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박태환, 1개월 특훈 결실

입력 2007.08.21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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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한국시간) 일본 지바에서 열린 수영 프레올림픽 '2007 일본국제수영대회' 자유형 400m에서 우승, 이 종목 세계 1인자로 거듭난 '마린보이' 박태환(18.경기고)의 4개월에 걸친 훈련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지난 3월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자유형 4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금의환향한 박태환은 일단 발바닥에 고질적으로 기생하고 있는 티눈 치료를 위해 서울의 한 병원에 입원해 피로를 풀었다.
이후 잠실학생수영장에서 후원사인 수영용품 전문 브랜드 '스피도'가 꾸려준 전담팀과 함께 다시 훈련을 시작했지만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은 만들어지지 않았다.
일단 부족한 수업 일수를 채우기 위해 오전에는 학교에 가야 했고 오후에도 각종 행사에 불려다니느라 제대로 훈련을 할 수 없었다.
울산에서 열린 동아수영대회에 출전한 뒤 5월 초에는 전담 코치인 박석기 전 경영 대표 감독이 아예 훈련장을 경기도 성남의 국군체육부대로 옮기는 '극약처방'을 내리기도 했다.
슬슬 집중이 되나 싶더니 이번에는 올 초부터 함께 했던 훈련 파트너 강용환(강원도청)의 훈련 결석이 잦아지면서 지장을 줬다.
결국 지난달 박태환은 아예 훈련 파트너를 교체하고 18일 일본으로 전지훈련을 떠났다.
외국으로 나가면 다른 것에 신경을 안 쓰고 밤에도 충분히 수면을 취할 수 있는 등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 박석기 감독의 판단이었다.
그나마 다행인건 김기홍 웨이트트레이너와 함께 자유형 400m에 필요한 근력을 세계대회 때와 똑같이 유지했고 1,500m를 위해 근지구력을 꾸준히 가다듬은 것.
엄태현 물리치료사도 훈련이 끝날 때마다 흐트러진 몸의 균형을 바로잡아줬다. 이로 인해 박태환은 금세 최상의 컨디션을 되찾을 수 있었다.
국내에서 자유형 1,500m를 겨냥한 지구력 훈련만 해오던 박태환은 일본에 도착하면서 단위 스피드 훈련을 시작하며 본격적으로 기록 단축에 나섰다.
1개월 동안의 훈련은 '지옥' 그 자체였다. 오전에 3시간, 오후에 3시간 물 속 훈련을 하고 웨이트트레이닝도 매일 1시간 가량 실시했다. 하루 헤엄치는 거리는 1만5천m 정도.
한 달 간의 집중 훈련을 마친 박태환은 지난 17일 지바로 옮겨 실전이 펼쳐지는 수영장에 적응했고 간단히 몸을 풀며 체력을 비축했고 결국 다시 한번 막판에 괴력을 폭발시키며 금메달을 차지했다.
베이징올림픽까지는 딱 1년이 남았다. '벼락치기' 훈련으로 두 차례 연속으로 성과를 일궈냈지만 정작 중요한 올림픽 무대에서 통하지 않을 수도 있다.
매일 일정한 강도의 훈련을 통해 꾸준히 기량을 상승시켜야 자신을 견제하며 맹훈련을 하는 경쟁자들을 올림픽에서도 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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