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석면 자재를 취급하다 질병에 걸린 건설 현장 일용직 근로자에 대해서도 산재를 인정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성재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박모씨는 10여년 전인 지난 1995년, 전남 영암의 건설 공사장에서 다섯달 동안 석면이 함유된 석고 시멘트판을 천장에 붙이는 작업을 했습니다.
이후 다른 일로 전직한 박씨는 10여년이 흐른 지난 2006년말 석면으로 인한 대표적 암질환인 '악성 중피종'에 걸렸습니다.
근로복지공단은 박씨에 대해 산재를 승인했지만 건설사는 산재를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냈습니다.
서울행정법원은 박 씨가 마스크 등 별다른 보호장비없이 석고 시멘트판을 다룬 사실 등이 악성 종양 발병과 관련이 있다며 소송을 기각했습니다.
법원이 석면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 근로자가 아닌 단지 석면이 들어있는 자재를 다뤘던 건설 일용직 노동자에게 업무상 재해를 인정한 것은 사실상 처음입니다.
석면 추방 운동을 해온 시민단체들은 건물 공사뿐 아니라 오랜된 건물에 대한 철거 과정에서도 일용직 건설 근로자들이 엄청난 석면에 노출돼 있다며 우려를 보였습니다.
<인터뷰>최예용(한국석면추방네트워크 집행위원장): "재개발,뉴타운 등으로 많은 석면건출물이 무차별로 철거되는 과정에서 철거노동자,주민, 학생들이 많이 노출되거든요"
석면으로 인한 악성 종양은 보통 발병까지 잠복기가 길게는 50년이나 돼 근로자들이 산재를 인정받기가 어려운 현실입니다.
KBS 뉴스 성재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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