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던 붉은 악마는 어디로...

입력 2006.07.11 (07:57)

<앵커 멘트>

이제 2006 독일 월드컵이 모두 끝났습니다.

축구 경기 보시느라 그동안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시던 축구팬 여러분들 많으실텐데요.

이렇게 열성적인 축구팬들이 많은데도 왜 우리 K리그는 인기가 없을 까요?

무엇이 문제인지 김승조기자가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태극전사들의 경기가 있는 날이면 월드컵 경기장은 수 만명의 함성으로 어김없이 뜨겁게 달아올랐습니다.

하지만 정작 K리그 경기가 열리는 날, 월드컵 경기장에선 뜨거운 응원과 함성은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인터뷰> 정순내 (인천시 연수동): "축구단이 있는 건 아는데 아는 선수도 없고 어떤 선수를 응원해야 할 지도 모르겠고... 또 어디서 하는지도 몰라서 안보게 되요."

주말 경기가 열린 인천 문학경기장, 뜨거운 월드컵 열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4만 2천명을 수용할 수 있는 이 경기장에 모여든 관중은 겨우 4천 명 정도,

경기장 운영팀은 그나마 이 정도의 관중도 적지 않다며 안도합니다.

<인터뷰> 김두연 (인천문학경기장 진행팀장): "만오천명 이상 인원이 들어온 적이 많지 않습니다. 그리고 제일 적었을때는 천명 이하로도 저희가 운영을 했습니다."

왜 이렇게 K리그는 인기가 없을까?

그나마 경기장을 찾은 축구팬들 조차 불평을 쏟아냅니다.

<인터뷰> 최영묵 (화성시 안영동): "지금 골이 많이 들어가야 하는데 골이 안들어가니까 흥미가 반감되네요. "

<인터뷰> 윤재훈 (인천시 만수동): "유럽 리그 보면 경기 템포가 빨라서 박진감이 빠르고 긴장감이 있잖아요. 이렇게 경기가 끊어지고 끊어지고 그러다보니 흥미가 떨어지죠."

이미 세계적 수준의 축구를 경험한 우리 축구팬들의 눈높이를 충족시켜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소극적이고도 수비 위주의 경기, 득점률은 낮고, 경기 템포는 한없이 느립니다.

또 파울이 많아 경기 흐름도 자주 끊어집니다.

지난 2002년 월드컵 이후 K리그 경기를 찾는 관중들이 2만 5천명이었지만, 석달도 되지 않아 6천명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 그 사실을 반증합니다.

<인터뷰> 최강의 (전북현대모터스 감독): "선수들이나 지도자들이 훨씬 더 경기를 공격적으로 박진감 있는 경기, 그리고 재미있고 골이 많이 날 수 있도록 그런 경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협회의 안일한 홍보도 문제입니다.

축구팬들의 축구에 대한 열정은 그 어느나라 못지 않지만, 선수들과 경기에 대한 홍보는 그야말로 축구 후진국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인터뷰> 정윤수 (축구평론가): "프로축구장에서의 축구는 문화상품으로서 매혹적이어야 합니다. 그래서 이것이 등산이나 영화나 다른 것보다 더 매력적인 상품이구나 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만들어내야 하는데, 이것을 애국심이나 애향심에만 호소...."

축구를 사랑하는 팬들을 경기장으로 다시 불러오는 것, 그것이 월드컵 4강 못지 않은 우리 축구의 과제입니다.

KBS 뉴스 김승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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