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우리나라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는 외국인이 백만 명을 넘었는데요.
그 중 우리 농촌을 지키는 외국인 며느리들 빼놓을 수가 없죠.
낯선 나라에 시집와 아내로, 며느리로 살아가는 일이 녹녹치 않을텐데요.
이들의 추석맞이는 어떤지 지종익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3년 전 한국 농촌 총각과 결혼한 우즈베키스탄인 30살 이스베뜰라나 씨, 한국에서 세 번째 맞는 추석 준비가 한창입니다.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외로움이 한 때 그녀를 괴롭혔지만 이제는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이는 한국의 명절 문화가 오히려 정겹습니다.
<인터뷰>이스베뜰라나(30살/우즈베키스탄): "잘 동화되는 것, 그리고 외로움이 크기 때문에 좀 힘들었어요."
남편을 따라 일본에서 한국으로 온 지 1년 된 고단이아야 씨, 생전 처음 빚어보는 송편이며 한국의 문화가 아직은 생소합니다.
30여 년을 일본에서 자라 일본 문화가 몸에 밴 상태지만 하루빨리 한국 가족과 문화에 적응하려고 애쓰고 있는 중입니다.
<인터뷰>고단이아야(40살/일본): "애들을 가르치고 싶어도 일본과 한국이 문화나 풍속이 달라서 그런 부분이 힘들어요."
이 마을 전체 60가구 가운데 여섯 집이 이처럼 외국인 며느리를 맞아들였습니다.
걱정이 앞섰던 마을 사람들은 이제는 오히려 외국인 며느리들로 인해 젊은 사람들을 찾아보기 힘든 농촌마을이 활기를 띠게 됐다고 자랑합니다.
<인터뷰>이복남(50살/전남 나주시 왕곡면 월천 1리 이장): "젊은이들이 시골에 정착하는 경우는 드물거든요. 외국인들이 그 공간을 지금 메워주고 있는 거잖아요. 그로 인해서 조그만 꼬마애들도 생기고..."
외국인 신부와 결혼한 사람은 전라남도에서만 4천7백여 쌍, 인권문제 등 국제결혼에 대한 부작용도 많지만 이들 외국인 며느리들은 이농 현상과 저출산, 고령화로 공동화돼가는 농촌에 새로운 활력이 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지종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