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호, 첫 승부치기 ‘살떨리네~’

입력 2008.08.17 (21:25)

수정 2008.08.17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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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떨려서 못하겠네요"
베이징 올림픽에서 처음 도입된 연장전 '승부치기'가 한국 선수단에는 어떻게 느껴졌을까.
한국은 17일 베이징 우커송야구장에서 재개된 2008 베이징올림픽 야구 예선 풀리그 중국과 2차전에서 연장 11회말 승부치기 끝에 1-0으로 간신히 승리를 거뒀다.
모두 난생 처음으로 경험한 승부치기였지만 한국은 최상의 시나리오로 경기를 끝냈다.
11회초 중국에 먼저 승부치기 기회를 준 한국은 상대 버스터로 1사 2,3루 위기를 맞았지만 마무리 오승환(삼성)의 호투로 무실점으로 막아내고 공격권을 가져왔다.
한국은 발빠른 테이블세터 이종욱(두산)과 이용규(KIA)를 베이스에 내보낸 뒤 작전 수행이 좋은 3번타자 정근우(SK)의 번트로 무사 만루를 만들고 4번 이승엽이 끝내기 안타를 쳐내고 간단히 경기를 끝냈다.
잘 짜여진 각본대로 돌아간 만점짜리 승부였지만 막상 승부치기에 들어선 선수들의 긴장감은 다른 이닝보다 높았다.
번트 성공으로 득점의 물꼬를 튼 정근우는 경기가 끝나자마자 "살이 떨려서 못하겠다"며 "정확히 번트를 대야 한다는 생각을 하니 심리적으로 위축이 되더라"고 말했다.
끝내기 안타를 친 이승엽은 "꼭 끝내야겠다는 생각으로 타석에 들어섰다"며 "(1루수로 나선)수비에서도 번트 타구를 무조건 3루로 잡아야겠다는 생각으로 무조건 들어갔다"며 긴장감을 표시했다.
김광수 수석코치는 "주자를 갖다 놓고 하는 거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오늘 경기로 승부치기는 상대 공격을 본 뒤 준비를 할 수 있는 말 공격이 확실히 유리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분석했다.
김경문 감독은 "경기에 앞서 어느 정도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직접 해보니 느낌이 달랐다"며 "본선에서 메달을 앞둔 큰 경기에서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긴장감을 느끼지 않은 것은 오승환 뿐이었다.
무덤덤한 표정으로 경기를 마친 오승환은 "평소 위기 상황에 자주 등판하다 보니 승부치기라고 해서 별로 다를 건 없었다"며 "오히려 남은 우리 공격에서 득점이 쉽다는 생각을 하니 마음이 더 편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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