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가 고려대를 물리치고 국내 농구 사상 최초로 50연승의 대기록을 달성했다.
중앙대는 6일 경기도 용인 명지대체육관에서 열린 제45회 전국대학농구 2차 연맹전 대회 8일째 남자부 6강리그 2차전 고려대와 경기에서 86-61로 크게 이겼다.
2006년 11월 이 대회 준결승에서 연세대에 68-70으로 패한 뒤 50경기를 내리 이기기만 한 중앙대는 이로써 국내 농구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됐다.
전반을 46-31로 크게 앞선 중앙대는 3쿼터 초반 고려대의 거센 추격에 진땀을 흘렸다. 3쿼터 약 5분이 지나는 동안 1점도 넣지 못하고 내리 12점을 내줘 46-43까지 바짝 쫓긴 것이다.
그러나 중앙대는 김선형이 3점슛을 넣어 한숨을 돌렸고 이어진 수비에서 안재욱이 가로채기에 이은 속공과 추가 자유투까지 넣으며 점수 차를 다시 벌렸다.
다시 전열을 정비한 중앙대는 결국 25점 차 완승을 거뒀다. 경기 종료 21초를 남기고는 고려대 김태주가 테크니컬 반칙 등으로 중앙대 안재욱이 자유투 8개를 연달아 쏘는 보기 힘든 장면도 연출됐다.
중앙대는 오세근이 26점, 12리바운드로 골밑을 지켰고 박성진과 안재욱, 김선형이 나란히 17점씩 넣으며 고른 활약을 보였다.
고려대는 유성호가 20점, 홍세용이 16점을 넣었지만 3쿼터 중반 고비를 넘기지 못해 중앙대 50연승의 제물이 됐다.
이날 중앙대가 세운 50연승은 국내 남자프로농구에서 안양 SBS(현 안양 KT&G)가 2004-2005 시즌에 세운 15연승, 2000년 여자프로농구 광주 신세계(현 부천 신세계)의 16연승을 훌쩍 뛰어넘은 대기록이다.
1977년부터 1979년 사이에 고려대가 세운 것으로 알려졌던 비공인 49연승 기록도 추월했다.
2006년 9월 중앙대 사령탑에 오른 김상준 감독은 2개월 뒤 연세대 전 패배가 유일한 공식 경기 패배일 정도로 팀을 줄곧 정상으로 이끌어왔다.
중앙대는 2006년 11월7일 경희대 전 승리를 시작으로 2006년 농구대잔치에서 6승, 2007년 MBC배에서 6승, 1차 연맹전 6승, 전국체육대회 4승, 2차 연맹전 7승, 농구대잔치에서 8승을 보탰다.
2008년 들어서도 MBC배에서 6승, 이번 대회에서 이날까지 6승을 더 추가해 정확히 50연승을 채웠다.
김상준 중앙대 감독은 "선수들이 열심히 노력해줘 의미 있는 기록을 세우게 돼 기쁘다. 내일 명지대 전까지 잘 치러 이번 대회 우승을 하는 것이 1차 목표"라며 "연승 기록에 대한 계획은 따로 없지만 연승의 끝을 최대한 늦추고 싶다"라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