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일본프로야구의 왕중왕을 가리는 일본시리즈 1-2차전이 열린 도쿄돔은 1-2일 이틀 연속 인산인해를 이뤄 높은 인기를 반영했다.
각각 센트럴리그와 퍼시픽리그 간판팀인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세이부 라이온스가 6년 만에 일본시리즈에서 격돌하는데다 6년 만에 요미우리 우승을 바라는 도쿄 팬들의 염원까지 더해져 도쿄돔은 흥행 대박을 연출했다.
1차전에는 4만4천757명, 2차전에는 4만4천814명의 관중이 도쿄돔을 가득 메웠다. 구장의 ⅔가 요미우리를 상징하는 오렌지색 물결로 뒤덮인 가운데 도쿄에서 1시간가량 떨어진 사이타마현 도코로자와의 세이부 팬들도 대거 이동, 좌측 펜스와 3루측을 파란색으로 채웠다.
객석에 자리를 구하지 못한 많은 팬은 통행 통로에 마련된 TV 앞에 돗자리를 깔고 자리를 틀었다. 워낙 인파가 많아 제법 여유 있게 마련된 화장실에도 사람이 넘쳐 줄을 서 차례를 기다리는 행렬이 통로 한쪽을 차지하기도 했다.
1988년 지어져 5만5천명을 수용할 수 있는 다목적 시설 도쿄돔에 만원 관중이 없다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도쿄돔 관계자는 "통로에서 TV로 야구를 관전할 수 있는 자유석이 늘어나면서 도쿄돔에 입장한 정확한 관중은 알 수 없다"고 했다. 공식 관중 수는 구장 내 객석 입장권 판매 수치에 근거한 것일 뿐이고 비공식적으로는 아무도 모른다.
일본야구기구(NPB)가 주관하는 일본시리즈에서는 상대팀 응원단을 배려하는 장면도 볼 수 있다.
도쿄돔이 요미우리의 홈구장이나 요미우리 공식 응원가뿐 아니라 세이부의 공식 응원가도 경기 중 흘러나와 양팀 응원단을 하나로 묶는 매개체 구실을 한다. 한 해를 결산하는 일본시리즈의 잔치적인 성격을 팬들과 함께 나누는 셈이다.
2일 2차전에서는 세이부 투수들이 요미우리 타자들을 네 차례나 몸 맞는 볼로 내보내는 바람에 야유가 쏟아지는 등 잠시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으나 금세 안정을 찾고 다시 열띤 응원 모드로 돌아갔다.
경기도 손에 땀을 쥐는 접전 끝에 1차전은 세이부가 2-1 승리, 2차전은 요미우리가 3-2로 이기면서 시종 팽팽한 긴장감을 불어 넣었다.
일본시리즈를 뒤덮은 열기는 4-6일 세이부 돔에서 열리는 3-5차전에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