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와 사람] 전통차를 지키는 사람

입력 2008.04.19 (21:39)

<앵커 멘트>

녹차, 건강 음료로 많은 분들 좋아하시죠?

현재 보급된 녹차는 우리 한국의 전통 방식이 아닌 일본 방식으로 만든 것인데요.

이를 안타깝게 여겨 우리 전통차의 명맥을 지켜나가는 사람이 있습니다.

선재희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산을 등지고 너른 들판을 앞에둔 시원스런 풍경, 한번 심으면 천년을 간다는 차나무들이 자랍니다.

비료를 치고 인공적으로 재배하는 여느 녹차 밭과는 달리 1년에 3번 잡초를 솎아주는 걸 제하곤 야생 그대로입니다.

보통은 곡우 전에 여린 잎만 따서 햇차를 만들지만, 좀 더 자랐을 때 잎과 순을 같이 따야 제맛입니다.

<인터뷰>지허스님: "차는 절대로 순하고 잎하고의 조화 그 하모니에서 좋은 차맛이 나는 거고..."

땔나무로 불을 때는 작업은 좋은 차의 성패를 좌우합니다.

화력을 일정하게 맞춰 솥바닥 전체의 온도가 균일해야 합니다.

가마솥에 찻잎을 넣어 물기가 없게 덖습니다.

덖어낸 차는 멍석에 대고 부빕니다.

수분이 모두 증발돼 찻잎이 도르륵 말릴 때까지 덖고 부비는 과정이 10번 이상 되풀이됩니다.

<녹취>지허스님: "힘을 주되 부드럽게 해야 돼요.그러니 어렵지요."

조상들이 차를 만들었던 이같은 전통 방식은 이젠 거의 사라졌습니다.

흔히 우리 것으로 알고 있는 녹차나 다도도 사실은 일본에서 유래됐습니다.

이를 안타깝게 여겨 전통차의 명맥을 되살리기위해 지킴이로 나선 사람이 지허 스님입니다.

묵은 차밭을 손수 일구며 고유의 차 문화를 복원하고 보급하는 데 힘써 왔습니다.

<인터뷰>지허스님: "우리 스스로가 우리 차를 모르고 또 모름과 동시에 일본 차보다 못하다 중국 차보다 못하다 이렇게 생각한단 말이야."

2000년부터 일요일마다 열린 '산중다담'엔 전통 자생차 맛을 함께 즐기려는 사람들이 전국에서 몰렸고, 자생차 보존회까지 결성됐습니다.

<인터뷰>강우방(일향 한국미술사연구원 원장): "(차 마신 후) 맛도 좋지만 차를 달일 때 코끝을 스치는 향기가 저는 좋아요."

다산 정약용은 차를 마시는 민족은 흥하고 술을 마시면 망한다고 말했습니다.

우리 고유의 향과 색,맛을 갖춘 전통차를 가까이 하려는 노력은 중국을 대표하는 보이차처럼 우리 정신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KBS 뉴스 선재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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