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브로 테마 ‘초강세’…믿어도 되나

입력 2006.08.09 (13:13)

삼성전자의 미국 와이브로 시장 진출 소식에 힘입어 '와이브로 테마'가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 삼성전자의 미국 진출은 국내에 국한된 와이브로 시장을 해외로 확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아직 사업 초기 단계인데다 국내 투자도 불투명한 상황으로 실제 수익이 발생하기까지는 시간과 제약이 따를 것으로 예상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9일 코스닥시장에서는 와이브로 시스템 업체인 포스데이타[022100]를 비롯해, 기산텔레콤[035460], 영우통신[051390], 쏠리테크[050890], 단암전자통신[040670], 서화정보통신[033790], C&S마이크로[065770], 이노와이어리스[073490], 한텔[041940] 등 중계기, 계측기, 안테나를 생산하는 통신장비 업체들이 무더기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다.
이밖에 삼지전자[037460](11.99%), 에이스테크[032930](12.84%), EMW안테나[079190](8.88%)도 급등세를 타고 있으며,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동원시스템즈(6.75%)[014820]와 콤텍시스템[031820] 등도 동반 강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와 미국의 이동통신사 스프린트 넥스텍, 인텔, 모토로라 등 4개사는 8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에서 와이브로 분야 협력 및 상용 서비스를 위한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제휴로 삼성전자는 독자적으로 개발한 와이브로 시스템을 미국 기간통신망의 차세대(4G) 플랫폼으로서 공급할 수 있게 됐으며, 이와 함께 지난 6월 말 세계 최초로 상용서비스에 들어간 국내 와이브로 기술이 세계 표준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하지만 대다수 시장 전문가들은 이로 인해 국내 와이브로 관련 통신 장비업체들의 직접적인 수혜를 점치기는 아직 이르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시훈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미국 진출이 국내 장비업체들에 보장해 줄 수 있는 직접적인 수혜는 장기적 관점에서의 시장 확대 기대감 외에는 사실상 거의 없다"며 "와이브로 시스템을 생산하는 포스데이타의 경우 삼성전자와 경쟁 관계로 봐야 하고 나머지 업체들도 대부분 미국과 대만의 통신장비 업체들도 생산이 가능한 중계기를 생산하기 때문에 당장 미국 수출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
통신장비 업체들의 와이브로 사업 관련 수익이 본격적으로 발생하기 위해서는 와이브로 서비스가 국내외에서 본격적인 궤도에 올라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릴 것이란 관측이다.
이 애널리스트는 "아직 국내 시장을 제외하고는 관련 장비의 수요가 극히 제한적이기 때문에 장비주들에 관련 실적이 가시화되기까지는 상당히 많은 시간과 제약 요인들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국내 와이브로 시장은 단기간 내 활성화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와이브로 사업자인 KT와 SK텔레콤은 현재 서울 일부 지역에서만 서비스를 하고 있으며, 전용 단말기도 아직 출시되지 않고 있다. 와이브로 사업에 적극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KT의 경우 당초 올해 5천억원의 투자 계획을 밝혔지만 현재까지 큰 진전이 없는 상태다.
전상용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와이브로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관련 장비주들이 혜택을 보려면 무엇보다 통신사업자들의 투자가 본격화되야 한다"며 "하지만 현재는 국내외 통신사업자들의 관심이 와이브로에 비해 투자 부담도 작고 사업성이 높은 IP TV(인터넷 TV) 쪽으로 쏠리고 있어 당장 대규모 투자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와이브로는 지난해 초 국내 사업자 선정을 전후해 주식시장에서 '테마'로 부상하기 시작했으나 최근 국내 상용서비스가 지지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관심권 밖으로 벌어졌었다.
주가 측면에서도 삼성전자의 미국 와이브로 시장 진출은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자극함으로써 관련 테마주에 단기적인 상승 모멘텀을 자극할 수는 있어도 펀더멘털 상의 영향은 미미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재료로서의 역할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신동민 대우증권 연구원은 "소외됐던 와이브로 테마에 대한 단기적인 관심 이상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통신장비주들의 업황은 여전히 좋지 않은 편인 데다 향후 업황이 개선된다고 하더라도 기술력과 마케팅 능력을 중심으로 종목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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