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천문학사 “왜 고은 시집만 가지고 이러나…언론이 2차 피해 줄 수도”

입력 2023.04.25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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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문학사 홈페이지 갈무리.실천문학사 홈페이지 갈무리.

성추문으로 활동을 중단한 고은 시인의 신작을 출간해 논란을 불렀던 실천문학사가 "한번 죄인이면 표현의 자유를 박탈해도 되느냐"는 견해를 밝히고, "부당한 압력이나 허위 기사에 대해 단호하게 맞대응해 나가겠다"고 예고했습니다.

실천문학사 윤한룡 대표는 어제(24일) 저녁, KBS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는 형식의 입장문을 여러 매체에 공유하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윤 대표는 '고 시인은 아무런 잘못이 없고, 오직 언론이 부당하게 여론을 왜곡하고 있다는 입장이느냐'는 KBS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하며 "본사의 핵심은 '성 추문' 문제가 아니라 '출판의 자유권' 문제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왜 고은 시집만 가지고 이러는지 그 이유를 스스로 허심으로 돌아가 생각해 보았느냐", "한 번 죄인이면 표현의 자유를 박탈해도 된다는 상식을 가지고 계시느냐"고 되물으며, 고 시인의 신작 출간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또 "연쇄살인범 유영철의 시집을 출간한 출판사, 친일에다 독재정권에 아부한 서정주의 시집을 출간하는 출판사, 친일파 문인의 문학상까지 만들어 기리는 신문사에도 우리에게처럼 취재할 것인가"라고 물으며, " 지금 현재 누가 약자인가"라고 반문하기도 했습니다.

윤 대표는 이어 "혹시 언론방송의 지나친 취재 열기와 대서 특필을 통해 피해자들에게 2차 피해를 줄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 보신 적은 있느냐"고 고 시인에게 성추행 피해를 본 이들을 언급하고, "성 추문에 대한 본사 입장은 1월 9일 자 경향신문을 통해 분명히 밝혔다"고 설명했습니다.

해당 기사 에 따르면, 이는 '본사(실천문학사)는 피의자도 피해자도 목격자도 아니기에 (성 추문에 대해) 제 3자로서 답변할 게 없다. 사실이 규명되고 그에 따른 합당한 해결이 이뤄지길 바란다'는 입장을 뜻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실천문학사가 21일부터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 문항 일부.실천문학사가 21일부터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 문항 일부.

한편, 윤 대표는 최근 실천문학사가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 '언론이 고의적으로 출판의 자유를 억압했다'는 주장을 문항에 포함 시킨 것을 두고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윤 대표는 설문 문항에 질문자의 주관이 개입되었다는 KBS의 지적에 "본사 입장에서 실시하는 설문조사라 그럴 개연성이 있을 수도 있지만, 설사 그런 면이 있다 하더라도 반대하면 되니 여론 왜곡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응답자의 99.2%(1,973명)이 고 시인의 문단 복귀에 반대했다는 지난 1월 '뉴스페이퍼' 설문 결과는 " 공산국가가 아닌 이상 나올 수 없는 수치"라며, "그래서 여론 조사를 해 보는 것"이라고 직접 설문에 나선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시집 공급 중단 방침과 함께 "심려를 끼친 분들께 출판사 대표로서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던 지난 1월 입장문에 대해서는 "일단 여론에 부응하여 사과한 것"이라면서도, "현재도 유효하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실천문학사는 지난해 12월 고 시인의 시집 '무의 노래'와 대담집 '고은과의 대화'를 함께 펴내면서, 2018년 불거진 성추행 논란에 대한 해명이나 사과 없이 문단에 복귀할 수 있도록 도왔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비판이 이어지자 실천문학사는 1월 17일부터 '무의 노래'의 서점 공급을 중단하고, 공식 입장문을 내 사과했습니다. 다만 성추행 의혹을 공론화했던 최영미 시인에게는 사과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지난 4일에는 3개월 만에 시집 판매를 재개했다가, 이를 지적하는 언론 보도가 나오자 사흘 만에 재차 중단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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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천문학사 “왜 고은 시집만 가지고 이러나…언론이 2차 피해 줄 수도”
    • 입력 2023-04-25 15:04:33
    취재K
실천문학사 홈페이지 갈무리.
성추문으로 활동을 중단한 고은 시인의 신작을 출간해 논란을 불렀던 실천문학사가 "한번 죄인이면 표현의 자유를 박탈해도 되느냐"는 견해를 밝히고, "부당한 압력이나 허위 기사에 대해 단호하게 맞대응해 나가겠다"고 예고했습니다.

실천문학사 윤한룡 대표는 어제(24일) 저녁, KBS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는 형식의 입장문을 여러 매체에 공유하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윤 대표는 '고 시인은 아무런 잘못이 없고, 오직 언론이 부당하게 여론을 왜곡하고 있다는 입장이느냐'는 KBS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하며 "본사의 핵심은 '성 추문' 문제가 아니라 '출판의 자유권' 문제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왜 고은 시집만 가지고 이러는지 그 이유를 스스로 허심으로 돌아가 생각해 보았느냐", "한 번 죄인이면 표현의 자유를 박탈해도 된다는 상식을 가지고 계시느냐"고 되물으며, 고 시인의 신작 출간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또 "연쇄살인범 유영철의 시집을 출간한 출판사, 친일에다 독재정권에 아부한 서정주의 시집을 출간하는 출판사, 친일파 문인의 문학상까지 만들어 기리는 신문사에도 우리에게처럼 취재할 것인가"라고 물으며, " 지금 현재 누가 약자인가"라고 반문하기도 했습니다.

윤 대표는 이어 "혹시 언론방송의 지나친 취재 열기와 대서 특필을 통해 피해자들에게 2차 피해를 줄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 보신 적은 있느냐"고 고 시인에게 성추행 피해를 본 이들을 언급하고, "성 추문에 대한 본사 입장은 1월 9일 자 경향신문을 통해 분명히 밝혔다"고 설명했습니다.

해당 기사 에 따르면, 이는 '본사(실천문학사)는 피의자도 피해자도 목격자도 아니기에 (성 추문에 대해) 제 3자로서 답변할 게 없다. 사실이 규명되고 그에 따른 합당한 해결이 이뤄지길 바란다'는 입장을 뜻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실천문학사가 21일부터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 문항 일부.
한편, 윤 대표는 최근 실천문학사가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 '언론이 고의적으로 출판의 자유를 억압했다'는 주장을 문항에 포함 시킨 것을 두고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윤 대표는 설문 문항에 질문자의 주관이 개입되었다는 KBS의 지적에 "본사 입장에서 실시하는 설문조사라 그럴 개연성이 있을 수도 있지만, 설사 그런 면이 있다 하더라도 반대하면 되니 여론 왜곡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응답자의 99.2%(1,973명)이 고 시인의 문단 복귀에 반대했다는 지난 1월 '뉴스페이퍼' 설문 결과는 " 공산국가가 아닌 이상 나올 수 없는 수치"라며, "그래서 여론 조사를 해 보는 것"이라고 직접 설문에 나선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시집 공급 중단 방침과 함께 "심려를 끼친 분들께 출판사 대표로서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던 지난 1월 입장문에 대해서는 "일단 여론에 부응하여 사과한 것"이라면서도, "현재도 유효하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실천문학사는 지난해 12월 고 시인의 시집 '무의 노래'와 대담집 '고은과의 대화'를 함께 펴내면서, 2018년 불거진 성추행 논란에 대한 해명이나 사과 없이 문단에 복귀할 수 있도록 도왔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비판이 이어지자 실천문학사는 1월 17일부터 '무의 노래'의 서점 공급을 중단하고, 공식 입장문을 내 사과했습니다. 다만 성추행 의혹을 공론화했던 최영미 시인에게는 사과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지난 4일에는 3개월 만에 시집 판매를 재개했다가, 이를 지적하는 언론 보도가 나오자 사흘 만에 재차 중단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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