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탄치 않았던 철도파업 유보 과정

입력 2008.11.20 (06:15)

철도노조가 파업예고시각을 4시간 앞두고 파업계획을 유보했으나 그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철도노사는 19일 오후 4시부터 핵심 안건인 해고자 복직 문제와 인력감축계획 철회 요구안 등을 놓고 정회와 속개를 수차례 거듭하는 교섭을 진행한 끝에 20일 오전 1시께 잠정합의안을 도출해내는 데 성공했다.
이후 황정우 철도노조 위원장은 오전 2시께 서울 수색차량기지 파업전야제 현장에서 잠정합의안 내용을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현장에 있던 쟁의대책위원 등은 합의안에 불만을 표시하면서 황 위원장이 발표를 위해 단상에 오르는 것을 막는 등 소란이 빚어졌다.
이는 합의안 가운데 임금을 정부의 공기업지침에 맞춰 3% 인상하는 한편 진행중인 단체협약 갱신교섭을 잠정 중단하고 해고자 복직문제는 철도 노사공동위원회를 구성해 내년 상반기중 해결방안을 마련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이에 노조원들은 합의안을 발표하는 황 위원장을 향해 고성과 욕설을 퍼붓고 단상에 올라가려 하는 등 거세게 반발했다.
현장에 있던 쟁의대책위원들은 "말도 안되는 내용으로 항복문서나 다름없고 설명하는 것 자체가 모욕"이라거나 "사측과 짜고 치는 고스톱과 같은 교섭을 하고서 어떻게 동지들에게 합의문이라고 가져올 수 있느냐"고 비난했다.
위원들은 또 "해고자들의 자존심을 갈가리 찢어놓은 위원장을 사퇴시키고 직무대행을 세워 다시 투쟁을 시작하자"고 주장하기도 했다.
철도노조 홈페이지(www.krwu.or.kr) 게시판에도 "어용노조도 이런 합의는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등의 비난글이 잇따랐다.
결국 합의안은 확대쟁의대책위원회에서 반대 76, 찬성 64, 기권 15표로 부결됐다.
이후 집행부는 1시간여에 걸친 회의를 통해 오전 9시부터 돌입키로 했던 파업을 유보키로 했다고 오전 5시께 공식 발표했다.
이에 따라 노조원들은 소속 현장으로 복귀하게 되며 철도는 정상 운행될 전망이다.
노조는 이날 오후 3시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어 ▲현 집행부 거취 문제 ▲사측과의 재협상 여부 ▲파업강행 여부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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