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보기]② 삼성 특검의 수사 상황과 전망

입력 2008.03.09 (07:53)

<앵커 멘트>

삼성 특검 수사가 오늘로 1차 수사 기한이 종료됐습니다. 특검이 수사 연장을 결정해 이제 30일 더 수사를 벌이게 됐습니다.

이번 특검 수사의 핵인 이건희 삼성 회장의 소환 조사는 계속 늦어지고 있는 가운데 금품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새 정부 고위인사의 명단이 공개돼 새로운 불씨가 되고 있습니다.

삼성 특검의 그동안 수사 상황과 앞으로의 수사 전망을 정찬호 해설위원과 알아보겠습니다.

<질문 1> 천주교 정의 구현 사제단과 김용철 변호사가 삼성으로 부터 금품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현 정부 고위 인사들의 명단을 공개했어요? 그 내용부터 정리하죠.

<답변 1>

천주교 정의 구현 사제단과 김용철 변호사는 삼성 특검 1차 수사 기한을 나흘 앞둔 지난 5일 삼성으로 부터 정기적으로 금품을 받은 의혹을 받고 있는 현 정부 고위층 인사 명단을 폭로했습니다.

그 명단에는 이종찬 청와대 민정 수석과 김성호 국정원장 내정자가 포함돼 있습니다.

이번 폭로는 그 진위 여부를 떠나 정치적 사회적 파장을 불러 일으키고 있습니다.

천주교 정의 구현 사제단의 발표 내용 들어보시겠습니다.

<녹취> 전종훈(대표 신부 발표) : "이종찬은 평소 정기적으로 금품을 수수했으며 현직 신분으로 삼성 그룹 이학수 부회장의 사무실을 방문해 여름 휴가비를 직접 받아간 적도 있는데 이 일로 삼성 구조본 직원들이 수근대며 비아냥거리기도 했습니다."

또 김성호 국정원장 내정자에 대해서는 평소 정기적으로 금품을 수수했으며 김용철 변호사가 직접 금품을 전달한 사실도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사제단은 그러나 금품을 수수했다는 것을 증명할 구체적인 증거에 대해서는 수사기관이 밝혀야 할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습니다.

참고로 이종찬 수석 과 김성호 국정원장 내정자, 이들을 폭로한 김용철 변호사는 고려대 법대 선후배 사입니다.

또 지난 1995년 서울 중앙지검에 같이 근무하면서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사건에 참여한 적이 있어 나름대로 각별했던 사이였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질문 2> 금품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인사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답변 2>

청와대는 천주교 정의 구현 사제단의 발표에 대해 나름대로 조사해본 결과 한마디로 근거없는 터무니 없는 폭로라며 일축했습니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의 발표 내용을 들어보시겠습니다.

(녹취> 이동관(대변인) : "대선 과정에서도 상대 흠집내기위한 아니면 말고 식의 네가티브 공세 극성을 부렸던 것을 기억합니다.폭로를 하려면 증거를 제시하고 해명을 요구해야 합니다."

이종찬 민정수석도 김 변호사의 주장은 전혀 사실 무근이며 이 문제는 특검이 수사중인 만큼 수사 결과가 명명백백히 밝혀질 것이라고 말하고 강력한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성호 국정원장 내정자도 참을 수없는 모욕감을 느꼈다, 국가의 사정라인과 국가중추정보라인을 무력화 시키려는 불순한 의도라며 강력한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렸습니다. 한나라당은 새 정부 흠집내기라고 비난한 반면에 통합민주당등 야권은 의혹이 사실이라면 당사자들은 즉각 사퇴해야 한다면서 진상규명을 촉구했습니다.


<질문 3> 1차 수사 기한 종료를 앞두고 이같은 폭로를 한 배경이 무엇입니까?

<답변 3>

천주교 정의 구현 사제단과 김변호사가 폭로를 통해 특검을 계속 압박하고 있는 것은 특검에 대한 불신과 불만에서 부터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지난해 11월에 금품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전현직 검찰 고위간부 3명의 명단을 폭로했는데도 1차 수사 시한안에 특검에서 제대로 수사를 하지않는 등 특검팀이 삼성의 3대 의혹가운데 유독 불법 로비 의혹에 대해서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급기야 천주교 사제단과 김 변호사는 2차 폭로 시기를 김 국정원장 내정자 청문회와 1차 수사 종료 시점을 며칠 앞둔 5일로 잡은 것이 아닌가 하는 분석이 삼성 특검 안팎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질문 4> 사정과 정보 책임자들과 천주교 사제단과 김변호사가 진실공방을 벌이게 됐군요. 이것 어떻게 봐야 합니까?

<답변 4>

지난해 온나라를 들끊게 했던 bbk 진실공방에 이어 또다시 진실 공방에 놓이게 됐습니다. 이종찬수석과 김성호 내정자 그리고 천주교 사제단과 김용철변호사가 벌이는 진실 공방으로 국민들은 어리둥절하기만 합니다.

지금까지는 어느 쪽의 말이 맞고 어느쪽이 틀린지는 예단할 수는 없지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어느 한쪽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제단과 김변호사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두사람의 사퇴는 물론이고 현정부에도 상당한 흠집이 생길 것으로 보입니다.

반대로 폭로가 허위로 드러날 경우에는 사제단과 김변호사의 도덕성에 흠집이 생기는 것은 물론 민 형사상 책임도 져야할 것입니다.

<질문 5> 빨리 진위를 가려야 할 것같은데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답변 5>

이종찬 수석과 김성호 내정자는 사제단과 김변호사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는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국회 인사 청문회에서도 김성호 내정자와 김용철 변호사가 함께 나와 진위를 가려 보는 방법이 여야에 의해 논의됐으나 김 변호사가 출석을 하지않겠다고 밝힘에 따라 무산됐습니다.

이제 특검에서 수사력을 집중해 이 사안을 수사하는 방법이 가장 진위를 빨리 가리는 방법으로 보입니다.

특검은 그동안 수사 경과에 대해 줄곳 함구해 왔습니다. 물론 수사상황을 일일이 국민에게 전할 필요는 없지만 이번 사안은 성격이 다릅니다. 국민들의 궁금증이 날로 높아가고 있고 현 정부로서도 빨리 해결하고 가야할 사안이기 때문입니다.

특검은 수사에 신속하게 임하고 수사 상황을 국민들에게 알려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사제단과 김용철 변호사도 찔끔 찔끔 폭로로 임할 것이아니라 가지고 있는 증거들을 하루 속히 모두 특검에 제출해 수사가 신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할 것입니다.

이번 진실공방의 최대 관건은 김변호사의 진술이 얼마나 구체적이고 신빙성이 있느냐에 달려있습니다.

<질문 6> 삼성특검은 어떤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까?

<답변 6>

특검은 천주교 정의 구현 사제단이 밝힌 내용을 토대로 삼성의 정관계 로비의혹에 대해 본격적으로 수사에 들어갈 방침입니다.

특검팀은 우선 김용철 변호사를 참고인으로 불러 구체적인 진술을 확보하는 한편 김변호사와 사제단에 협조를 요청하는등 금품 수수 의혹을 확인하기 위한 본격 수사에 들어갈 방침입니다.

특검팀은 당초 어제 김변호사를 출석해 줄 것을 통보했지만 김변호사는 사제단과의 협의를 거쳐 며칠뒤 출석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검팀은 김 변호사를 상대로 조사한 뒤에 해당 인사들의 소환여부를 결정할 방침입니다.

<질문 7> 삼성 특검이 출범하고 나서 가장 먼저 손을 댄 것이 불법 비자금 조성 의혹 수사인데 어디까지 와 있습니까?

<답변 7>

조준웅 특검팀은 지나 1월 10일 출범하자 마자 이건희 회장의 집무실인 승지원 등 핵심 시설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에 들어갔습니다.

그 결과 특검팀은 삼성그룹 전 현직 임직원 명의로 개설된 의심계좌 3천 8백여개 가운데 적어도 천 3백 여개 계좌가 사실상 차명계좌임을 확인했습니다.

특검팀은 차명계좌가 확실시되는 천 3백개가운데 우선 6백여개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자금 흐름을 추적하고 있으며 나머지 7백여개는 금융감독원에 특별검사를 해 주도록 요청한 상태입니다.

비자금 실체가 드러나면 수사에 힘과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삼성 특검 안팎에서는 삼성 비자금 규모가 적어도 수천억원에서 수 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추정이 나오고 있습니다.

<질문 8>경영권 불법 승계 수사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답변 8>

삼성 특검이 수사하고 있는 3대 의혹가운데 나름대로 진척이 있는 부분은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특검 안팎에서는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전무로 이어지는 경영권 불법 승계의혹이 삼성 그룹의 모든 의혹의 진원지라고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삼성 특검은 지난달 28일 삼성 일가 핵심인사가운데 처음으로 이재용 전무를 소환해 조사했습니다.

이전무에 대해 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 매각 사건 등 모두 4가지 사건을 중심으로 조사를 벌였습니다.

특검팀은 이런 경영권 불법 승계 과정에 이건희회장과 이학수 부회장, 김인주 전략기획실 사장 등 핵심 관계자들이 공모했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질문 9>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도 며칠전 소환됐죠.어떤 조사가 이뤄졌습니까?

<답변 9>

이건희 삼성 회장의 처남인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도 지난 4일 오후 특검에 소환돼 8시간동안 조사를 받았습니다.

특검팀은 홍회장을 상대로 지난 1996년 에버랜드 최대 주주였던 중앙일보가 전환사채 인수를 포기해 결과적으로 이재용 전무에게 전환사채가 넘어가게 된 경위를 조사했습니다.

특검팀은 또 홍회장이 1999년 이회장의 중앙일보 지분을 이건희 회장에게 명의 신탁해 사실상 중앙일보가 삼성그룹에서 위장 분리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과 안기부 x-파일과 관련한 정관계 로비 의혹등도 조사했습니다.

<질문 10> 아무래도 삼성 특검 수사의 핵은 이건희 회장인데 자꾸 늦어지고 있어요. 언제쯤 이회장의 소환이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까?

<답변 10>

이번 삼성 특검 수사의 핵이자 마지막 수순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이건희 회장의 소환 조사입니다.

특검팀도 당초 어제 이회장을 소환 조사할 계획이었지만 더욱 명확한 증거를 수집하기 위해 소환을 며칠 늦춘 것으로 보입니다.

특검은 이건희 회장이 소환되면 불법 비자금 조성의혹과 정관계 로비의혹, 특히 경영권 불법 승계 과정에 어느 정도 관여했는지를 집중해서 조사할 예정입니다.

과연 특검이 명확한 증거를 내놓고 이건희 회장의 진술을 끌어 낼 수있을 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습니다.

<질문 11> 삼성 특검팀이 시간이 갈 수록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던데 왜 그렇습니까?

<답변 11>

지난 1월 10일 삼성 특검이 출범하기 전부터 이 수사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습니다.

수사해야 할 양에 비해 수사 기간이 너무 짧은 시간이며 수사 대상이 한국 최고의 그룹인 삼성이라는 점 때문이었습니다.

여기에 특검 수사의 최대 무기였던 참고인 동행 명령제가 얼마전 헌법 재판소에서 위헌으로 결정되면서 참고인들이 소환에 잘 응해 줄 것인가 하는 우려가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조준웅특검팀이 수사에 들어가면서 이같은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수사를 통해 수천개의 비자금 의심계좌가 나타났지만 삼성 임직원들이 자신의 것이라고 우기는 상황이어서 실체 규명이 늦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조준웅특검이 직접나서 삼성측의 증거인멸 시도와 소환에 비 협조적인 태도를 강하게 비난한 것에서도 수사의 어려움이 잘 나타나고 있습니다.

조특검은 특검수사때문에 기업 활동이 지장받고 있다는 삼성측의 주장에 대해 당당하게 조사받으면 기업 활동에 지장이 있을 것이 없을 것이라고 강도높게 비난하고 있습니다.

만일 삼성특검의 수사가 별다른 성과없이 끝날 경우 특검 무용론이 다시 대두될 것이고 삼성에 면죄부만 준 형국이라는 비난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도 특검팀의 어깨를 무겁게하는 주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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