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인들 “월드컵 유치 환영 하지만…”

입력 2009.02.03 (11:47)

수정 2009.02.03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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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2018년 또는 2022년 월드컵축구 개최 의지를 공식화하자 축구인들은 일단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그러나 대한축구협회가 월드컵 유치 의사를 갑작스럽게 발표, 공개적인 논의의 자리가 없었던 점에 대한 아쉬움의 목소리도 컸다.
또 일각에서는 한국이 실제 2018년, 2022년 월드컵을 개최할 가능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한국의 유치 신청에 대한 축구 전문가들의 반응을 들어봤다.

◇신문선 명지대 교수

월드컵은 올림픽과 함께 세계 최대의 국제 이벤트다. 단일대회이기는 하지만 수입구조와 시청률이나 광고 면에서는 올림픽보다 효과가 더 크다. 유치 신청을 하면 축구인으로서 좋아할 수 있다. 그러나 냉정한 시각에서 볼 필요가 있다. 2002년 한일월드컵을 개최하면서 축구 인프라 구축이라는 효과도 있었지만 10개 경기장을 지으면서 지자체에 큰 부담을 주는 그늘도 있었다. 또 월드컵 유치 신청은 신임 축구협회장의 공약에도 없었던 부분이다. 유치 신청을 논의하는 과정과 절차가 없었던 점에서 어떠한 특정한 목적과 배경, 계산이 깔린 듯하다. 국가적 행사인 월드컵 유치는 자세히 검토하고 나서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국민적 동의도 얻고 경제적 효과를 따지면서 쇼가 아닌 축제의 장으로 가야 한다.

◇박문성 SBS해설위원

개최하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유치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 2018년은 유럽에서 치러지는 분위기고 2022년은 아시아에서 개최한다 해도 한국과 일본에 기회가 주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한국은 2002년에 월드컵을 치렀던 터라 단시일 내 다시 개최하기는 어렵다. 또 아시아에서 카타르, 호주가 신청했고 일본의 경우 경제 위기를 스포츠로 극복하려는 효과를 노리고 단독 개최에 대한 열망이 있다. 아시아에서 다시 한국이 개최하려면 시간과 명분이 필요하다고 본다. 다만 급작스럽게 발표된 점에는 누구나 당혹스러움을 느낄 것이다. 축구협회의 몫이기는 하지만 몇 천억원의 비용이 드는 큰 행사인데 유치 신청을 논의하는 과정이 없었던 것 같아 아쉽다. 새 회장이 선출되면서 분위기 전환용으로 갑자기 발표된 느낌도 든다.

◇김호곤 울산 현대 감독

유치 신청은 축구인으로서 기쁜 일이고 축하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2002년에 한국은 일본과 월드컵을 공동 개최하면서 경기장을 확보했고 충분히 할 수 있다. 월드컵을 유치하면 경제적인 효과도 크다. 다만 호주와 일본도 월드컵 유치를 신청한 만큼 경쟁이 매우 치열할 수 있다. 일단은 축구협회가 신청 의사를 밝혔기 때문에 이제부터 시작이라 할 수 있다. 2002년 월드컵 개최 경험을 토대로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신임 축구협회 회장도 유치 경험이 있어 잘하실 것으로 믿는다.

◇안기헌 수원 삼성 단장

월드컵 개최는 긍정적인 면이 많고 축구인으로서 환영할 일이다. 월드컵 유치가 국민 관심을 받을 수 있고 의미가 있다. 축구협회에서도 여러 판단이 섰기 때문에 유치 의사를 밝혔을 것이다. 하지만 자세한 내용을 모른다. 이런 상황에서 월드컵 유치 신청을 찬성이냐 흑백 논리로 가르기는 어렵다. 월드컵을 유치하려는 배경이나 취지에 대한 설명을 듣지 못했다. 월드컵의 성공적 유치를 위한 준비 과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지금으로서는 어떠한 의견을 내기보다는 어떤 취지와 배경으로 월드컵 유치신청을 했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차분하고 침착하게 준비하는 게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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