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삼성화재 `공포증` 탈출

입력 2005.12.25 (18:13)

수정 2005.12.25 (18:27)

프로배구 천안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가 지긋지긋한 삼성화재 \'공포증\' 탈출에 시동을 걸었다.
현대캐피탈은 성탄절인 25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벌어진 2005~2006 프로배구 삼성화재와의 라이벌전에서 화려한 고공 배구로 상대를 몰아붙인 끝에 3-1 승리를 거뒀다.
2주 전 대전에서 벌어진 삼성화재와 원정 1차전에서 객관적인 전력의 우세에도 상대의 끈끈한 조직력과 정신력에 밀려 쓴잔을 들이킨 현대캐피탈은 이로써 홈에서 깨끗한 설욕에 성공하며 시즌 전적 1승1패로 균형을 맞췄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이날 내용 면에서도 삼성화재에 완벽한 승리를 거뒀다는 점이다.
현대캐피탈은 이탈리아 프로 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명장\' 김호철 감독을 영입한 뒤 지난 시즌부터 삼성화재와 대등한 전력을 구축했으나 그동안 삼성화재만 만나면 이상하게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해왔다.
삼성화재에 지는 것에 익숙한 현대캐피탈 선수들은 5~6점 차로 앞선 상황에서도 주눅든 플레이로 자멸해 세트를 내주기 일쑤였던 것.

반면 삼성화재는 현대캐피탈만 만나면 마치 체내에서 특별한 화학 물질이라도 분비되는 양 전의를 불사르며 지는 경기를 여러 번 뒤집는 저력을 발휘하며 겨울리그 9연패의 금자탑을 쌓았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선 이런 관습은 보기 좋게 깨졌다.
현대캐피탈은 만원 관중[6천400명]의 열렬한 응원 속에 선수 전원이 몸을 아끼지 않는 투지를 발휘, 위기를 스스로 헤쳐나갔다.
세트 스코어 1-1로 팽팽한 3세트 4-6으로 끌려갈 때 주장 후인정의 과감한 백어택에 이어 단신 장영기가 상대 주포 이형두의 공격을 막아내며 동점을 만든 뒤 용병 숀 루니와 장영기의 스파이크로 점수를 보태 스스로 승리의 물꼬를 튼 것은 과거의 현대캐피탈에게선 좀처럼 볼수 없는 장면.

현대캐피탈은 또 한 발짝 추격하면 상대는 한 걸음 달아나는 시소 게임에서도 후인정과 송인석, 이선규 등 주전들이 집중력을 발휘하고, 수비에서도 공을 �아 관중석까지 침입하는 보기 드문 끈기로 결국 승리를 따냈다.
김호철 감독은 경기 후 \"오늘은 상대 좌우 쌍포 이형두와 장병철을 봉쇄하는 데 집중한 작전이 먹혀들었다\"면서 \"무엇보다 선수들이 투지에서도 앞선 것이 만족스럽다\"고 흐뭇한 미소를 감추지 않았다.
현대캐피탈로선 라이벌전에서 승리하고 \'체질 개선\'이라는 또다른 선물까지 받았으니 이래저래 행복한 성탄절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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