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 마법` 호주 축구 떴다

입력 2005.11.17 (10:20)

수정 2005.11.17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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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2년 한국을 후끈 달궜던 거스 히딩크 감독[PSV 에인트호벤]이 3년만에 호주를 ‘축구 천국’으로 변신시키는 마법을 부리면서 다시 한번 그의 지도력에 큰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호주 축구대표팀은 16일 우루과이와 2006독일월드컵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4-2로 승리해 32년만에 본선무대를 밟게 됐다.
히딩크는 한국을 월드컵 4강에 안착시킨지 3년만에 크리켓이 가장 큰 인기스포츠로 \'축구변방\' 호주를 국제무대로 이끌어내는 1등 공신이 됐다.
전 세계 축구팬들은 지난 1998년[네덜란드]과 2002년[한국] 연속으로 월드컵 4강 성적을 이끈 히딩크가 호주를 통해 3회 연속 월드컵 4강 진출에 성공할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히딩크가 전임 프랭크 파리나 감독의 뒤를 이어 지난 7월 호주를 맡은 뒤 치른 경기는 모두 5경기[4승1패]다.
대표팀 구성원 대부분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할 정도로 뛰어난 기량을 갖추고 있지만 결속력과 조직력 부족으로 번번이 월드컵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하는 불운을 겪었던 터라 히딩크 감독에 거는 기대는 클 수 밖에 없었다.
호주 사령탑으로서 데뷔전이 된 솔로몬 제도와 오세아니아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7-0 대승을 거둔 히딩크 감독은 2차전 마저 2-1로 승리, 호주를 남미예선 5위와 겨룰 플레이오프에 진출시켰다.
자메이카와 평가전에서 5-0 승리로 자신감을 얻은 호주는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우루과이에 0-1 패배를 당하면서 본선진출에 한때 먹구름이 낀 듯 했다.
하지만 히딩크 감독은 플레이오프 2차전을 앞두고 2002년 한일월드컵의 경험을 되살려 경기 전날 승부차기 연습에 나섰고, 예상은 적중해 결국 승부차기 끝에 본선행 티켓을 손에 쥐었다.
우루과이전을 앞두고 \"준비할 시간이 없기 때문에 대단한 도전이 될 것\"이라고 밝혔던 히딩크 감독은 결국 마법같은 능력을 발휘하면서 호주의 축구기적을 이끌어 냈다.
특히 에인트호벤 감독직을 함께 수행하고 있는 히딩크 감독은 호주의 플레이오프 준비를 위해 떠나기 전 치른 AC밀란과의 UEFA 챔피언스리그 예선과 아약스 및 AZ 알크마르와의 리그 라이벌전을 모두 승리로 이끌면서 리그 1위[9승1무1패]까지 지켜내는 능력을 발휘했다.
에인트호벤 구단의 페드로 살라자르 언론담당관은 17일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히딩크 감독은 구단과 아무런 마찰이 없다, 계약서대로 충실히 자기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며 힘을 실어줬을 정도다.
히딩크가 부린 마법에 \'크리켓 마니아 \'로 알려진 존 하워드 호주 총리도 큰 감명을 받았다.
AP통신에 따르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가를 위해 부산을 방문중인 존 하워드 총리는 16일 저녁 호텔 숙소에서 인터넷을 통해 호주-우루과이전을 시청했다.
존 하워드 총리는 호주가 승부차기 끝에 본선진출을 확정지은 뒤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승부차기에 대한 나의 믿음이 들어 맞았다\"며 \"호주 축구의 짜릿한 부활에 관련된 모든 사람들에게 축하를 보낸다\"고 밝혔다.
경기장에 있던 8만명의 축구팬들은 시드니 거리로 뛰쳐나와 축하파티를 즐겼지만 물리적인 충돌이나 범죄는 없었다.
또 호주대표팀의 스폰서를 맡고 있는 콴타스항공 홍보대사 영화배우 존 트라볼타도 경기장을 직접 찾아 관람한 뒤 라커룸에서 선수들과 함께 승리의 기쁨을 나눴다.
호주 언론들도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캐시 프리맨의 400m 우승 이후 호주 스포츠 사상 최고의 위업\"이라며 히딩크 감독의 능력에 찬사를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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