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 하나에 최선’ 김성근 야구의 진수

입력 2008.04.17 (22:02)

‘일구이무(一球二無)’

17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삼성-SK전(SK 2-1승)에서 SK 김성근 감독의 좌우명에 걸맞은 호수비 2개가 나왔다.
삼성이 1-2로 뒤진 4회 초 선두타자 최형우가 상대 투수 채병용이 던진 초구를 노려친 게 SK 유격수와 2루 사이로 쏜살같이 날아갔다.
빠지겠거니 한 타구였지만 SK 유격수 나주환은 몇 걸음 달려가더니 몸을 던져 이 공을 잡아냈다. 1루 관중석은 물론 3루 쪽 원정 팬들조차 탄성을 자아내게 만든 다이빙 캐치였다.
7회 초 1사 주자 1, 2루 상황에서는 SK 2루수 정근우가 박수를 받았다. 삼성 타자 양준혁이 친 공은 2루수 오른쪽으로 빠져 우전 안타가 될 것 같았지만 정근우는 이 공을 가까스로 잡아내 라인드라이브 아웃을 시킨 데 이어 2루에 던져 2루 주자 박진만까지 횡사시켰다.
삼성 선동열 감독은 경기 후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상대 호수비에 걸려) 점수를 내지 못하는 바람에 졌다"고 애석해했다.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

김성근 감독이 선수들에게 `일구이무'라는 좌우명을 강조하며 요구하는 플레이는 바로 수비를 할 때나 공격을 할 때나 매순간 최선을 다하라는 것이다.
SK가 지난해 8개 팀 중 병살타(86개)와 잔루(896개)가 가장 적었던 것이나 올 시즌 1점차 승부에 유독 강한 건 이유가 있는 셈이다.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중요한 건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것이고 실패하면 그 원인을 철저히 분석하는 것이다. 이게 모여 최상의 결과가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좌우명을 `정신을 집중해서 활을 쐈더니 돌에 꽂히더라'는 의미의 중국 고사(중석몰촉.中石沒鏃)에서 따왔다고 설명했다.
중석몰촉이든 일구이무든 매순간 최선을 다하라는 뜻에는 변함이 없고 적어도 17일 문학구장에서 뛰던 SK 선수들은 매순간 돌이라도 꿰뚫을 것 같은 기세로 뛰어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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