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결승 선착 ‘무실점 카테나치오의 승리’

입력 2006.07.05 (07:40)

수정 2006.07.05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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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차군단’을 무너뜨린 원동력은 역시 아주리군단이 자랑하는 ‘빗장수비(카테나치오)’였다.
5일(이하 한국시간) 개최국 독일을 극적으로 물리치고 통산 4번째 월드컵 우승에 도전하게 된 이탈리아 축구는 전통적으로 그물망처럼 촘촘하고 끈적끈적한 수비력을 자랑해 빗장수비를 펼친다는 평을 받아왔다.
이번 독일월드컵에서도 예외는 없었다.
이탈리아는 준결승 독일전에서 2-0 승리를 거둠으로써 이번 대회 6경기에서 11득점, 1실점을 기록했다. 유일한 1실점도 지난달 18일 미국과 조별리그 2차전에서 크리스티안 차카르도(팔레르모)의 자책골이었다.
이탈리아는 상대 공격수에게는 단 한번도 골문을 허락하지 않은 셈이다.
미국전 실점 이후에는 453분 무실점 행진을 펼치고 있다.
마르첼로 리피 감독이 심혈을 기울여 완성한 포백(4-back) 라인은 독일전 결승골의 주인공인 왼쪽 윙백 파비오 그로소(팔레르모)와 중앙 수비수 듀오 파비오 칸나바로(유벤투스), 마르코 마테라치(인터밀란), 오른쪽 윙백 잔루카 참브로타(유벤투스)로 구성됐다.
'빗장수비의 대명사' 알레산드로 네스타(AC밀란)가 원래 주전이지만 부상으로 준결승에는 뛰지 못했다.
독일전에서 나타난 이탈리아 수비의 강점은 강인한 대인마크 능력과 효과적인 간격 유지, 톱니바퀴처럼 움직이는 협력 수비에 있었다.
8강까지 11골을 몰아쳤던 전차군단의 화력은 4명의 찰거머리 수비수 앞에서 헛발질을 거듭했다.
베른트 슈나이더(레버쿠젠)와 루카스 포돌스키(FC쾰른)에게 한 두 차례 공간을 허용하기는 했지만 득점 선두(5골) 미로슬라프 클로제(브레멘)를 꽁꽁 묶었다.
중앙수비수 칸나바로는 신장이 175㎝ 밖에 되지 않지만 특유의 발빠른 커버 플레이로 독일 공격수들이 골문 쪽으로 돌아서는 것을 필사적으로 막았다.
독일은 스피드가 넘치는 다비트 오동코어(도르트문트)와 베테랑 해결사 올리버 뇌빌(보루시아MG)을 투입해 돌파구를 찾아봤지만 카테나치오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빗장수비를 최후의 저지선에서 완성하는 수문장 잔루이지 부폰(유벤투스)의 철벽 방어도 빛났다. 연장 포돌스키가 때린 회심의 슛은 모두 부폰의 감각적인 방어에 무위로 돌아갔다.
아주리군단 빗장수비는 방어만 한 것이 아니다.
연장 후반 종료 직전 '119분의 침묵'을 깬 결승골은 공격에 가담한 왼쪽 윙백 그로소의 왼발에서 터져나왔다. 그로소는 16강 호주전에서도 페널티킥을 이끌어냈던 공신이다.
이탈리아는 8강 우크라이나전에서도 오른쪽 윙백 참브로타가 선제골을 뽑고 쐐기골을 어시스트하는 등 1골 1도움으로 맹활약했다. 조별리그 체코전에서 중앙수비수 마테라치가 헤딩 선제골을 뽑았다.
이탈리아가 뽑아낸 11골 중 4골이 수비수들의 발 또는 머리에서 나왔다. 공수 양면에서 카테나치오의 위력은 실로 대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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