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2009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시니어 피겨스케이팅 그랑프리 3차 대회 '컵 오브 차이나' 최종연습을 마친 김연아(18.군포 수리고)는 웃는 얼굴로 링크를 떠났고, 경쟁자 안도 미키(21.일본)는 침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김연아는 6일 오후 베이징 수도체육관(首都體育館) 특설 링크에서 수산나 포키오(핀란드), 애슐리 와그너(미국), 라우라 레피스토(핀란드), 사라 마이어(스위스), 안도 미키(일본) 등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2그룹에 속한 선수들과 최종연습을 치렀다.
최종연습은 오후 8시45분에 시작하는 쇼트프로그램 공식 경기에 앞서 드레스와 메이크업까지 모두 갖추고 음악에 맞추는 자리.
김연아는 쇼트프로그램인 '죽음의 무도' 의상인 검정 드레스를 입고 30여분 동안 얼음 위에서 실전처럼 훈련에 나섰다.
ISU 여자 싱글 세계랭킹에 따라 가장 마지막 순서로 훈련에 나선 김연아는 첫 과제인 트리플 플립-트리플 토루프 점프 착지에서 손을 짚을 뻔했지만 이내 평정심을 찾고 트리플 러츠를 깨끗하게 뛰고 나서 연이어 '레벌 업'을 목표로 나선 스핀을 점검했다.
하지만 김연아는 스텝을 시작하려다 잠시 고개를 갸웃하면서 동작을 멈췄다. 지난 4일 첫날 연습 때와 마찬가지로 준비해온 음악의 빠르기가 다소 느려진 것.
김연아는 "같은 CD인데도 대회 때마다 음향기기의 특성에 따라 가끔 길이가 길어지는 경우가 있다. 이러면 그동안 연습했던 박자와 맞지 않아 전체적으로 균형이 무너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브라이언 오셔 코치는 대회조직위원회에 음악 템포를 조금 빠르게 해서 애초 2분50초에서 2분49초로 맞춰달라고 부탁했다.
훈련뒤 김연아는 평소대로 활달한 표정으로 "빙질이 1차 대회 때보다 부드러워 조금 실수가 있었지만 긴장만 하지 않으면 된다"며 "음악 템포가 조금 늘어지는 통에 맞춰서 해보려고 했지만 잘되지 않았다. 그동안 연습해왔던 대로 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일본 여자 싱글 '2인자' 안도는 첫 번째 점프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루프 콤비네이션에서 엉덩방아를 찧고 나서 급격하게 표정이 굳어졌고, 코치와 함께 문제점에 대해 심각하게 이야기를 하느라 주어진 연습시간 대부분을 소비했다.
안도는 지난 시즌 잘못된 에지를 써왔던 러츠 점프를 고치려고 무던히 애를 썼고, 힘겹게 에지를 바로 잡았지만 이번에는 점프 자체에 문제가 생겼다.
지난 1차 대회 때 시도한 트리플 러츠-트리플 루프 콤비네이션에서도 불안한 점프로 감점을 받고 말았다. 안도는 러츠 점프를 몇 차례 더 뛰어본 이후 공식훈련을 마쳤고, 침울한 표정으로 대기실로 향했다.
한편 김연아는 이날 여자 쇼트프로그램 마지막 연기자로 나서 오후 10시10분께 경기를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