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호 ‘의무팀장 괴담’, 부상 주의보

입력 2008.02.16 (09:36)

수정 2008.02.16 (09:38)

허정무호 출범 이후 축구대표팀에는 '의무팀장 괴담'이 생겼다.
선수들이 다쳐 정밀검사를 받으러 최주영 의무팀장과 병원에 같이 가면 꼭 최 팀장 혼자 팀으로 돌아온다는 것이다.
정조국과 김병지(이상 FC서울)가 그랬고, 조재진(전북 입단 예정)과 김치우(전남)가 뒤를 이었다.
공격수 정조국은 지난달 30일 칠레와 친선경기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지만 허리를 다쳐 전반 32분 만에 교체됐다. 정조국은 하프타임에 바로 인근 병원으로 가서 검사를 받은 결과 3주 정도의 안정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고 입원해 대표팀에서 중도 하차했다.
역시 칠레전 초반 킥을 한 뒤 오른쪽 허벅지를 시작으로 무릎 밑 근육까지 마비 증상을 보인 골키퍼 김병지도 허리 디스크 판정을 받고 수술대에 올랐다.
정조국의 '대타'로 허정무호에 승선한 공격수 조재진은 대표팀이 칠레전 이후 파주NFC(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을 재개한 지난 2일 신경성 위염과 장염 증세로 오전에 병원에 다녀온 뒤 그날 밤 결국 입원했다.
이어 대표팀이 2008 동아시아선수권대회 참가를 앞두고 담금질 중 중이던 11일 수비수 김치우가 숭실대와 연습경기 도중 발목인대를 다쳐 팀을 떠났다.
대표 선수들이 소집 훈련 중 이번처럼 줄부상으로 팀을 떠나고 새로 추가 발탁하는 과정이 이어진 것은 드문 일이다. 최 팀장은 "시즌 종료 후 휴식을 취하다 소속팀에서 몸을 만들 시기에 대표팀에서 경기를 치르고 경쟁하다 보니 몸에 이상이 생기는 것 같다. 물론 날씨도 영향을 줬을 것"이라며 선수들의 잇따른 부상에 안타까워 했다.
다행히도 동아시아대회 참가차 13일 중국 충칭에 도착한 뒤로는 큰 부상자가 없다.
대표팀은 17일 오후 4시30분(한국시간) 충칭 올림픽스포츠센터에서 개최국 중국과 동아시아선수권대회 개막 경기를 치른다.
이번 대표팀에는 A매치 경험이 적은 젊은 선수들이 많이 합류해 의욕이 넘친다. 게다가 첫 상대 중국 축구가 거친 편이라 더욱 걱정스럽다.
한국은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본선 참가를 앞두고 프랑스로 출국하기 직전인 그해 6월4일 서울에서 가진 중국과 마지막 평가전(1-1 무승부)에서 주포 황선홍이 무릎을 다쳐 정작 월드컵 본선에서는 단 한 경기도 뛰지 못한 아픈 기억이 있다.
한국의 2006 독일 월드컵 본선 상대국이었던 프랑스도 월드컵 본선 직전 중국과 평가전에서 스트라이커 지브릴 시세가 발목 부상을 당해 대표팀에서 제외된 바 있다.
부상은 선수 본인과 대표팀은 물론 프로 리그 개막을 앞둔 소속팀에도 엄청난 타격이다. 이미 주전 공격수와 골키퍼를 잃은 FC서울에서는 한숨소리가 크다.
월드컵 예선 준비를 위한 팀 전력 강화와 정상 탈환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갖고 이번 대회에 임하는 대표팀. 하지만 부상만큼은 피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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