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신부의 ‘친정 나들이’

입력 2007.09.23 (22:20) 수정 2007.09.24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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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역만리 외국땅까지 시집을 온 베트남 신부들도 명절을 맞아 친정 나들이에 나섰습니다.

모처럼 친정 식구들과 훈훈한 가족 사랑을 나누며 잠시나마 시집살이의 고단함을 달랬습니다.

베트남 호치민에서 김철민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베트남 남부 땅끝 마을 카마우.

외지 사람 왕래가 거의 없는 메콩강 시골 마을에 귀한 외국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한국으로 시집갔던 베트남 신부 레김후에 씨가 추석 명절을 맞아 남편과 함께 친정집을 찾았습니다.

결혼 3 년 만에 꿈에도 그리던 친정 나들입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를 부둥켜 안고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인터뷰>레김후에(베트남 신부): "너무 답답해요. 시어머니 말 무슨 말인지 몰라요. 그릇 갖다 줘 그러면 나는 몰라. 그냥 밥그릇 갖다 줘. 숟가락 그러면 나는 젓가락 갖다 줘. 그렇게 답답해요."

낯설고 물선 타국땅에서 어린 딸이 잘 살고는 있는지 한시도 시름을 놓지 못했던 친정 부모들.

사위를 앞세운 채, 손주를 둘 씩이나 데리고 나타나자 봄 눈 녹듯 시름이 가십니다.

<인터뷰>람킴랑(친정 어머니): "딸이 오랜만에 집에 와서 너무 기쁘고 안심이 됩니다."

한국서 온 사위를 위해 돼지 한 마리를 통째로 굽고 온갖 특산물로 점심상을 차립니다.

남편 김 씨는 아직도 베트남 말이 서툴지만, 이심전심 처갓댁 사랑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인터뷰>김인식(레김후에 씨 남편)

처음 본 손주들 재롱을 보며 할머니,할아버진 시간 가는 줄을 모릅니다.

이번 방문은 통해 남편 김 씨는 베트남 신부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새삼 깨닫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베트남 카마우에서 KBS 뉴스 김철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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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트남 신부의 ‘친정 나들이’
    • 입력 2007-09-23 21:11:53
    • 수정2007-09-24 08: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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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역만리 외국땅까지 시집을 온 베트남 신부들도 명절을 맞아 친정 나들이에 나섰습니다. 모처럼 친정 식구들과 훈훈한 가족 사랑을 나누며 잠시나마 시집살이의 고단함을 달랬습니다. 베트남 호치민에서 김철민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베트남 남부 땅끝 마을 카마우. 외지 사람 왕래가 거의 없는 메콩강 시골 마을에 귀한 외국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한국으로 시집갔던 베트남 신부 레김후에 씨가 추석 명절을 맞아 남편과 함께 친정집을 찾았습니다. 결혼 3 년 만에 꿈에도 그리던 친정 나들입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를 부둥켜 안고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인터뷰>레김후에(베트남 신부): "너무 답답해요. 시어머니 말 무슨 말인지 몰라요. 그릇 갖다 줘 그러면 나는 몰라. 그냥 밥그릇 갖다 줘. 숟가락 그러면 나는 젓가락 갖다 줘. 그렇게 답답해요." 낯설고 물선 타국땅에서 어린 딸이 잘 살고는 있는지 한시도 시름을 놓지 못했던 친정 부모들. 사위를 앞세운 채, 손주를 둘 씩이나 데리고 나타나자 봄 눈 녹듯 시름이 가십니다. <인터뷰>람킴랑(친정 어머니): "딸이 오랜만에 집에 와서 너무 기쁘고 안심이 됩니다." 한국서 온 사위를 위해 돼지 한 마리를 통째로 굽고 온갖 특산물로 점심상을 차립니다. 남편 김 씨는 아직도 베트남 말이 서툴지만, 이심전심 처갓댁 사랑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인터뷰>김인식(레김후에 씨 남편) 처음 본 손주들 재롱을 보며 할머니,할아버진 시간 가는 줄을 모릅니다. 이번 방문은 통해 남편 김 씨는 베트남 신부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새삼 깨닫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베트남 카마우에서 KBS 뉴스 김철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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