해결을 강조하고 나온 것에 대한 대응 차원이란 분석도 제기됩니다. <인터뷰>이우영(북한대학원 대학교 교수) : "지난달 적십자 회담 등 납북자 문제를 의제로 내놓는데 대해,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간접적으로 보여준 것입니다." 또한 지난 12차 상봉때도 비슷한 상황이 있었는데 이번에 이처럼 강하게 나온 배경으로는 장관급 회담을 미룬 이유로 든 한.미 연합전시증원, RSOI 연습 등에 대한 경고의 의미도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북한은 외무성 대변인은 오늘 25일 시작될 RSOI를 비난하면서 "강력한 자위적 행동조치로 대응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북한이 남북 관계의 큰 판까지 흔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납북자와 국군 포로 문제가 가닥을 잡기 전까지는, 같은 문제가 되풀이될 가능성이 큽니다. KBS 뉴스 김정환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