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내정자가 투기의혹에 이어 부적절한 과거행적이 잇따라 드러나고 있습니다.
과거 신문사 정치부장 시절에 권력 실세의 극단적인 정치발언에 동조했는가 하면 신문사 내부 동향을 정부측에 제공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습니다.
탐사보도팀의 이병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는 지난 2일 기자간담회에서 중립성을 생활의 원칙으로 삼아왔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최시중(방통위원장 후보자) : "독립성과 객관성 중립성을 지키는 직업이었습니다."
하지만 최 후보자의 이 발언과는 배치되는 과거 행적이 드러났습니다.
지난 1988년 8월, 김용갑 당시 총무처장관은 좌경 세력에 대처하기 위해서 국회해산권을 대통령이 갖도록 헌법개정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해 정국에 큰 파장을 불렀습니다.
국회는 여소야대 상황이었고 87년 직선제 개헌후 1년이 채 안된 시점이었기 때문입니다.
김 전 장관의 발언이 나온지 보름 뒤, 기자협회보에는 당시 최시중 동아일보 정치부장의 행적이 1면 머리기사로 실렸습니다.
김용갑 전 장관의 발언 직후 최 후보자가 김 전 장관을 찾아가, "소신에 찬 발언을 적극 지지한다, 적극적으로 밀어줄테니 의연히 행동하라"고 격려했다는 내용입니다.
당시 동아일보 노조는 언론사 정치부장으로서 결코 해서는 안 될 경솔한 행동이었다며 진위를 밝힐 것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최 후보자는 오늘 KBS 취재진과 만나 당시 김용갑 전 장관을 만나기는 했지만 고생했다는 인사치레였을 뿐 개헌론에 대한 지지 발언을 하진 않았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나 김 전 장관은 KBS 와의 통화에서 당시 최시중 정치부장이 자신을 찾아와 "자기도 공감한다. 아주 용기있는 발언이고 지지한다"는 말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1988년 노태우 정권 때 문화공보부가 작성한 언론인 개별 접촉 보고서에도 최 후보자의 행적이 들어있습니다.
문공부 담당관이 총선 전인 88년 3월 당시 동아일보 최시중 정치부장을 만나 선거관련 기사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소장 기자 순화에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고 기록돼 있습니다.
한 달 뒤 접촉보고서에는 최 후보자가 문공부 담당관과 만나 전두환 전 대통령 처남인 이창석 씨의 비리에 관한 제보가 많이 들어온다며 사회부에서 하나씩 터뜨릴 것이라는 내부 동향을 전해준 것으로 기재돼 있습니다.
이에 대해 최 후보자는 자신과 만난 문공부 직원이 대학 동기여서 허물없이 얘기한 것일뿐이라며, 이같은 보고서가 존재할 것이라곤 생각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KBS 뉴스 이병도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