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 특집] “두 조국 위해 국적도 바꿨습니다”

입력 2006.08.14 (09:39) 수정 2006.08.14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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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볼때마다 참 가슴이 저며오는 듯한 우리 한민족의 아픈 과거사인데요.

억울하게 돌아가신 분들을 위해서라도 우리 민족이 다시 저런 수난을 겪는 일은 없어야할 것 입니다.

두말할 나위가 없죠.

그런데 우리만 그런 각오를 다지면 뭐합니까?

정작 일본은 아직까지도 잘못을 뉘우치지 못 하고, 틈만 나면 독도가 자기네땅이라는둥 주장을 펴고 있는데요.

어떻게 하면 일본이 이런 주장을 못 하도록 만들 수 있을까요?

그 방법을 설파하 는 한 일본인 교수가 있습니다.

이 교수는 일본의 잘못된 역사관을 바로 잡으려 국적까지 한국 국적으로 바꿨는데요.

일본을 제대로 알아서 한국이 다시는 일본에게 당하지 않았으면 하는 게 이 교수의 소망입니다.

양영은 앵커가 만났습니다.

<리포트>

한창 복원 공사가 진행중인 경복궁.

호사카 유지 교수가 일본에서 손님들이 올 때마다 안내하는 곳입니다.

목적지는 건청궁 곤녕합.

1895년 8월 20일 새벽, 명성황후가 일본 낭인들에게 시해된 바로 그 장솝니다.

학창 시절 한국과 관련된 역사를 전혀 배워본 적이 없던 자신처럼 많은 일본인들이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답답함에선데요.

<인터뷰> 호사카 유지(세종대학교 교수) : "일본 사람들은 과거를 진짜 모릅니다. 여성분들은 눈물까지 흘리면서 남의 나라 황후를 이런 식으로 잔인하게 죽였다는 것에 대해서, 과거를 알게 되면 깊은 반성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웬만한 한국 사람보다 더 우리 역사에 정통한 호사카 유지 교수.

이름과 억양은 아직 일본식이지만 한국인이 된 지 올해로 3년쨉니다.

일본에서도 제일이라는 도쿄대 공학부를 졸업한 그가, 쉰을 바라보는 나이에 대한민국에 귀화해 역사학자가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인터뷰> 호사카 유지(세종대학교 교수) : "좀 미친 사람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어딘가에 미친 사람이 있어야 된다, 미쳤다고 해도 그냥 감정적인 게 아니고, 해야 되는 부분은 확실히 해놓고, 일본에서도 양심적인 사람들은 제 이야길 듣거든요."

역도산과 최배달을 동경하며 자랐던 그는, 한국인 아내와 결혼하게 되면서 우리나라에 왔습니다.

그러다 시조의 뿌리가 한국에 있다는 걸 깨닫고 귀화를 결심했는데요.

물론 양국의 역사를 바로 잡으려는 목적이 있어섭니다.

그의 업적은 독도가 한국땅임을 증명하기 위한 노력에서 두드러지는데요.

특히 기회만 있으면 일본에 가서 고지도를 수집합니다.

바로 그것이 일본을 설득시킬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라는데요.

<인터뷰> 호사카 유지(세종대학교 교수) : "이런 논리 있잖아요. 왜 내 마누라를 마누라라고 증명해야 되나...그런데 사실 일본은 자기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엄청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논리로 자료로...제3자가 볼 때 납득하도록 한국은 그런 게 약해요."

사재를 털어 모은 지도만 수십 장,

일부는 한국 정부에 기증했는데요.

이로써 일본 국회의원들을 설득하고, UN 회원국들에게 보낼 논문도 발표합니다.

<인터뷰> 호사카 유지(세종대학교 교수) : "일본은 사무라이 문화였습니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다. 그래서 상대를 연구를 많이 합니다. 그러나 한국은 유교문화라서 상대가 싫다라고 하면 더 이상 알려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성적으로 합리적으로 가르쳐야만 일본 사람들 마음을 바꿔놓을 수 있습니다."

역사를 왜곡하고 있는 일본에 대해 거침없이 할 말을 하다 보면 때론 일본 극우주의자들의 협박을 받기도 한다는데요.

혹시 조국의 이익에 반하는 일을 하고 있다는 부담은 없을까요?

<인터뷰> 호사카 유지(세종대학교 교수) : "애국은 그냥 무조건 나라를 사랑하고 미화할 수 있는 그런 게 아니라, 진정한 나라로 성장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도 하나의 애국이기 때문에 저는 국적은 한국 사람이 되었지만, 일본에 대해서 진짜 애국을 하고 있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가깝지만 먼 나라 일본, 그런 일본이 진정 가까운 우방이 되기 위해선 먼저 그들의 침략성을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또 감정을 앞세울 게 아니라, 실증적이고 논리적인 접근으로 상대가 이견을 내지 못 하도록 해야 한다는 게 호사카 유지 교수의 지론입니다.

마치 일본인이었던 그가 우리 나라에 대해서 집요하게 파헤쳐 알고 있는 것처럼 말이죠.

<인터뷰> 호사카 유지(세종대학교 교수) : "이쪽 나라가 살면 이쪽 나라가 죽는다 그러면 안 되는 것입니다. 과거에는 그게 애국이었는지 모르지만, 21세기에 애국이라는 것은 애 아시아, 애 세계가 돼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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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6-08-14 08:11:41
    • 수정2006-08-14 09:4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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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볼때마다 참 가슴이 저며오는 듯한 우리 한민족의 아픈 과거사인데요. 억울하게 돌아가신 분들을 위해서라도 우리 민족이 다시 저런 수난을 겪는 일은 없어야할 것 입니다. 두말할 나위가 없죠. 그런데 우리만 그런 각오를 다지면 뭐합니까? 정작 일본은 아직까지도 잘못을 뉘우치지 못 하고, 틈만 나면 독도가 자기네땅이라는둥 주장을 펴고 있는데요. 어떻게 하면 일본이 이런 주장을 못 하도록 만들 수 있을까요? 그 방법을 설파하 는 한 일본인 교수가 있습니다. 이 교수는 일본의 잘못된 역사관을 바로 잡으려 국적까지 한국 국적으로 바꿨는데요. 일본을 제대로 알아서 한국이 다시는 일본에게 당하지 않았으면 하는 게 이 교수의 소망입니다. 양영은 앵커가 만났습니다. <리포트> 한창 복원 공사가 진행중인 경복궁. 호사카 유지 교수가 일본에서 손님들이 올 때마다 안내하는 곳입니다. 목적지는 건청궁 곤녕합. 1895년 8월 20일 새벽, 명성황후가 일본 낭인들에게 시해된 바로 그 장솝니다. 학창 시절 한국과 관련된 역사를 전혀 배워본 적이 없던 자신처럼 많은 일본인들이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답답함에선데요. <인터뷰> 호사카 유지(세종대학교 교수) : "일본 사람들은 과거를 진짜 모릅니다. 여성분들은 눈물까지 흘리면서 남의 나라 황후를 이런 식으로 잔인하게 죽였다는 것에 대해서, 과거를 알게 되면 깊은 반성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웬만한 한국 사람보다 더 우리 역사에 정통한 호사카 유지 교수. 이름과 억양은 아직 일본식이지만 한국인이 된 지 올해로 3년쨉니다. 일본에서도 제일이라는 도쿄대 공학부를 졸업한 그가, 쉰을 바라보는 나이에 대한민국에 귀화해 역사학자가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인터뷰> 호사카 유지(세종대학교 교수) : "좀 미친 사람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어딘가에 미친 사람이 있어야 된다, 미쳤다고 해도 그냥 감정적인 게 아니고, 해야 되는 부분은 확실히 해놓고, 일본에서도 양심적인 사람들은 제 이야길 듣거든요." 역도산과 최배달을 동경하며 자랐던 그는, 한국인 아내와 결혼하게 되면서 우리나라에 왔습니다. 그러다 시조의 뿌리가 한국에 있다는 걸 깨닫고 귀화를 결심했는데요. 물론 양국의 역사를 바로 잡으려는 목적이 있어섭니다. 그의 업적은 독도가 한국땅임을 증명하기 위한 노력에서 두드러지는데요. 특히 기회만 있으면 일본에 가서 고지도를 수집합니다. 바로 그것이 일본을 설득시킬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라는데요. <인터뷰> 호사카 유지(세종대학교 교수) : "이런 논리 있잖아요. 왜 내 마누라를 마누라라고 증명해야 되나...그런데 사실 일본은 자기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엄청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논리로 자료로...제3자가 볼 때 납득하도록 한국은 그런 게 약해요." 사재를 털어 모은 지도만 수십 장, 일부는 한국 정부에 기증했는데요. 이로써 일본 국회의원들을 설득하고, UN 회원국들에게 보낼 논문도 발표합니다. <인터뷰> 호사카 유지(세종대학교 교수) : "일본은 사무라이 문화였습니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다. 그래서 상대를 연구를 많이 합니다. 그러나 한국은 유교문화라서 상대가 싫다라고 하면 더 이상 알려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성적으로 합리적으로 가르쳐야만 일본 사람들 마음을 바꿔놓을 수 있습니다." 역사를 왜곡하고 있는 일본에 대해 거침없이 할 말을 하다 보면 때론 일본 극우주의자들의 협박을 받기도 한다는데요. 혹시 조국의 이익에 반하는 일을 하고 있다는 부담은 없을까요? <인터뷰> 호사카 유지(세종대학교 교수) : "애국은 그냥 무조건 나라를 사랑하고 미화할 수 있는 그런 게 아니라, 진정한 나라로 성장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도 하나의 애국이기 때문에 저는 국적은 한국 사람이 되었지만, 일본에 대해서 진짜 애국을 하고 있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가깝지만 먼 나라 일본, 그런 일본이 진정 가까운 우방이 되기 위해선 먼저 그들의 침략성을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또 감정을 앞세울 게 아니라, 실증적이고 논리적인 접근으로 상대가 이견을 내지 못 하도록 해야 한다는 게 호사카 유지 교수의 지론입니다. 마치 일본인이었던 그가 우리 나라에 대해서 집요하게 파헤쳐 알고 있는 것처럼 말이죠. <인터뷰> 호사카 유지(세종대학교 교수) : "이쪽 나라가 살면 이쪽 나라가 죽는다 그러면 안 되는 것입니다. 과거에는 그게 애국이었는지 모르지만, 21세기에 애국이라는 것은 애 아시아, 애 세계가 돼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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