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목매는 인력시장 근로자들

입력 2008.01.09 (22:48)

<앵커 멘트>

이천 냉동창고 화재 희생자 상당수는 새벽 인력시장에서 당일 채용된 일용직 근로자들이었습니다.

사고 위험을 알아도 당장 먹고 사는 게 더 절박하다는 이들.
송형국 기자가 성남 새벽 인력시장을 찾아가봤습니다.

<리포트>

모두가 깊은 잠에 빠져 있을 새벽 4시 반.

하루 일거리를 찾아 나선 사람들이 싸늘한 새벽 공기를 맞으며 거리를 서성입니다.

같은 처지에 있던 사람들이 바로 이곳에서 채용돼 화마의 희생자가 된 사실을 알고 있지만 이들에겐 죽음의 위험보다 당장 일거리를 찾는 게 더 절실합니다.

그러나 일을 구하는 날보다 허탕을 칠 때가 훨씬 더 많습니다.

<녹취> 일용직 근로자 : "일 못구하고 돌아가실 때도 많으세요?(노랑) 매일 돌아가죠 매일. 없을 때 계속... 금년 들어서 아직 (일) 안나가 봤어요."

전문 기술이 없는 단순 노무직의 일당은 하루 6~7만원. 그나마 한달에 보름 일하기가 쉽지 않아 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어도 일을 나가는 게 먼접니다.

<녹취> 권형태(일용직 근로자) : "위험해도 어쩔 수 없는 거예요. 들어가 일할 수밖에 없는 거죠, 먹고 살기 위해서는"

그 흔한 보험도 이들에겐 사치에 불과합니다.

<녹취> 이근주(철근공) : "우리도 항상 위험하지, 철근 일이란 게 항상 위험해서. 우리 철근 일 한다면 보험도 안들어줘"

크고 작은 사고와 마주쳐도 일일이 신경쓸 여유가 없습니다.

<녹취> 일용직 근로자 : "현장에서 안전사고 같은 건 자주 보죠. 어디 부러지고 다치고 떨어지고. 다치는 건 나중 문제, 일 나가는 게 먼저예요"

하루 벌어 하루를 먹고 살아야 하는 인력시장 근로자들은 언제 사고를 당할 지 모른다는 불안속에서도 그저 매일 일거리라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합니다.

KBS 뉴스 송형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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