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각 부처 장관들도 휴일을 잊으며 일하는건 마찬가집니다. 발로 뛰며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라고 하지만, 일부에선 ‘왔다 갔다’는 표시 내기에 급급해서 전시행정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습니다.
박현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경기도 판교의 한 건설 현장, 출입구 앞에 의자를 놨다 뺐다, 물을 뿌리며 청소를 하느라 분주합니다.
곧이어 도착한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녹취> 강만수(기획재정부 장관): "모든 일을 직접 현장 확인을 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국민을 섬기는 정부로서..."
수행나온 관계자 30여 명과 공사장을 둘러보고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데 할애한 시간은 10분 남짓.
이내 정부 대책을 설명하는가 싶더니 채 30분도 되지 않아 공사장을 떠납니다.
<녹취> 현장 관계자: "쇼 하는 것 같아요. 재작년 안양천 터졌을 때도 이렇게까지 안했는데..."
어제 국토해양부 장관의 서울 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소 방문 현장.
<녹취> "집을 살 수 있다느 게 꿈같아요."
<녹취> 정종환(국토해양부 장관): "집없는 분들의 불편을 해소해주는 방향으로 앞으로 주택정책을 펴나가겠습니다."
하루 전 급히 연락해 나온 세입자와 몇 마디 얘기를 나눈게 전부였습니다.
장관들의 현장방문은 이렇게 평일, 휴일을 불문하고 경쟁적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보고 정부 정책에 반영하겠다는 취지입니다.
그러나 장관들의 이런 현장 방문이 지나치게 형식적인 행사에 그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현장에 오히려 부담만 주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녹취> 현장 관계자: "어떤 의도로 오시는지 준비해야 하는 게 좀 막연해서...서류 요청이 좀 많았어요."
해당부처 공무원들도 짐스럽긴 마찬가지입니다.
<녹취> 부처 공무원: "(언제까지 계속 이렇게 '노홀리데이' 하신대요?) 아 글쎄 말입니다. 저희들도 잘 모르겠습니다."
전시성 실적에만 치우친 듯한 장관들의 현장 방문이 새 정부가 추구하는 '실용주의'에 부합하는 것인지 되짚어 볼 일입니다.
KBS 뉴스 박현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