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동 5인조] ‘층간 소음’ 사랍 잡네!

입력 2007.11.06 (20:53)

수정 2007.11.07 (11:13)

<앵커 멘트>

혹시 이웃에서 내는 쿵쿵대는 발소리나 소음 때문에 생활이 힘들지는 않으신가요?

층간 소음 시비가 살인으로까지 연결되는 것이 오늘의 세탠데요.

이런 소음은 심할 경우 암이나 당뇨같은 질병을 유발할 정도로 치명적인 스트레스원이 된다고 합니다.

왜 문제인지, 시청자 여러분도 지금부터 함께 체험해 보시죠.

<리포트>

혹시 조금 불쾌하신가요?

이 소리는 '저주파음'이라는 것인데요.

윗집에서 쿵쿵댈 때 아랫집에서 듣게 되는 소리와 같은 음역입니다.

학생들에게 이 소리를 들려줬습니다.

<인터뷰> 학생 : "토할 것 같고, 어지러워요."

<인터뷰> 학생 : "숨쉬기가 힘들어요. (편안하지 않고?) 예..."

또 다시 5분 뒤, 스트레스 반응 호르몬인 코티졸과 아드레날린 수치를 측정했습니다.

<인터뷰> 윤경석(25세) : "잠을 잘 자고 있는데 갑자기 깨운 것 같이...기분이 상당히 나빠요."

<인터뷰> 차연화(23세) : "지금 머리가 너무 아파요. 조금만 건드리도 진짜 막 싸울 거 같은데요."

<인터뷰> 박영식(26세) : "주변 사람들한테 이유없이 그냥 짜증나요."

결과는 충격적입니다.

<인터뷰> 이비인후과 의사 : "이렇게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졸의 수치가 높아진 상태로 지속되면, 당뇨도 더 오래 가고 당연히 불임도 오고, 어린이들은 성장장애도 당연히 올 수 있죠. 뿐만 아니라 몸 전체에 이상이 다 오게 돼서, 대장증후군까지도..."

생각보다 심각하죠?

저주파음이 가지는 파괴적인 특성때문입니다.

실험을 통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공기를 진동시키는 힘이 강하죠?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입니다.

화장을 하듯 얼굴을 비비는 행동은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얘기.

결국 사지를 늘어뜨린 채 쓰러집니다.

소음에 시달린 실험군은 비정상적인 새끼를 낳거나 죽은 쥐를 낳았습니다.

귀가 찢어질 듯 큰 소리도 아닌데 왜 그럴까요?

"(TV를 보다가) 어우 시끄러워. 아래층에 다 들리는 거 아니야? 어? 이상하네...생각보다 안들리네? 그런데 이런 걸어다니는 소리가 대체 뭐가 시끄럽다는 거야? 확인해 봐야지! 어머 세상에...소리는 작게 들리는데 너무 거슬리네...교수님, 왜 집 전체가 울리는 것 같죠?"

<인터뷰> 배명진 교수(소리공학연구소) : "저주파는 귀가 아니라 우리 몸, 뼈, 가슴 근육이 떨리면서 느끼기 때문에 파괴력이 상당하죠. 계속 몸이 스트레스를 받는겁니다."

<인터뷰> 차상곤 교수(주거문화개선시민연대) : "저주파는 죽지를 않아요. 사람 몸에 들어와서 사람 파장하고 기묘하게 맞아떨어져서, 사람 몸을 계속 흔드는 거죠. 그래서 더 민감합니다."

"아, 그러니까 저주파는 원래 귀로 잘 들리지 않기 때문에, 소리는 작은 것 같아도 몸이나 집이 떨리는 걸 느껴서 많이 힘들다는 거군요."

층간 소음의 피해를 호소하는 집을 찾아가 봤습니다.

얼마 전부터 신경안정제를 복용하기 시작했다는 게 가족들의 얘기.

<인터뷰> 진달래(층간소음 피해자) : "심장이 벌렁벌렁하고 잠을 못자는 거예요. 애가 두통 때문에 그러는 게 더 미치겠죠."

소음을 측정해 봤습니다.

<인터뷰> 차상곤 교수(주거문화개선시민연대) : "경량충격음 71dB, 중량충격음 68dB...기준보다 약 15db 이상씩 높네요. 부실하네요."

다른 집들도 크게 사정이 다르지 않은 것이 현실.

<인터뷰> 김은선 : "한번 쿵 하면 심장이 막 떨리고 바닥까지 막 울리니까...머리도 울리고..."

온 가족이 귀마개를 사용합니다.

<인터뷰> "안하면 불안해서 잠을 못자요. 아, 저기 바로 딱 보이는데요. 항상 잘 보이는 데다 놔두세요."

<인터뷰> "저희 우황청심환도 있어요. 이렇게...필요할 때마다 하나씩 먹어줘야 돼요."

중요한 것은 현재 입주가 이뤄진 대부분의 아파트가 비슷한 수준이라는 것.

<인터뷰> 진정섭 : "솔직히 그래요. 그저 너희들이 알아서 해라...우리나라 국민으로서 우리나라 법이 이 정도 밖에 안되나."

<인터뷰> 김은선 : "저희도 안타까운데 도와드릴 수가 없다는 식 으로...아무도 나서서 도와주지 않는다는 거..."

<인터뷰> 중앙환경분쟁위원회 : "강제력은 없습니다. 단지 양쪽이 원만히 화해하도록 권고하는 거죠."

생각보다 훨씬 심각하군요.

그렇죠.

최근 세계보건기구, WHO에서는 해마다 전세계에서 21만 명이 소음으로 인해서 조기사망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다른 나라도 이런가요?

아닙니다.

강력한 규제를 통해 해결한 곳이 많습니다.

일례로 독일은 소음을 일으키는 집에 손해배상과 강제 퇴거 명령을 내릴 수 있고요.

미국과 호주는 이 소음만 측정하는 공무원을 따로 두고 있을 정돕니다.

우리나라는 2년 전에야 기준을 마련했는데요.

안타깝게도 아직 이 기준을 적용받아 입주한 아파트는 거의 없습니다.

따라서 무엇보다도 이래 윗집간의 이해와 배려가 필요하다고 봐야겠죠.

현재 환경분쟁위의 결정에 법적 강제력을 부여하는 논의가 국회에서 이뤄지고 있으니까요.

한번 기대해 봐야겠습니다.

그런데 지나치게 아랫집 사람들의 입장에서만 짚은 것 아닌가요?

그런 지적이 일리가 있습니다.

제가 취재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얘기도, "우리 윗집도 시끄럽다. 하지만 우리는 참고사는데 너무한 것 아니냐" 하는 항의였습니다.

그런데 아파트에 사는 집은 대부분 윗집이자 아랫집이고, 그렇기 때문에 피해자이면서 가해자라고 할 수 있죠.

소음을 참든, 항의를 하든 대부분이 층간소음의 피해자인 것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인거죠.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자는 것이 아니라 층간소음의 피해가 이렇게 심각한 것인 만큼 어떤 식으로는 해결책을 마련해 보자는 의미에서 취재를 했습니다.

네, 류란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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