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적지 취사가 관행?…문화재청, 어이없는 해명

입력 2007.05.17 (22:14)

<앵커 멘트>

왕릉에서 문화재청이 가스통과 숯불을 이용해 음식을 만들었다는 어제 KBS 보도에 대해 문화재청이 어이없는 해명을 했습니다.

예로부터 제례 후 재실에서 음식을 장만하는 것은 관행이었다는 것입니다.

윤진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10여명의 부인들이 분주하게 음식을 만듭니다.

LP 가스통에 버너가 연결됐고, 전자레인지와 숯불, 냉장고까지 동원됐습니다.

어떤 경우에도 불을 피워서는 안되는 곳, 보존상태가 가장 좋다는 효종대왕릉 재실 바로 옆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이런 KBS의 문제 제기에 문화재청은 오랜 관행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예로부터 재실은 제사음식을 장만하고 제관들이 음복을 하는 장소였기에 음식을 먹는 것은 문제가 없다는 것.

그런 관행에 따라 음식을 장만했고 외부 인사들에게 따뜻한 음식을 제공하기 위해 화기를 이용했다는 것입니다.

이런 해명에 문화재 관련 시민단체들은 기가막히다는 반응입니다.

<인터뷰> 황평우(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 "제례 후 음식을 먹은 것은 조선 시대에 가능했던 얘기지, 지금은 아니다. 더구나 문화재청은 문화재를 관리감독하는 주무부 서 아닌가."

문화재청은 한 걸은 더 나가 진솔한 사과보다는 빠져나갈 구실을 찾는 분위깁니다.

<인터뷰> 배중권(사적과 사무관) : "문화재의 안전을 고려하면서 이용할 수 있는 가이드를 만들겠습니다."

앞으로는 고궁과 왕릉에서도 불 사용을 고려하겠다는 얘기.

어이없는 문화재청의 대응에 유홍준 청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고 시민들의 항의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윤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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