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건 “노 대통령 발언, 자가당착 자기부정”

입력 2006.12.22 (10:02)

수정 2006.12.22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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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고건 前 총리를 기용한 건 결과적으로 실패한 인사였다고 밝힌데 대해 고 前 총리는 대통령의 발언은 한 마디로 자가당착이며 자기부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고 前 총리는 오늘 '노 대통령 발언에 대한 나의 입장'이라는 글을 기자들에게 보내 이같이 밝히고, 노 대통령과 참여정부가 국민으로부터 따돌림을 당했다면 그것은 상생과 협력의 정치를 외면하고 오만과 독선에 빠져 국정을 전단한 당연한 결과라고 밝혔습니다.
고 前 총리는 또, 총리 재직기간 동안 큰 차질 없이 국정을 운영했지만, 자신이 총리에서 물러난 뒤에 여당은 원내 제 1당이었음에도 국정운영에서 난맥을 거듭해 오지 않았냐고 비판했습니다.
이와 함께, 노 대통령이 인정하는 고립은 편 가르기, 무능력, '나누기 정치'로 일관한 정치력 부재의 자연스런 귀결이라고 비판하고 국가 최고지도자의 언행은 신중하고 절제된 것이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노 대통령 발언에 대한 나의 입장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은 한마디로 자가당착이며 자기부정이다. 노 대통령과 참여정부가 국민으로부터 따돌림을 당했다면 그것은 상생과 협력의 정치를 외면하고 오만과 독선에 빠져들어 국정을 전단(專斷)한 당연한 결과이다.

내가 총리로 재직하는 동안은 집권당인 열린우리당 의석이 46석에 불과한 여소야대 정국이었으나 총리 주재로 4당 정책위의장과 원내대표가 참여하는 국정협의회를 매주 정례화하여 국가적 현안과제들을 정치권과의 조율을 통해 원만히 해결해 나감으로써 큰 차질 없이 국정을 운영한 바 있다. 그러나 내가 총리직에서 물러난 뒤에는 여당이 원내 제1당이었음에도 국정운영은 난맥을 거듭해 오지 않았던가.

노대통령이 스스로 인정하는 '고립'은 국민을 적과 아군으로 구분하는 편 가르기, 21세기 국가비전과 전략은 커녕 민생문제도 챙기지 못하는 무능력, '나눔의 정치'가 아니라 '나누기 정치'로 일관한 정치력 부재의 자연스런 귀결일 것이다.

나는 참여정부 초대 총리직을 제의 받았을 때 많이 망설였고 또 고뇌했다. 그러나 안정속의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는 많은 사람들의 권유와 종용에 따라 이를 수락했다.

헌정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 사태를 맞아 권한대행으로서 국민의 협조를 얻어 국가적 위기를 원만하게 수습한 데 대한 평가는 국민의 몫이다. 국가 최고지도자의 언행은 신중하고 절제된 것이어야 한다.
2006년 12월 22일
전 국무총리 고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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