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유보’ 철도파업 어떻게 되나

입력 2008.11.20 (07:08)

노사 잠정합의안의 부결로 파업 직전까지 갔던 철도노조가 `일단 파업유보'를 선택하면서 이번 사태가 어떻게 정리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선 관심의 초점인 파업 철회 여부는 20일 오후 3시 노조 사무실에서 열리는 중앙쟁의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최종 결정될 전망이다.
노조 집행부는 조합원들에게 배포한 `파업투쟁 유보지침'을 통해 "오늘 오전 9시로 예정된 파업투쟁지침은 유보하고 농성장의 조합원은 현장으로 복귀한다"고 지시했으나 이는 당초 예정시각에 맞춰 곧바로 파업을 하지 않겠다는 뜻이지 파업을 완전히 포기한다는 뜻은 아니다.
철도노조는 지난달 29일부터 사흘간 실시한 전체 조합원 투표에서 60.66%의 찬성률로 쟁의행위를 가결해놓은 상태다.
노조는 이날 중앙쟁의대책위원회에서 전국의 대의원 39명이 모인 가운데 ▲ 현 집행부 거취 문제 ▲ 사측과의 재협상 여부 ▲ 파업 강행 여부 등의 주요 쟁점에 관해 앞으로의 행동 방향을 결정한다.
조합원들로부터 잠정합의안을 인정받지 못한 현 집행부의 퇴진이 거의 확정적이라는 점에서 비상대책위원회가 구성돼 향후 노조의 행보를 이끌 것으로 관측된다.
비대위가 꾸려지더라도 당초 계획대로 파업을 강행하기가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집행부가 들고 온 잠정합의안을 부결해놓고도 예정 시간에 맞춰 파업에 돌입하지 못하고 결정을 뒤로 미뤘다는 점에서 노조가 이미 파업 동력을 상실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또 철도노조와 동시 파업에 나설 예정이었던 서울메트로 노조가 파업 직전 극적으로 노사협상을 타결하는 바람에 입지도 약화된 상태다.
그러나 이번 잠정합의안을 부결시킬 정도로 노조 내 강경파의 목소리가 높다는 점에서 오히려 더 파업 강행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철도노조 홈페이지(www.krwu.or.kr) 게시판에 "어용노조도 이런 합의는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등의 비난글이 올라올 정도로 조합원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점도 변수다.
만약 비대위나 새 집행부가 노사 교섭의 핵심 쟁점인 해고자 복직과 인력감축계획 문제에 대해 사측의 뚜렷한 양보를 얻어내지 못한다면 이번 집행부처럼 또다시 조합 내에서 `勞勞 분란'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해고자 복직을 이유로 한 쟁의행위는 불법파업이라는 해석이 우세하고 경제위기 상황에서 공공부문의 파업을 바라보는 외부 시선이 곱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일단 유보하기로 한 파업을 곧바로 강행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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