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먹고 ‘낮잠’ 자는 애물단지 굴절버스

입력 2009.02.21 (22:06)

<앵커 멘트>

몇 년전, 서울의 명물로 만들겠다며 수입한 굴절버스가 지금은 차고지에서 낮잠만 자고 있습니다.
이렇게 운행도 못하고 있는데, 적자액 120억원은 서울시가 메꿔주고 있어 그야말로 애물단지가 돼 버렸습니다.
황현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공영차고지 안에 버스 두대를 이어붙인, 이른바 '굴절버스'가 꿈쩍도 않고 있습니다.

<녹취> 굴절버스 정비사 : "지금 점검 중이라니까요. 모든 게 다 비싸다니까. 부품이 없을 수도 있고, 부품값도 비싸고..."

굴절버스 운행실태를 담은 최근 보고서를 보면 평균 운행률은 불과 42%. 2대 가운데 1대 이상이 차고지에 그냥 세워져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유는 잦은 사고와 고장 때문입니다.

기후와 도로 사정이 전혀 다른 이탈리아 제품을 무턱대고 들여온 탓입니다.

<녹취> 업계 관계자 : "고장이 나면 긴 게 서 있죠. 시간 많이 걸리죠. 그걸 손 볼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죠. 정비 할 수 있는 사람이 어느 정도 한정돼 있죠."

지난 2004년 도입 당시 서울시가 지원한 금액은 대당 2억 원씩, 모두 40억원. 이후 버스회사 적자를 메워주는데 120억 원이 추가로 들었습니다.

<녹취> 업계 관계자 "(서울시가) 그런 정책 자체를 (버스업계에) 물어보고 하는 게 아니잖아요. 그냥 (결정)내리는 거잖아요. 이게..."

대중교통 수단으로선 사실상 활용가치를 잃은 굴절버스를 어떻게 처리할지는 더 큰 문제입니다.

<인터뷰> 신만철(서울시 특수버스팀장) : "공항이나 놀이공원에서도 선뜻 기증을 한다해도 받아서 운행할 수 있는 그런 처지가 아닌 걸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서울시는 버스 수명이 다하는 2013년까지 운행률을 최대한 높이고, 이를 버스회사 평가에 반영하겠다는 입장이어서, 해당 업체들의 반발을 사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황현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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