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성 반칙으로 얼룩진 ‘서울 라이벌전’

입력 2008.02.16 (18:44)

수정 2008.02.16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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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서울 삼성과 서울 SK가 맞붙은 '서울 라이벌'에서 양 팀 선수들 간 일촉즉발의 상황이 수시로 나와 관중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16일 오후 삼성과 SK 경기가 열린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 4강 직행 티켓과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리는 두 팀으로서는 중요한 경기였던 만큼 선수들도 승부에 집착해 초반부터 치열한 몸 싸움을 펼쳤다.
문제의 시작은 3쿼터부터 비롯됐다.
3쿼터 종료 2분17초를 남기고 SK 이병석이 공격을 나서려다 삼성의 테런스 레더와 부딪쳐 넘어졌다. 하지만 경기는 계속 진행됐고 이를 의도적인 파울로 본 SK의 김재환은 레더에게 다가가 그를 밀쳐 넘어 뜨렸다.
이에 코트에 있던 선수들 모두 흥분하자 심판은 잠시 경기를 중단시켰지만 이후 양 팀 선수들 간 보복성 반칙은 계속 터져나왔다. 이 과정에서 김진 SK 감독은 테크니컬 파울을 받았다.
이후에도 고의적인 파울이 끊이지 않고 나오자 경기장을 찾은 7천여 명의 팬들은 이전투구 양상에 실망한 모습을 보이며 일어서서 야유를 보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양 팀의 꼴불견은 여전히 멈추지 않았다.
삼성의 레더와 SK 자시 클라인허드는 골밑 싸움을 벌이면서 자주 신경질적인 모습을 보였고 경기 종료 직전에는 삼성 이정석을 상대로 SK 노경석과 최종훈이 고의성 파울을 잇따라 저지르자 양 팀 선수단 간 일촉즉발의 험악한 분위기까지 연출됐다.
평소 프로농구 경기는 2시간 이내로 끝나지만 삼성-SK 전은 지나친 파울과 잦은 경기 중단으로 약 2시간 15분 간 진행됐고 전체 개인 파울은 53개(SK 24개, 삼성 29개)나 나왔다. 테크니컬 파울도 양 팀이 세 개씩을 받았다.
급기야 안준호 삼성 감독과 김진 SK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에도 서로에게 고함을 지르며 끝까지 볼썽사나운 장면을 보였다.
김진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안 감독은 평소 존경하는 선배지만 우리 선수들이 들을 수 있을 정도의 목소리로 욕설에 가까운 고함을 질렀다. 그래서 참고 넘어 갈 수 없었다"고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안준호 감독 역시 "SK의 한 선수가 선배인 강혁에게 욕을 했는데 상대 벤치에서 먼저 자제 시켜야 했다. 선수가 그런 행동을 한 점이 아쉬웠다"고 반격했다.
심판이 몸 싸움을 보고도 휘슬을 아예 불지 않거나 뒤늦게 불어 경기를 더욱 과열되게 만들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삼성 이상민은 "심판이 미리 반칙을 선언하면 몸 싸움을 덜 했을 텐데 그런 부분이 아쉬웠다"고 말했고 안 감독은 "휘슬이 매끄럽지 못했다. 흐름이 자주 끊겨 운영의 묘가 살아나지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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