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고 싶어요” 구직자들의 절박한 현실

입력 2009.02.16 (21:57)

<앵커 멘트>

일만 할 수 있다면.. 희망도 품어보지만 구직자들이 마주하는 현실은 잔인하기만 합니다.

무료 급식소의 줄도 길어졌습니다.

남승우 기자가 돌아봤습니다.

<리포트>

서울 용산역 인근의 무료 급식소. 추적대는 빗속에도 배식대 앞에 줄이 길게 늘어섰습니다.

취직못해 여기서 끼니를 떼우는 한 기능공은 단돈 몇 푼이라도 좋으니 일만 하게 해 달라고 하소연합니다.

<녹취>전직 목공 : "1월, 2월 정도 돼서 인력에 나가도 일이 없어요. 한 달에 보름 정도만 해도 그게 참 좋은데..."

다니던 회사가 망해 실직자가 된 사람들은 다시 일자리 찾기가 두렵습니다.

<녹취>실직자 : "품삯을 안주는 거야. 부도가 났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사람이 환장하는 거죠."

하루 평균 250명이 몰리던 이곳엔 작년 말 이후로 못 보던 얼굴이 백 명 가까이 늘었다고 합니다.

<인터뷰>조재선(용산 '하나님의 집' 목사 : "요즘 들어서 식사를 하시는 분들이 많이 늘었습니다. 특히 젊어진 사람들이 많아졌는데요, 이런 사람들은 일자리만 있으면 언제든 되돌아갈 사람들인데..."

구직난에 직격탄을 맞은 대학생들은 얼어붙은 취업시장이 야속할 따름입니다.

중상위권 대학 출신에 외국어, 학점, 대외활동 경력도 빠지지 않는다 싶은데, 졸업까지 미뤘지만 50번 넘는 입사시험에 모조리 떨어졌습니다.

<인터뷰>강희선(대학 4학년) : "선배들이 하는 얘기가, 자기들은 좀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너희들이 준비를 안 해서 취업을 못하는 게 아닌데 지금 상황이 안 좋으니까..."

희망의 끈마저 놓아버려야하는 건 아닌지, 나락의 기로에서 절박함을 호소하는 구직자들, 심화되는 경기침체 속에 실직자 수는 사회적 안정을 위협할 수도 있어 심리적 저항선으로 일컬어지는 백만 명을 넘어설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KBS 뉴스 남승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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