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바다를 목장처럼 만들겠다며 막대한 예산을 들여 바다에 투하한 인공어초가 관리부실로 심하게 파손돼 제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바다 속 폐허로 방치된 그현장을 최선중 기자가 고발합니다.
<리포트>
2년 전 인공어초가 투하된 충남 태안 앞바다.
폐 전봇대를 재활용해 만든 가로 3미터, 세로 7미터, 높이 3미터 규모의 친환경 특허까지 받은 인공어초입니다.
하지만 번듯한 것은 몇개 없고 대부분은 완전히 무너졌습니다.
어초를 지탱해주는 쇠뭉치는 녹이 슬어 손으로도 풀릴 정도입니다.
<인터뷰> 함태영(다이버) : "이게 삭아가지고 손으로 다 풀리고 삭아서 빠지니까 연결돼 있던 부위들이 다 무너진 상태로 돼 있습니다."
두 달 전에 같은 인공어초를 투하한 또다른 해역입니다.
믿기 어려울 정도로 심하게 부서져 원형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돕니다.
<인터뷰> 김덕래(어민) : "기능을 못할 바에야 없는 게 훨씬 낫죠. 지금 상태로는 없는 게 훨씬 나아요."
취재진이 시공사측과 공동으로 이 일대 인공어초 해역 8곳을 조사한 결과 5곳이 이렇게 파손됐습니다.
그런데 이 일대 어초를 조사한 서해수산연구소 보고서에는 어초 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돼 있습니다.
관련 규정에는 어초 상태를 1 년에 한 번씩 점검하도록 돼 있지만 실제로는 설치된 지 3년이 지난 어초에 대해서만 점검이 이뤄진 것입니다.
<인터뷰> 최용복(박사/서해수산연구소) : "생물조사나 이런 것들에 의의가 없기 때문에 2005년도 시설된 것까지만 조사를 완료한 상탭니다."
투하 과정에서도 문제점이 드러났습니다.
시공사측의 업무 일지를 확인한 결과 물살이 센 '사리' 때 어초를 설치하는 등 조류의 영향을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시공업체 관계자 : "나타난 문제를 전반적으로 조사를 진행시켜서 원초적인 문제가 있다면 이 부분(전주형 어초)을 포기할려구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난 2002년부터 서,남해에 투하된 전주형 어초는 630개, 35억 원 어치나 됩니다.
일부 어초의 마구잡이 투하와 사후 관리 부실이 국가 예산낭비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최선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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