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뒤 제2의 주인공 ‘언더스터디’

입력 2007.11.03 (22:04)

수정 2007.11.03 (22:08)

<앵커 멘트>

공연에서 주연배우가 갑작스런 사정으로 무대에 서지 못할 때 그 역할을 대신하는 배우가 준비돼있다는것 알고계시는지요?

행운의 여신이 자신을 향해 손짓하길 기다리며 무대 뒤를 지키는 또 다른 주인공들, 언더스터디를 홍수진 기자가 소개합니다.

<리포트>


세계적인 테너 로베르토 알라냐의 아리아 도중 관객의 야유가 터져나옵니다.

참지 못한 알라냐가 퇴장하고, 공연은 중단될 위기, 바로 이때 제 2의 주인공, 언더스터디가 등장합니다.

훌륭한 기량의 언더스터디 덕에 공연은 무사히 끝납니다.

대부분의 공연엔 이처럼 주인공의 갑작스런 상황에 대비한 언더스터디가 무대 뒤에 대기하고 있습니다.

스타 배우 박건형 씨의 대사와 동작을 꼼꼼히 챙기는 하지승 씨는 박 씨의 언더스터딥니다.

연습기회 한번 주어지지 않는 외로운 싸움이지만, 언제 무대에 설 지 모른다는 각오로 혼자 연습을 거듭합니다.

<인터뷰> 하지승(뮤지컬 배우/언더스터디) : "항상 준비돼 있어야 기회가 왔을때 놓치지 않기 때문에 맘을 다잡고 있습니다."

불이 꺼진 연습실 복도에서 노래 연습 중인 임수연 씨는 코믹 뮤지컬의 제 2의 주인공입니다.

진짜 주인공이 연습실을 차지한 사이 MP3를 들으며 노래를 부르고, 춤 연습은 동료 배우에게 부탁해 가끔씩 맞춰봅니다.

경력 4년, 주연급 배우 역할도 맡아본 임 씨는 작품에 욕심이 나 스스로 언더스터디를 택했지만 힘들 때가 많습니다.

<인터뷰> 임수연(뮤지컬 배우/언더스터디) : "이렇게 연습을 했는데 한번도 무대에 서지 못할 수도 있으니까 그걸 생각하면 마음이 쫌..."

그러나 이들에게도 뜻밖의 행운이 돌아오기도 합니다.

수년간 유명 배우의 그림자로만 지냈던 성기윤 씨는 이제는 누구나 인정하는 연기파 배웁니다.

최고의 뮤지컬 배우 최정원 씨도 20년전 단역 시절, 주인공의 부상으로 무대에 서게 되면서 소중한 기회를 얻었습니다.

<인터뷰> 최정원(뮤지컬 배우) : "언제 기회가 올지 모르니까 저도 후배들에게 넌 내 언더스터디야 그러니까 열심히 연습해 하면서 얘기하죠."

주인공 뒤에 숨어있는 제 2의 주인공 언더스터디.

이들은 언젠가 관객 앞에 설 날을 꿈꾸면서 긴 기다림을 견뎌내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홍수진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KBS 뉴스 이미지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