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인 스키 ‘에이스 놓고’ 치열한 다툼

입력 2008.02.20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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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 지존' 허승욱의 뒤를 잇는 한국 알파인 스키의 `에이스' 자리를 둘러싼 다툼이 치열하다.
그동안 알파인 스키의 최강자로 군림해 오던 강민혁(27.용평리조트/사진)이 올해 들어 주춤하면서 `동갑내기 맞수'인 김형철(27.하이원)과 `떠오르는 신예' 정동현(20.하이원)이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강민혁은 지난해까지 수년간 전국동계체육대회를 비롯한 국내 알파인 스키 무대에서 1위를 독식하다시피 하면서 2006년 동계체전을 마지막으로 은퇴한 허승욱의 후계자로 꼽혀왔다.
그러나 김형철과 정동현은 강민혁이 어깨 부상으로 출전을 포기한 제89회 동계체전 남자 일반부 슈퍼대회전과 회전에서 우승을 양분하면서 자신들의 실력을 증명했다.
강민혁과 대등한 기량을 갖추고도 번번이 1위 자리를 내줬던 김형철은 대회 첫날인 19일 강원 정선군 하이원스키장에서 열린 남자 일반부 슈퍼대회전에서 1분4초96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슈퍼대회전에서 간발의 차인 0.04초 차로 아깝게 김형철에게 금메달을 양보해야 했던 정동현 역시 20일 열린 회전에서 김형철을 제치고 전날의 패배를 설욕했다.
이로써 김형철은 2006년과 2007년 동계체전에서 강민혁에게 자신의 주종목인 슈퍼대회전 금메달을 내줬던 설움을 떨쳐냈고, 정동현은 일반부 자격으로 참가한 첫 체전에서 입지를 확실히 굳혔다.
김형철과 정동현은 동계체전을 제외하더라도 올해 치러진 크고작은 국내 대회에서 강민혁을 위협하면서 번갈아 우승컵을 차지할 정도로 이번 시즌 기량이 일취월장했다.
당분간 절대 강자로 군림할 것만 같았던 강민혁의 독주 체제 대신 `트로이카 시대'가 열린 것이다.
이들 3명은 경기 스타일과 장단점도 저마다 다르다.
뛰어난 운동 신경을 타고난 강민혁은 기술이 좋아 회전과 대회전 종목에 강하고 김형철은 강민혁보다 기술은 떨어지지만 스피드가 뛰어나 슈퍼대회전에서 강민혁보다 우위에 있다.
셋 가운데 가장 나이가 어린 정동현은 서구적인 신체 조건에서 나오는 힘과 대담한 경기 운영 능력이 장점으로 꼽힌다.
강낙연 국가대표 알파인 스키 감독이 2009년 하얼빈에서 열리는 동계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정동현과 김우성(22.단국대)을 앞세워 한국 스키 최초의 메달 획득을 노릴 정도로 성장 가능성도 높다.
이들이 서로 한 치 양보 없는 선의의 경쟁을 통해 기량이 쑥쑥 늘어남에 따라 한국 알파인 스키는 라이벌인 일본을 위협하는 수준에 다가가고 있다.
강낙연 감독은 "강민혁에 비해 기량이 떨어졌던 김형철과 정동현이 많이 늘어 이제는 3명의 선수가 막상막하"라며 "우리보다 한 수 위라고 평가됐던 일본팀 감독도 이들의 성장을 우려하고 있다고 털어놓을 정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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