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첫 우주인, 발사에서 귀환까지

입력 2008.04.19 (23:40)

한국 최초 우주인 이소연(29) 씨가 12일간의 우주임무를 마치고 19일 오후 5시 30분(이하 한국시각) 무사히 지구로 귀환했다.
이로써 이 씨는 세계 475번째 우주인이자 49번째 여성우주인으로 기록됐으며 우리나라는 36번째 우주인 배출국, 11번째 우주과학실험 국가가 됐다.
이날 이 씨와 미국 여성우주인 페기 윗슨과 러시아 우주인 유리 말렌첸코를 태운 소유스 TMA-11호는 이날 예상 착륙지점을 420㎞나 벗어난 카자흐스탄 북부 오르스크 초원지대에 착륙했으나 세 우주인은 모두 건강한 것으로 확인됐다.
세 우주인은 카자흐스탄 쿠스타나이공항에서 열리는 환영행사와 기자회견에 참석했으며 군 전용기편으로 러시아로 이동, 가가린우주인훈련센터 병원에 입원해 건강검진과 지구 적응훈련을 받게 된다.
▲소유스 우주선 발사
이 씨는 8일 낮 12시 20분께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우주기지 우주인호텔에서 출정식을 마친 뒤 우주기지 내 에네르기야 건물로 이동, 최종 의학검사를 받고 우주복을 입었다.
우주복 착용은 이 씨가 우주선 탑승자이자 한국 최초 우주인으로 최종 확정됐음을 뜻한다.
이 씨는 이어 가족과 정부 대표단을 만나 작별인사를 하고 우주인 보고식을 마친 뒤 발사 2시간 전인 오후 6시께 소유스 TMA-12호에 탑승했다.
오후 8시 16분 27초 발사 버튼을 누르는 순간 소유스 FG 발사체가 불꽃을 내뿜으며 초속 500m의 속도로 우주를 향해 힘차게 날아올랐다.
소유스 우주선은 발사 1분58초 만에 지상 50㎞ 높이에 도달, 1단 로켓(측면 부스터)이 분리됐으며 발사 4분 47초 후에는 지상 167㎞ 상공에서 2단 로켓이 분리됐다.
발사 9분48초 후에는 지상 240㎞에 도달, 회전궤도에 진입하면서 3단 로켓이 분리되고 소유스 우주선 엔진이 점화됐으며 모스크바 임무통제센터(MCC)가 '발사 성공'을 선언했다.
▲국제우주정거장 도킹과 우주임무
이 씨를 태운 소유스 우주선은 이틀 동안 지구를 34바퀴 돌면서 엔진을 가동해 궤도 높이를 국제우주정거장(ISS)가 있는 338㎞로 높인 뒤 도킹작업에 돌입했다.
소유스호는 발사 49시간 30여 분만인 10일 오후 9시 57분 ISS와 일직선상에 위치한 뒤 초당 50cm의 상대속도로 접근, 도킹 22분전 5km까지 근접했고 17분을 남겨두고 소유스와 ISS는 도킹을 위한 자동 조절 시스템을 가동했다.
소유스는 ISS의 도킹 부분을 일치시키며 원추형 나사모양의 탐침(45cm)을 ISS 도킹 부분에 진입시켰고 ISS를 서서히 끌어당기면서 결합을 완료했다.
도킹 성공 7분 뒤 세르게이 볼코프(34) 선장은 임무통제센터(MCC)와 교신에서 승무원 모두 양호한 상태임을 알려왔고 이들은 도킹 개시 3시간 뒤인 11일 오전 0시 41분께 직경 90cm 크기의 해치를 통해 ISS로 옮겨 탔다.
ISS와 소유스 해치가 잇따라 열렸고 미국 우주인 페기 윗슨 등 ISS에 타고 있던 3명의 승무원이 소유스로 먼저 이동, 새로운 ISS 손님들을 맞았다.
이 씨는 세르게이 볼코프 선장에 이어 ISS에 탑승, ISS의 157번째 탑승자가 됐다.
이 씨는 ISS에 9박10일간 머물며 18가지 우주과학실험과 지상 연결 생방송, 각종 우주퍼포먼스 등 많은 우주임무를 수행했다.
ISS에서의 바쁜 일정은 11일 탑승 직후부터 19일 귀환 직전까지 이어졌다.
이 씨는 11일 식물생장실험과 미세 중력환경에서의 세포배양 실험, 초파리의 중력반응과 노화 유전자 탐색 실험 등 3가지 실험을 시작해 19일 이 3가지 실험을 마무리 하는 것으로 과학실험 임무를 마쳤다.
이 씨는 또 이 기간에 우주인사업 주관방송사인 SBS를 통해 라디오 우주생방송 2차례와 TV 우주생방송을 4차례 하고 아무추어 무선통신(HAM)을 두차례 하면서 온 국민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특히 12일에는 이명박 대통령과의 화상대화에서 과학기술 발전을 위한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 항공우주산업을 미래 성장동력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답변을 얻어내기도 했다.
▲도킹해제에서 귀환까지
이 씨를 태운 소유스 TMA-11호가 19일 오후 5시 30분 카자흐스탄 북부 오르스크 초원지대에 착륙, 한국 최초 우주인의 우주대장정이 막을 내렸다.
이 씨 등은 이날 오전 11시 ISS에 남아 계속 임무를 수행할 러시아 우주인 세르게이 볼코프와 올레그 코노넨코에게 작별인사를 하고 소유스 TMA-11호에 탑승했다.
이들은 11시 10분께 우주복으로 갈아입는 등 귀환 준비를 한 뒤 오후 2시 3분 ISS와의 도킹 해제에 돌입, 3분만에 소유스 우주선을 ISS에서 안전하게 분리했다.
이후 소유스 우주선은 2시간 30분 동안 ISS와의 거리를 20㎞까지 벌린 뒤 기계/추진모듈의 엔진을 점화해 회전궤도를 벗어났다.
오후 5시 7분에는 소유스 우주선의 귀환모듈이 궤도모듈, 기계/추진모듈과 분리됐으며 귀환모듈은 2분 후 대기권 진입을 시도했다. 분리된 궤도모듈과 기계/추진모듈은 대기권에 진입하며 불타 사라졌다.
귀환모듈의 대기권 진입과정의 핵심은 지상과의 각도를 7도로 유지하는 것. 각도가 이보다 작으면 대기권에 진입하지 못하고 튕겨나갈 수 있고 각도가 크면 진입 후 우주선 통제가 어려워지고 예정 항로를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귀환모듈은 대기권 진입 후 시속 870㎞로 2천℃가 넘는 고온을 견디며 자유 낙하했으며 5시 15분께 보조낙하산을 펼쳐 1차로 낙하속도를 줄이고 5분 후에는 지름이 36m에 달하는 주낙하산을 펼쳐 낙하속도를 시속 25㎞까지 낮췄다.
그러나 예정 착륙시간인 5시 30분을 10분 정도 남기고 이상징후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착륙 예정지역에서 대기 중이던 수색구조대로부터 귀환모듈이 예정 착륙지점을 10~40㎞ 벗어날 것이라는 보고가 MCC에 접수되면서 MCC는 긴장감 속에 긴박하게 돌아갔고 착륙 예정시간이 20분 가까이 지나도록 착륙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결국 MCC는 5시 50분이 돼서야 귀환모듈이 예상착륙지점에서 서쪽으로 420㎞ 떨어진 오르스크 초원지대에 착륙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6시 9분께 귀환모듈 선장인 유리 말렌첸코가 무선통신으로 우주인이 모두 건강하다는 사실을 알려왔고 6시 17분 수색구조대 헬리콥터가 착륙지점에 도착해 3명의 우주인을 무사히 구조하는 데 성공했다.
모스크바 MCC 측은 "착륙지점이 예상에서 크게 벗어난 것에 대해 귀환선이 대기권 진입 후 지상과의 각도를 30도로 유지해야 하는데 40도 정도로 기운 채 낙하한 것 같다"며 하지만 귀환모듈을 회수해 분석해야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귀환선에서 내린 세 우주인은 현장에 설치된 임시 의료텐트에서 검진을 받은 뒤 헬리콥터를 타고 쿠스타나이공항으로 이동해 기념식과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이 씨와 말렌첸코는 건강한 상태지만 페기 윗슨은 우주멀미가 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 우주인은 기념식 후 군 전용기편으로 러시아로 이동, 가가린우주인훈련센터 병원에 입원해 1주일 정도 건강검진과 적응훈련을 받게 되며 이 씨는 이달 말께 귀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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