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돗물 확산 다이옥산 사태 원인은?

입력 2009.01.20 (13:05)

대구시민이 먹는 낙동강 수계 수돗물의 `1,4-다이옥산' 농도가 20일 세계보건기구(WHO) 가이드라인(권고치)을 초과하면서 그 원인과 전망에 시민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심각한 겨울 가뭄과 이에 따른 낙동강 물 부족이 이번 사태의 배경으로 지적되는 가운데 대구 수계 관측 기준점인 낙동강 왜관대교 지점의 다이옥산 농도가 고점을 지난 만큼 하천속도 등을 감안할 때 앞으로 2~3일을 고비로 다이옥산 농도는 기준치 이하로 내려갈 것이라는 것이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의 전망이다.
하지만 낙동강 상류 화섬업체 등 오염원의 과다 배출 가능성과 `관리 구멍' 등 다양한 의문점도 제기되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오염원 관리 제대로 됐나 = 영남 중북부지역 낙동강 유역에서 문제가 된 다이옥산을 배출하는 곳은 구미와 김천지역 화섬업체 9개인 것으로 환경 당국은 파악했다.
이들 업체가 생산작업을 한 뒤 발생하는 부산물 처리 과정에서 1,4-다이옥산이 발생한다는 것.
이들 업체는 지난 2004년 권고치 이상의 다이옥산이 낙동강 본류에서 검출된 뒤 `배출물의 다이옥산 농도가 50㎍/L를 넘지 않도록 하루 203㎏까지 다이옥산을 배출할 수 있다'는 내용의 수질관리협약을 환경 당국, 지자체 등과 체결했다.
일차적으로 따지면 이들 업체가 다이옥산 오염의 출발점인 셈이다. 하지만 이들 업체는 "지난해 연말 이후 다이옥산 배출량이 협약 기준을 크게 밑돌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의 주장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경우 다이옥산 농도가 올 들어 기준치를 웃돈 이유는 무얼까.
대구지방환경청과 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우선 최근 강수량이 지난해보다 30% 이상 감소한 것에서 원인을 찾고 있다.
낙동강 유량이 예년의 하루 450만t에서 올 들어 350만t으로 급감했고 낙동강 수계 댐의 저수량도 40%대로 낮아져 댐 방류량이 많이 줄어든 때문이라는 것이다.
여기에다 최근 겨울 추위 때문에 낙동강 평균 수온이 섭씨 0~3도 수준으로 낮아지면서 다이옥산의 자연 휘발을 억제한 것도 상황을 악화시켰다는 것.
기온이 풀려 수온이 섭씨 6도 이상으로 올라가면 자정 능력이 확대될 것으로 환경 당국은 예상했다.
그러나 대구환경운동연합 구태우 사무국장은 "기본적으로 유해물질 관리체계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면서 "오염원의 과다 배출 가능성 등을 포함해 근본적인 대책 마련과 재발방지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즉 낙동강 상류 업체들에서 주장과는 달리 오염물질을 과다 배출했을 가능성이 있으며 관련 기관에서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다양한 의문점들이 제기되고 있으며 이를 명확히 하기 위한 관계 기관의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수돗물 비상..앞으로 2~3일이 고비 = 김범일 대구시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각계 전문가들과 협의한 결과 앞으로 2~3일 정도 이런 상황이 지속할 가능성이 있지만 단계적으로 상황은 완화되는 상황으로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구시의 취수원인 낙동강 매곡정수장에서 23km 상류에 있는 왜관철교 지점의 다이옥산 농도가 지난 17일 낮을 기준으로 정점을 지나 떨어지고 있고 상류 안동댐에서 추가 방류한 50만t의 물이 조만간 내려오기 때문에 다이옥산 농도가 희석될 것이라는 것.
상수도사업본부는 이와 관련, 대구 수계 강정고무보의 바람을 빼서 300만t 분량의 고인 물을 조기에 배출함으로써 상류의 유속을 높여 안동댐 방류수 등의 이동이 빨리 이뤄질 수 있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상수도사업본부 측은 "왜관철교와 매곡취수장 중간에 있는 성주대교 지점의 다이옥산 농도도 정점을 지나 낮아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는 정수 뒤 시민에게 공급되는 물의 다이옥산 농도가 65㎍/L를 초과하면 즉시 낙동강 수계의 취수를 중단하고 댐 수계의 취수량을 최대화하는 한편 시내에 제한급수를 시행할 계획이다.
시는 평소 하루 취수량 78만t 가운데 63만t을 낙동강에서, 나머지 15만t을 공산.가창.고산댐 등 댐 수계에서 취수해 왔으나 다이옥산 농도 증가 이후 현재 낙동강 수계에서 35만t을, 댐 수계에서 43만t을 취수하고 있다.
댐 수계에서 취수할 수 있는 양은 43만t이 최대 양이어서 낙동강 취수가 중단될 경우 제한급수 등 `수돗물 비상' 사태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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