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민, ‘불 방망이’ 곰 승리 견인

입력 2007.05.04 (22:59)

수정 2007.05.04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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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내야수 고영민(23)이 불방망이를 휘둘러 승리를 이끌었다.
서울 라이벌팀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시즌 첫 대결이 펼쳐진 4일 잠실구장.
이날 LG의 선발투수 봉중근과 두산 베테랑 타자 안경현의 빈볼 시비로 집단 몸싸움이 벌어질 만큼 두 팀의 자존심 대결은 승부와 상관없이 치열하다.
두산이 거둔 11-4 승리는 고영민의 방망이에서 시작됐다.
고영민은 0-0이던 3회 말 선두타자로 나와 봉중근으로부터 좌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날린 뒤 다음 타자 이대수의 보내기 번트로 3루를 밟았고 폭투를 틈타 선취득점을 올렸다.
두산이 1-0으로 불안한 리드를 지키던 5회에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고영민은 선두타자로 좌익선상 2루타를 때린 뒤 이대수가 1루 쪽으로 절묘히 흐르는 번트 안타를 성공한 것을 신호탄으로 두산은 5회에만 7점을 뽑아 승리를 굳힐 수 있었다.
7번 타자로 나선 고영민은 이날 3타수 3안타, 1타점, 2득점, 1볼넷을 기록해 영양가 만점의 활약을 폈다.
프로 6년차 고영민은 그동안 주로 2군에서 뛰다 지난 해 뒤늦게 주전 2루수 자리를 꿰차며 타율 0.270, 득점 38개, 도루 14개로 인상적인 활약을 폈다.
특히 어려운 땅볼 타구를 잘 잡아 낸다고 해서 만화영화 `형사 가제트'의 주인공을 연상시키는 `고제트'라는 별명으로 팬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빠른 발을 이용한 주루 플레이와 몸을 아끼지 않는 허슬플레이로 두산의 색깔에 딱 어울리는 보물같은 선수.
고영민은 "오늘 선두타자로 계속 나오면서 마치 1번 타자처럼 꼭 살아나가야겠다는 생각에 조금 더 집중하고 높은 공에 방망이를 나가지 않으려고 노력한 것이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환하게 웃었다.
그는 또 "체력적으로 힘들지만 팀이 최하위이기 때문에 되도록 힘든 티를 내지 않으려고 한다"면서 "지난 해보다 타석에서 수싸움이 좋아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날까지 타율이 0.259(81타수 21안타)로 기대에는 못 미치지만 고영민은 올해 찬스에서 확실히 강해졌다.
지난 해 29개였던 타점이 올해에는 시즌 초반 24경기에서 벌써 11개를 올려 두산의 새로운 해결사로 떠올랐다.
고영민은 "찬스에서 나쁜 볼에 방망이를 나가지 않으려고 노력하다보니 타점이 많아진 것 같다"고 설명한 뒤 "올해 꼭 팀이 4강에 오르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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